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동물·물고기 등 자연의 모든것 전시… 교육나들이 최고
‘박물관’이라는 말에는 따분하다는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그 앞에 ‘자연사(自然史)’라는 말이 붙으면 호기심이 생긴다. 자연사박물관은 말 그대로 모든 생명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곳. 초록 기운이 움트는 계절을 맞아 지루하지 않게 자연의 이치를 배울 수 있는 교육 나들이 장소로 알맞다.
▲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중앙홀에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거대한 공룡 골격 전시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들에게 큰 인기다. 서대문구 제공
◆ 서울판 쥬라기 공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 들어서면 거대한 육식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 하늘을 나는 익룡 프테라노돈, 떼로 헤엄치는 어룡 파키리조두스의 웅장한 골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3층 지구환경관부터 시작해 한층 한층 내려오며 세월을 거슬러 올라오는 순서로 관람하면 된다.
이곳 공룡들의 골격은 모두 실물 크기의 모조품이지만, 진짜 못지않게 실감이 난다. 2층 생명진화관에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영원한 라이벌 트리케라톱스, 날카로운 꼬리끝을 무섭게 휘둘렀을 스테고사우루스의 위용이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젊은 아빠들을 ‘괴수공룡 대백과’를 끼고 살던 추억으로 빠지게 한다. 1층에는 대형 수조에 옮겨놓은 수백 마리의 한강 민물고기들과 살아있는 청개구리, 장지뱀(도마뱀의 일종) 등도 만날 수 있다. 지난 겨울방학부터 사람들이 많을 때마다 공룡의 포효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제법 영화 ‘쥬라기 공원’ 분위기가 난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 3번 출구로 나와 7738·7739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02)330-8899, namu.sdm.go.kr
◆ 개미왕국의 비밀을 찾아서
1960년 문을 연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은 우리나라 자연박물관 1호다. 2개 층 전시실을 가득 채운 광물과 동·식물 표본 외에 살아있는 도둑게, 파란혀도마뱀, 수서곤충, 레드크로우, 아무르산 개구리, 무당개구리, 청개구리 등이 관람객들을 맞아준다.
관람객의 계단 동선을 따라서 생명이 이 땅에 첫발을 디딜 때부터 사람이 출현하기까지 35억년 역사의 순간 순간이 담긴 생생한 사진과 그래픽을 볼 수 있고, 전시실에 널찍하게 펼쳐진 디오라마(모형을 설치한 배경화면)에서는 습지·바닷가·숲의 생태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오는 6월 말까지 열리고 있는 기획전 ‘개미제국을 찾아서’에서는 1억년 전에 지구상에 나타나 가장 힘있는 청소부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개미들의 습성을 보여준다. 살아있는 개미에 관한 다채로운 영상자료가 이해를 돕는다. 매주 월·수·금요일 한 차례씩 해설자의 설명과 함께 하면 한층 깊게 배울 수 있다.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관 옆. (02)3277-3155, nhm.ewha.ac.kr
◆ 희귀 표본의 보물창고
경희대 자연사박물관은 1978년 문을 열었다. 오래된 광석과 화석부터 멸종된 동식물의 표본까지 6층 건물에 빼곡이 들어차 있다. 포유류 전시실에는 사자·호랑이·곰 등 대형 맹수와 수달·산양 등 우리나라 젖먹이 동물들의 표본들이 있다.
세계적으로 드물다는 머리가 둘 달린 돌연변이 뱀 표본 2개가 있는데 하나는 국산, 다른 하나는 왕정(王政) 시절 이란에서 기증받았다고 한다. 크낙새와 황새 등 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들어진 우리나라 새들도 박제로나마 만날 수 있으며, 푸른 바다거북과 산호 등의 박제본이 전시된 어류관에는 몸을 힘껏 부풀린 가시복의 모습이 헤엄치는 듯 생생하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선착순 예약자 20명에 한해 안내원의 설명을 받으며 둘러볼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역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30분에는 아름답기로 이름난 경희대 캠퍼스의 식물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모두 인터넷으로만 접수받는다. 정경대학과 한의과대학 사이에 있다. (02)961-0143, nhm.khu.ac.kr
조선일보
정지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