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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한옥 청사 혜화동사무소

이대희 |2007.04.20 19:48
조회 97 |추천 2

최초의 한옥 청사 혜화동사무소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같은 종로구의 북촌에 비하면 상대적인 지명도가 낮지만 주거지로서 매우 좋은 조건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인근 성균관대학교의 존재로 인해 역사적인 무게 또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7080세대들에게는 그룹 동물원의 노래 '혜화동' 으로 친숙한 지역이기도 하다.

혜화동 1번지에는 보성중고등학교가 있었으나 강남으로 이전해, 이 지역은 전에 비해 약간은 허전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2006년 말 이 유서 깊은 지역이 갑자기 세상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전국 최초의 한옥 공공청사인 혜화동사무소가 탄생했기 때문이었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북쪽, 그러니까 현재 경신고등학교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 오른편에 자리 잡은 이 동청사는 원래 민간 소유였던 주택을 종로구청이 매입하여 동청사로 고친 것이다. 이 집은 원래 1940년대에 지어졌다 하며 북촌의 한옥들이 1930년대에 지어졌던 것을 염두에 두면 그보다 약간 늦은 셈이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1980년대만 해도 혜화동 큰길 안쪽에는 한옥들이 즐비했다. 한옥 대목들은 경사지에 고밀도로 지어진 북촌의 한옥들에 비해 평지인 혜화동 일대의 한옥들이 일반적으로 더 크고 나무도 더 좋은 것을 썼다는 증언을 종종 하곤 한다. 이 집은 그러한 증언과 정확히 일치한다. 대지면적 244평에 건축면적 75평에 이르는 이 집의 규모는 북촌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집의 골격도 건강하여 전체적으로 개조에 커다란 문제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아주 의젓하게 잘 지어진 한옥 한 채가 새로운 기능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공공청사로 활용하는 건물이므로 장애인의 접근을 위한 경사로가 전면에 설치되었다.

 

한옥 동청사에 대한 아이디어는 종로구청에서 시작되었다. 서울시가 진행해오고 있는 북촌 사업도 행정구역상으로는 종로구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따라서 서울의 역사.문화적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종로구가 이런 문제에 대해 특히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다만 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우선 대지 구입이나 활용 그리고 공사 비용 등 예산상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비교할 만한 선례가 없었다. 전국 최초의 한옥 동청사였으니 그만큼 참고자료를 찾기 어려웠다. 그리고 단층인 한옥이 갖는 여러 문제들이 있었다. 절대면적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고 다층건물에 비해 대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역사.문화적 성격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시설을 만든다는 명분이 설득력을 가졌고, 결국 동청사가 업무를 시작하자 밀려드는 방문자들로 인해 행복한 고민을 하는 상황이 되었다. 심지어 제주도에서까지 새로운 한옥 동청사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동청사 측에서는 매달 한 번씩 한복을 입고 업무를 보기로 결정한 바도 있다.

 

 

의젓하게 잘 지어진 한옥 한 채가 새로운 기능으로 다시 태어났다. 건물 전면의 돌난간 등 풍부한 석재 조각과 유달리 짙은 목재의 색은 기존 한옥의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변형된 ㄷ자 구조이다. 후면에 화장실과 창고 등을 배치하기 위해 평지붕으로 덧붙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한옥의 구조와 분위기를 잘유지하고 있다. 공공의 청사로 활용하는 건물이므로 장애인의 접근을 위한 경사로가 전면에 설치되어 있고 약간의 주차도 가능하면 실내의 바닥 전체에는 배선용 올림 마루(raised floor)가 설치되어 있다.

 

 

건축적으로 가장 특이한 점은 건물의 개방감에 있다. 기존 벽체의 상당 부분을 철거하고 통유리를 설치하여 청사의 한쪽에 앉으면 반대쪽까지 한눈에 다 들어오는 구조다. 이것은 '행정의 투명성' 이라는 문제와 결부되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건물 전면에는 돌난간 등 풍부한 석재 조각들이 눈에 띄는데 이들은 기존 주택에서부터 있었던 것들이다. 일반 한옥들에 비해 유달리 목재의 색이 짙은데 이 또한 기존 주택의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로운 한옥 청사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전국 최초의 한옥 동청사를 책임지고 있는 김시민 혜화동장은 상당한 만족감을 표현한다. 처음에는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공공청사로서 이 건물의 장점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는 것이다. 업무를 보는 직원들이나 방문객들 모두에게 편하고 아름다운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치 문화 공간과 같은 근사한 곳에서 일하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만 절대적인 면적이 다소 부족하여 문화교실을 등 대민 봉사 공간을 인근의 다른 시설과 연계하여 사용하고는 있지만, 그것도 운영의 묘로써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싶다며 전국 최초의 한옥 동청사를 운영하고 있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정갈하게 손질된 뒤뜰. 공공 청사로 개조되었지만 주택으로서의 느낌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이 '마을 주민을 위한 집' 으로서 이 동청사의 느낌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참고로 이 건물의 리모델링은 문화재 전문 설계업체인 한겨레 건축사사무소(대표 김성곤)에서 맡았다. 현상설계가 아닌 입찰로써 설계자가 선정되었고 구청 및 동회측으로부터 매우 구체적인 설계 지침이 주어져 설계자의 역할은 다소  제한적이었던 듯하다. 선례의 부재에서 오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이런 과정을 통해 오히려 앞으로 지어질 수많은 한옥 공공청사들에 대한 긍정적인 선례로 작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그것이 이 프로젝트가 갖는 가장 큰 의미일 것이다. (글. 황두진)

 

 

돌베개-한옥에 살어리랏다 (관련자료 보기)

 

이미지의 저작권은 돌베개출판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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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 혜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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