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독기스런 너의 그 날카롭고도 무서운 사랑...
그는 전화를 끊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상관 없다는 듯...
미친듯이 독설을 퍼북소 한참을 생각했다.
'뭐가 잘못 된거지? 왜 나에게만 이렇게 행동하며, 왜 자꾸 날 바보로 만드는거야?'
잠이 들 수 없는 고민이었다.
아무리 곱씹고, 되돌려 생각해도 그가 생각한 답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사랑하지 않는가?! 왜 날 다시 만나 날 이렇게 미친놈으로 또 만들어 놓는지...'
그는 회상했다. 일년전 또다시 헤어짐을 말했던 순간으로...
똑같은 이유가, 똑같은 상황이, 똑같은 슬픔이 얼마멀지 않은 곳에서 밀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 슬픔이란 놈을 이기기위해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그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눈물이 흐르는 자신이 보기 싫어 집에 있던 모든 거울들을 깨부셔버렸고,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기 위해 샀던 카메라와 그의 기억마저 깡그리 부숴버리고, 부정했던 시간...
그 시간이 돌아올 것만 같았따...
병원을 다니며 약에 취해 잠이 들고, 약조차도 이겨버리던 그 고통을 술에 취해 잊어가던, 그렇게 무섭고, 무식하게 지워갔던 시간들이 또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에 그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사랑받길...사랑할 수 이ㅆ게 해달라고 그렇게 소원했건만 그 사랑이란 놈은 이렇게 날카롭고 독기서린 이빨을 드리우며, 날 미치게 만드는 구나...'
그는 그 공포를 이기기 위해 만용을 부리고 있었다.
또다시 가슴에 독기를 품기 시작했다.
'사랑이라는 이 무섭고도, 지독한 것. 나도 보여주마 얼마나 독하고, 무서운지....너의 그 이빨들을 뽑아버리고, 무릎꿇게 하겠다!'
무서운 생각이었다. 아니 어쩌면 그는 미쳤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논리적이고, 예의바르던 그는 그렇게 순간에 변해버렸다...
이젠 더 이상 그런 남자가 아니었다.
단지 표독스럽고, 사악한 살인자의 눈빛을 가진 한 불쌍한 인간이었다.
그는 몰랐다.
그 사랑이란 놈이 가진 두가지 얼굴을...
하나는 독기를 품고, 씹어 삼킬듯한 이빨을 가진 놈이 무서워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이빨을 뽑아버리면 세상에 그렇게 허무하고, 안타까워 보이는 놈이 없다는 것을...
그 이후 그의 모습은 그 사랑이란 놈의 이빨빠진 모습처럼 처량하고 안타까워 보일 것을 알았다.
허나 그는 그렇게 이미 미쳐가고 있었다.
'날 공포에 떨게 만드는 그놈의 이빨을 지금 당장 뽑으러 가겠다."
그는 다짐을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분노와 원한에 가득찬 눈을 하고선...
아침이 밝았다. 눈부신 아침이었다.
지난 새벽의 일은 까맣게 잊은 듯 그는 상쾌하게 눈을 떳고 힘차게 기지개를 켰다.
헌데 저 깊은 곳 어디선가 아리고, 저리기 시작했다.
그 통증은 저 깊숙히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는 그곳을 찾아들어갔다.
선명한 이빨자국...
그 지랄맞은 사랑이란 놈의 짓이었다.
그 곳에서 아픈 가슴들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러댔고, 마음은 미움으로 시커멓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그 시커먼 미움이란 놈은 그 가슴에서 솟구쳐 올라 마음을 물들이기 시작하면 그대로 말라붙어 잘 지워지지도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그 마음이 썩어가고, 죽어갔다.
그 썩어가는 마음은 항상 두려움에 쓰러져가면서 공포에 쉽싸이고, 그 공포에 의해 다시는 살아나지 못한다.
그는 분노했다. 그 사랑이란 놈을 찾아 짓이겨 버리고, 산산히 찢어버리고 싶었다.
그는 서둘렀다.
