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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천하 사설] 조승희를 낳는 한국사회에 대한 조가(弔歌)

김동규 |2007.04.20 03:51
조회 53 |추천 1
 언제부터인가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단어는 ‘엑소더스’(탈출)이었다. 많은 한국국민들은 이민을 가게되었고, 많은 아이들은 한국 교육시스템을 탈출하여 조기유학을 가게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은 자살이라는 방식으로 한국사회를 탈출하고 있다. 세상에는 살고 싶은 나라도 있지만, 살기 싫은 나라도 있는 법. 우리나라는 어느 쪽인가 하면 살기 싫은 나라가 되어 버린 것이다. OECD 국가들 중 자살 증가율 1위, 인구 5천만도 안되지만 인구가 10억이 훌쩍 넘는 중국, 인도보다 더 많은 유학생을 미국에 보내는 나라(이들 유학생 대부분은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보면 한국은 그리 살고 싶은 나라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일부 기득권층에게는 한국처럼 좋은 나라는 없을 것이다. 세금도 별로 없고(OECD 국가 중 최저 수준), 경제성장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아래 기업과 기업 CEO는 최고선과 동일시되고 범죄를 저질러도 용서받는 사회, 기득권층에게는 너무나도 살기 좋은 나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살기 좋다는 사람보다는 살기 싫어 떠나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은 이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웃들과의 연을 끊는다. 이민을 떠나거나 아님 이미 마음이 이민을 간다. 아니면 더욱 먼 세상으로 이민을 가기위해 자살을 결심한다. 한국이라는 사회에 남기보다는 외톨이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해외입양되는 버려진 아이들과 함께 글로벌 외톨이를 양산하는 공장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들 글로벌 외톨이들은 세상 여러 곳에 퍼져, 세상과 담을 쌓고 증오를 마음속에 쌓는다. 그래서, 조승희군과 같은 불쌍하게 삐뚤어진 코리언이 되기도 한다. 총기 보유가 허용되었다면 한국은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보다 더한 난사가 있을지 모른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조승희가 걸어다니는 것이 느껴진다.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과 청담동 거리에는 수억원대의 페라리, 포르쉐, 람보르기니 스포츠카가 굉음을 울리며 질주하고, 변두리 달동네에는 조그만 마을버스에 퇴근길의 노동자들이 짐짝처럼 이리저리 쏠리며 얼굴 찌푸리는 나라. 모두들 취직걱정, 노후걱정으로 얼굴이 어둡지만, 럭셔리 스포츠카를 모는 젊은이들과 벤츠, BMW를 모는 사장님, 사모님들은 ‘세금폭탄’이라며 OECD 최저수준의 세금에도 분개하는 나라. 가난하고 못배운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이 나라, 사회적 연대의 끈이 너무 헐거운 이 나라는 지금 외톨이 조승희군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난 그래서 조승희군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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