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3.29(일) 일기에서-
영주 부석사를 갔다가 봉화로 불영계곡의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울진의 바다를 갔다.
바다----
배도 없고 섬도 없고 끝없이 멀기만 했던 바다---.
이렇게 아름답고 빛날수가!!
눈부시다.
그리고 지칠 줄도 포기할 줄도 모르며 끄떡도 않는 바위에 도전하는 파도, 가고는 오지 않는 사람보다 어김없이 다시오는 파도가 그립다는 어느 시인의 싯구절...
비릿한 바다 냄새, 내가 좋아하는 냄새, 깨끗한 자갈과 하얀 백사장, 내가 사랑하는 바다---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였다.
언제나 날 포근히 안아주는 바다.
바위 끝에 앉아 멀리 바다를 바라보니 어느새 나도 바다가 된 것 같았다.
바다에게 물었다.
'바다야, 그 안에 살고있는 바보도 잘 있지?'
'그래, 잘 있어. 아주 잘 있어.'
'그 바보를 지켜줘. 네가 꼭 지켜줘. 그 불쌍한 바보를 네가 지켜줘.'
'걱정마. 내가 지켜줄께.'
'바다야, 내가 사랑하는 바다야, 너를 사랑하는 나를 지켜줘. 너를 그리워하는 나를 지켜줘. 내가 강해질 수 있도록, 내가 쓰러지지 않도록 힘을 줘. 바다야, 그리운 바다야, 내가 사랑하는 바다야, 부디 나를 지켜줘. 언제나 포근한 바다야, 나를 강하게 해줘. 끄떡도 않는 큰 바위에 쉬지 않고 힘을 다해 도전하는 너처럼 나도 포기하지 않고 세상에 도전할 수 있도록 힘을 줘. 너도 언젠가는 바위에게 이길 수 있고 나도 언젠가는 세상에 이길 수 있을꺼야. 바다야, 내가 사랑하는 바다야, 나를 사랑하는 바다야, 언제나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네가 너무나 고맙다. 바다야, 나를 강하게 해줘. 나를 지켜줘. 나를----.'
'그래, 걱정마. 넌 세상에게 지지 않을꺼야. 내가 널 강하게 해줄께. 네가 쓰러지지 않게 내가 지켜줄께. 언제나 내가 지켜줄께. 내가 널 지켜줄께. 절대 잊지마, 나를---.'
울진의 바다와 영덕의 바다를 뒤로하고 포항으로해서 구미로 돌아왔다.
피곤했지만 오랜만에 기분이 풀렸다.
이런 피곤함조차 느껴본 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뒤에 밀려오는 허전함과 미래에 대한 막막함...
나는 바다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