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동생과 같이 영화 미이라를 봤습니다. 영화 초반 아누비스 상이 어쩌니 저쩌니 하면서
내용이 나오잖아요. 그러면서 석상이 나오고. 동생이 좀 어립니다. 이제 11살인데
동생이 화면을 보면서 그러더군요. 왜 영화에서 우상을 보여주는 것이냐며.
그말에 적잖이 놀랬습니다. 보통 11살짜리 꼬맹이면 아누비스가 뭐냐, 무슨신이냐를
귀찮게 물어봐야 정상일텐데 대뜸 보자마자 우상이라니요.
그뿐만이 아니라 다른 영화를 볼때도 카톨릭 신자 한명이 신부와 기도를 했나? 고해 성사를 했나?
어쨌든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 그녀석이 이러더군요.
저것은 이단이니까 믿으면 안된다고.
이녀석이 교회 다닌지 한 3년 되었을 겁니다.
11살짜리 꼬맹이가 벌써 세뇌되어 종교와 관련된 시선이 심각할 정도로 굳어있더군요.
그런 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교회가 원리주의 획일화 되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종교에 관한 이야기는 함부로 꺼내면 큰 싸움이 일어나지만 할 말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이 많습니다.
오죽하면 광장에서도 타 종교에 대한 비판보다 교회에 대한 비판이 월등이 많겠습니까?
그것이 기독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원리주의화 되어버린 우리나라 교회의 모습때문일 겁니다.
여기서 원리주의라고 했다고 저에게 교회가 이슬람 단체냐 따질지 모르겠지만
타종교에 대한 아무런 포용과 이해도 없으며, 오로지 성경과 목사, 장로, 전도사등 교회 사람들의
말만 옳은 말이며, 자신과 다른 종교를 서슴없이 비난, 공격하는 것은 이슬람 원리주의와
과연 무엇이 다를까요?
요즘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아무집에나 쳐들어가서 다짜고짜 하느님 믿으라고
전도하는 아줌마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등학교때 엄청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고분고분 이야기 듣다가 나중에는 열받아서
그 아줌마들 앞에서 크게 "오~ 인샬라~! 알라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이라고 외쳤습니다.
아직도 사람많은 곳에서 노래부르며 교회다니라고 하는 사람들은 있지요.
이 둘 모두 자신의 생각에는 하느님께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을 전도하는 신성한 작업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막상 견해가 틀린 사람에게는 뭘로 보일까요?
타인의 생각과 기분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종교적 신념으로 밀고 나가는 행동.
성전이라 믿으며 자폭테러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들 역시 이슬람을 박해하는 이교도들에게 저항하는 신성한 작업이니까요.
집에 찾아오는 아줌마들, 거리에서 크게 노래부르는 사람들, 붉은 악마 응원때 하얀 천사달고
응원 나갔던 사람들. 다~ 교회사람들 입니다.
다른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리던 말던, 성질을 내던 말던 자신이 옳다고 행동하더군요.
배울만큼 배웠고, 이성이 있는 사람들이 종교와 관련됐다 하면 이성을 상실하는 행동이
원리주의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 교회의 역사는 매우 짧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리주의적 성격을
띄는 것은 오로지 교회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종교 전체를 다 뒤져봐도 교회만큼 광신도가 많은 곳도 없을 겁니다.
오죽하면 JMS같은 광신 사이비 집단이 교회라는 이름으로 튀어 나왔겠습니까?
타 종교인을 감화시키고 이해시켜서 자연스럽게 믿음을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기업 M&A마냥 신도들에게 전도하라고 하고, 무조건 타 종교는 이단이라고만 합니다.
심지어 같은 뿌리인 카톨릭까지.
정확히 말하면 카톨릭에서 종교개혁을 통해 나타난 것이 교회인데도 말입니다.
원리주의가 되면서 각 교회가 사업체가 된 것인지, 기업화 되면서 원리주의가 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 교회의 근본적 문제는 원리주의가 아닐까 합니다.
솔직히 저도 개신교(천주교 사람들은 기독교라 하면 무지 싫어하더군요.)신자이고
어릴적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교회에 잘 다녔습니다. 이젠 안 다니지만요.
하지만 그렇다고 개종한 것도 아닙니다. 교회를 안다닐 뿐, 저는 여전히 기독교 신자이고
하느님의 존재와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혔음을 믿는 사람입니다.
신자이기에 이렇게 비판하는 겁니다.
타 종교를 비난 하는 것은 교회 또한 타종교로 부터 비난 받아도 괜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원리주의적 성격을 거두고, 포용적인 교회로 탈바꿈 하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종교개혁을 했던 루터가 이런 모습을 원하며 종교개혁을 했으리라 생각치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