오늘 이른 아침 Virginia Tech 에서 한 사람이 총기를 난사하여 삼십여명의 학생이 죽고, 이십여명이 다치는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다. 언론에서도 이 일을 'Massacre (대학살)'로 표현할 정도고, 또 실제로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교내 총격 사건이라고 하니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까울 뿐이다.
이어 늦은 오후, 조지 W. 부시가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였다. "OUR nation was shocked."로 시작한 그의 발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God-language들로 채워졌다. 그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나라'를 과장되게 부각시켜 마치 자신과 나라가 무언가에 의해 희생(victimize)된 것처럼 묘사하고, 이를 위한 신의 보호와 도우심을 구한다. 그의 말 속엔 늘 다른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나라가 고통 받고 있지만 '우리의 신, 하나님'이 지켜 승리하게 될 것이라는 메세지가 들어있다. 하지만 이제 수많은 지성인들과 의식있는 자들은 신앙적으로 신실해 보이는 그의 언어와 얼굴, 재스쳐 뒤에서 숨겨진 거짓과 이기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종교 사회학자 피터 버거(Peter Burger)가 처음 말했던 보수적 시민 종교 (Conserviative Civil Religion)는 유대-기독교(Judeo-Christianity)에서 언어와 구조를 빌려 만들어져 건국 초기부터 미국을 지탱하는, 정신이자 종교의 모습을 띤 허위의 '국가 종교'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은 신의 선택이며, 그가 지켜주고, 어떤 무리와 나라도 미국을 방해할 수 없다는 오만함으로 가득찬 이 종교적 신념은 오늘날 미국의 네오콘(Neo-con)과 보수 정치 세력, 그리고 조지 부시의 개인적 경제적 이권과 잘 맞물려 이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와 세계를 리드하고 있다. 리드보다는 완전히 망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무슨 일만 터지면 '테러리스트', '우리나라,' '신'을 찾아 외부에 가상의 적을 만들고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며 자기 나라만을 위한 신의 도우심을 그렇게나 반복해서 간절하게 구하는 그는 분명 세계 최강대국의 지도자라기 보다는 아마도 'chicken (겁쟁이), or cheater (사기꾼), or both (둘 다).' 중 하나일 듯 싶다. 딸과 아들 같은 이들의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경제적 이득, 그리고 범죄를 넘어서는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국제적 행위를 정당화할 것만을 생각하는 그에게서 정말 일국의 지도자의 모습이 아닌 눈을 감고 닥치는 대로 총을 쏘려고 잔뜩 벼르고 있는 망나니 카우보이의 모습을 보게되어 씁쓸할 뿐이다. 부디 임기가 끝나기전에 그 가식적인 우수에 찬 모습과 뭔가 결의를 다지는 듯한 모습만이라도 바꾸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봄날의 아침 무고하게 죽어간 젊은 영혼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