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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 느리게 더 느리게(3)

신기숙 |2007.04.20 15:41
조회 25 |추천 0

긴린코를 둘러 싼

아름다운 풍경들을

둘러보다 보면

세련되고 아름다운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조용한 긴린코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마르크 샤갈 갤러리이다.

 

작지만 아담하게 잘 꾸민 갤러리에서는

샤갈이

한때 매료되었던

서커스를 그린 38점을

전시하고 있다.

 

샤갈은

그림을 그릴 때에 꿈이나 상상을 하지 않고

바로 삶을 그린다고 하였는데,

서커스를 보면서

삶의 희로애락을 느꼈는가보다.

 

의미를 헤아리기 어려운

소와 말, 닭 등을 보고 있으면

그림이 난해해 지지만,

아름다운 여인과 꽃, 그리고 화려한 색채에는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등받이 없는 소파에 앉아

샤갈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처음부터 있었는지

어디선가

음악이 들린다.

 

아름다운 날이다.

 

갤러리에서 내다보는 긴린코는

한없이 눈부시다.

 

방문기념으로

입장권에 스탬프를 찍고

갤러리를 나선다.

 

“for me circus is a magic spectacle

which passes and melts like a world.

 - Marc Chagall".

 

내게는 유후인이 a magic spectacle이다.

샤갈과 유후인, 그리고 긴린코는

전혀 상관이 없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공통점이 있다.

 

아름답다는 점,

평범한 가운데 빛난다는 점,

사람을 한없이 편안하게 한다는 점이다.

 

 

[그림 1] 유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긴린코에는 항상 산책하는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그럼에도 한없이 조용한 긴린코와 저멀리 보이는 Marc Chagall 갤러리

 

  긴린코 옆에는

시린유라는 온천탕이 있지만,

공동 목욕탕이기 때문에

차마

나서지 못한다.

 

원피스의 우솝버전으로

“무리무리무리~~~무리데스네!!”

 

대신에

긴린코가 한눈에 보이는 카페에

자리 잡고 앉아

평범한

일요일 한 낮의 따뜻함을

즐기는 사람들 속에

동참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앞에는 젊은 여성 넷이

사이좋게

앉아 있다.

 

대학동창인데

몇 달 만에 만난 듯,

오랜만에 만나면서도

서먹서먹하지 않은 분위기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다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를 하는 폼이

우리나라에서

내가 친구들을 만나 하는 행동과

다를 바 없다.

 

조그만 화첩에

그들의 모습을 옮기다가

일본어가

참으로 나긋나긋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상이 차갑고

톡 쏘아 붙일 것 같은

새침한 표정의 아가씨가

옆의 고양이에

발이 닿았는지

연신

“고메나사이, 고메나사이”하면서

손을 모아

고양이를 어른다.

 

마치 어린 아기를 다루듯이...

 

조금 더 이 편안함을 느끼고 싶지만,

커피도 다 마셨고,

어둠이 밀려오기 전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떠나야하기에

아쉬운 발걸음을 뗀다.

 

 

[그림 2] 시린유는 남녀 공동 목욕탕이다. 모습은 아름답지만 쉽게 들어갈 용기는 나지 않는다.

 

 

[그림 3] 마르크샤갈 전시관과 카페. 마르크 샤갈전시관에는 샤갈의 그림 38점이 전시되어 있다.

 

 

 [그림 4] 긴린코앞의 카페 ruche에서 차한잔을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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