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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짜리 아이에게 배웁니다.

김지영 |2007.05.01 17:57
조회 68,857 |추천 538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 2학년을 맡고 있는 초등교사입니다.

 

오늘 저희반 상훈이라는 아이의 모습에서 작은 감동을 느껴 글을 써봅니다.

 

상훈이라는 아이는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평소 천진난만하게 웃음을 띄고, 주변 아이들을 잘 보살피며, 다른 친구들을 위해 항상 봉사할것이 없나 열심히 찾아보는 너무나 착한 아이에요.

 

상훈이는 마치 제주도 테디베어 박물관에서본 까맣구, 통통한 테디베어처럼 귀엽게 생긴 아이랍니다.^^ㅎㅎ

 

저는 학교생활을 충실히 잘한 아이에게 칭찬카드를 매일마다 주는데, 50개를 모으면 원하는 선물을 주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워낙  반듯한 상훈이라 다른 아이들보다 훨씩 일찍 50개를 모아 선물을 고르게 하였습니다. 선물 종류가 다양했죠. 30가지색 물감셋트, 전과셋트, 싸인펜-색연필 셋트, 상품권, 쵸코파이 한상자...등등...

 

그런데 주변에 아이들은 역시나 가격 대비 상품권이나 전과를  나중에 자기들이 타가면 좋겠다며 부러운 듯 수군거립니다. 곰곰히 생각하는 상훈이... 뜻밖에 쵸코파이 한상자를 고릅니다.

"누나가 쵸코파이를 좋아해서...."라고 말끝을 흐립니다.

'역시 아이라 먹을것을 더 좋아하나 보다' 하며 순진한 아이의 귀여운 선택에 웃으면서 쵸코파이 한 상자를 건네주었습니다.

 

급식을 먹고 난 뒤.. 책가방을 챙기는데 .. 상훈이가 쵸코파이 상자를 꺼내 뜯는 것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그러자 아이들이 갑작스레 상훈이 주변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상훈이는 마구 달라며 손내미는 아이들 틈 속에서 정신없이 쵸코파이를 건네주는 겁니다.  상훈이가 집에 가져가서 누나랑 가족들이랑 먹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상훈이가 애써받은 쵸코파이를 모두 뺏기는 게 아닌가 싶어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한 개가 남았는데...그것은 아이에게 주지않고, 남겨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상훈이가 저에게 다가오더니...

"선생님 마지막 쵸코파이인데 이거 드세요...." 하며 손에 들고 있는 쵸코파이 하나를 조심스레 건네줍니다.

저는 놀래서...

"아냐~ 상훈아.. 이건 네가 열심히 해서 탄 상품인데 하나라도 네가 먹어야지~ 선생님은 괜찮아.."

"아니에요.. ^^ 저 사실 ..초콜릿처럼 단거 잘 못먹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창렬이가 저에게 일러바치듯이 얘기합니다.

"얘, 원래 이런거 안먹는데요.~~~ 애들 나눠 주려고 일부러 쵸코파이상자 선택했대요."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오히려 너무 좁은 생각으로 아이를 바라본 저의 태도가 너무 부끄럽게 생각됩니다.

 

이 나이 먹도록 남보다도 저를 위해 살아온 날이 많은 저인데, 9살짜리 상훈이는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기쁨보다 나눔의 행복이 훨씬 크다는 의미를 매사 실천하며 살아가는군요.

 

사회 모든 사람들이 상훈이와 같은 자세로 살아간다면 우리 사회 모습은 어떨까요...

 

20대 후반의 교사는 매일마다 9살짜리의 꼬마들에게 배우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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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제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할따릅니다.

단지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상훈이의 이런 타인의 배려의식을 있는 그대로 공감해주셨으면 했는데, 뭐가의 보상을 바라거나 의식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이시는 소수분들이 계셔서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상훈이는 누군가에 대한 인정이나 보상을 원하는 아이가 아니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선행을 베푸는... 배려 자체가 삶자체에 녹아있는 그런아이입니다. 우리 사회현실은 마치 자신을 위해 살아도 부족하고 결핍될 수밖에 없는 공간 같지만, 그저 자신보다 항상 남을 위해 사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본연의 일에 충실히 생활하며 행복하게 사는 지혜를 터득한 어린이를 보면서 저 스스로가 각성하고 싶은 생각에 글을 올린것입니다.

어린이의 순수한 선행조차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좀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드는것이 본인 스스로에게도 행복을 만드는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저희반은 매일 번호대로 돌아가며 반장을 합니다. 

추천수538
반대수0
베플강문규|2007.05.02 16:27
情으로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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