그 전염병같은 사랑이란 놈을 잡으러....
샤워를 시작했다. 씻기를 좋아해서 몇십분씩 하던 샤워도 머리만 감고, 눈꼽만 떼고 욕실에서 나왔다.
손에 잡히는대로 옷을 입고선 가방을 챙겨 뛰어나왔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동안 그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그날은 모두가 아름답다하는 그런 눈부신 날이었다..
헌데 어디선가 희끗거리며 그의 눈을 놀리듯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놈의 비웃음으로 연인들 사이에서 그를 놀리듯 표독스런 이빨을 내비치며 웃고 있었다.
화가났다. 아니 갑갑했다.
어떻게 저 연인들은 저 사랑이란 놈에게 히마나 들이지 않고 데리고 놀 수 있는지...
왜 그는 그렇지 못한지...자신이 못나보이고, 갑갑하기 그지 없었다.
다시 그는 무조건 그놈을 잡아서 갈갈이 찢어 해부해 봐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향했다. 웃음소리가 났다.
듣기 거북한 아니 소름이 돋는 소리였다.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 쇠가는 소리....또 그놈이었다.
제놈을 잡지 못해 갑갑한 그를 저 멀리서 또는 손에 잡힐듯 말듯한 곳에서 그를 놀리며 낄낄거리고 있었다.
듣기 싫은 소리였다. 그는 이어폰을 꺼내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고개는 숙이고, 귀는 틀어막고, 어금니 꽉 깨물고...
그는 그놈이 더이상 자신을 놀릴 수 없도록...
놀린다 하여도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도록 지하철을 타고 역으로 향했다...
허나...
보고 싶지 않아도 사랑이란 놈이 느끼고 싶지 않아도 이미 머릿속에 가슴속에 마음을 또 미움이란 놈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지났던 기억속에 나모르게 숨어 있던 사랑이란 놈, 아직 살아 숨쉬는 가슴속에 숨어 있던 사랑이란 놈...
그 놈들이 자꾸 미움을 일으키고 상처를 냈다.
그는 눈물이 쏟아졌다.
그 순간만큼은 그의 완전한 패배였다.
하지만 그는 완전히 진게 아니었다. 이기기 위한 일보후퇴...
눈물을 머금고, 그 짜디짜며 비린내 나는 마음의 고통을 머금고, 역으로 향했다.
그는 사랑이란 놈을 잡기위해 열차표를 끊었다.
그곳에선 그 보기싫은 녀석을 볼 수 없었다..
그렇게 그의 3시간 가량의 기차 여행이 시작되었다.
기차의 속력을 느끼며 창밖의 풍경과 함께 안정을 찾아갔다.
그에게 그런 안정감은 그를 미치지 않게 하는 하나의 안식처였다.
그는 생각했다.
어떻게 그놈을 잡을지, 또 어떻게 죽여야 할지...
논리와 기억과 독설로 그는 차근차근 온몸에 갑읏을 둘렀다.
기억과 사랑의 약점을 칼과 방패로 썻고, 논리라는 놈을 투구로, 독설이란 놈을 갑옷으로 챙겨입었다.
그리곤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어떤 공격에도 그놈을 무찌를 수 있도록....
수도없는 훈련을 했다. 맥없이 그놈의 공격앞에 무릎꿇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준비해 가는동안 아무생각할 수 없었다.
가족도, 친구도....
항상 그렇게 사랑이란 놈과 치열하게 싸웠다.
그가 항상 두려웠던 것은 그가 없었던 동안 그 사랑이란 놈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커져있어 덤빌 수조차 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고민은 그의 각오와 다짐으로 그를 더 용기있는 기사로 만들 것이다.
굴복시키던지 당하던지...
둘중에 하나가 죽는 처절한 전투일 것이다.
교섭, 우유부단함은 너무나 싫어하던 그이기에 YES or NO로 답을 얻을 것이다.
만약 그가 진다면 눈물, 고통, 외로움, 슬픔 등 세상의 모든 힘겨움이 그를 찢어먹기 위해 엄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