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무슨 생각해요?"
남자가 물었고, 여자는 고개를 흔들며 그냥 웃었다.
"나 좋아할까 말까.. 그거 생각하죠?"
남자가 자신있게 다시 물어봤고,
여자는 입술에 힘을 주며 어색하게 웃어보이므로써 어색하게 긍정했다.
"내. 어디가 별론데요?"
남자는 성격 좋게 불쑥 물어보더니
여자가 뭐라 말할 시간을 주지도 않고 순식간에 질문을 고쳤다.
"아니다. 질문 바꿀게요. 내 어디가 괜찮은데요?"
그 질문을 받은 여자는 일부러 예쁜 표정을 지으려 애쓰진 않았지만
저절로 조금 그렇게 되었다.
눈동자가 위를 향하면서 꿈꾸는 듯한 표정..?
"저기~ 나 화장실 갔다올테니까 그 동안 생각해 놔요."
여자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던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여자는 한손으로 턱을 괴고 본격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 어디가 좋을까??? 하나씩 하나씩 생각하기 시작했다.
솔직하다
자신감이 있다
억지로 다정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냉정하진 않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건강한것 같다. 몸도 마음도..
까다롭지가 않다
사람을 잘 믿는다
좋아하는 것이 많다
적당히 주책맞다
웃을때 눈가에 주름 목걸이가 자연스럽다
구형 핸드폰을 쓴다
손톱이 예쁘다
아~ 그리고 나를 좋아한다
여자가 그렇게 많은 것을 생각해 놓았을 무렵,
남자는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나 비누로 손 씻고 왔어요. 그러니까 괜찮은 점에 그것도 넣어줘요~"
여자가 눈을 들어서 남자를 바라 봤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는 얼굴로...
남자는 씨익 웃으면서 말했다.
"히~ 그런거 좋아하잖아요. 손 잘 씻고 그런거..
나하고 처음 만난날 몰래 내 손톱 검사하는거 다 봤거든요."
여자는 다시한번 입술을 꼭 다물며 웃었다.
그리곤 방금 마음속에 작성해 놓은 이 남자가 좋은 이유 리스트에
우르르~ 몇가지를 무더기로 추가해 버렸다.
손을 잘 씻는다.
그것도 비누로 씻는다
칭찬 받으려 애쓰는 모습이 귀엽다
나를 알아준다
내 마음을 보려고 노력한다
나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 . .
여자는 입술을 조그맣게 모으며 자기도 모르게 행복해진 얼굴로
'아마 이 남자를 좋아하게 될것 같다고..'
조심스레 생각했다.
이 남자가 만약 질문을 바꾸지 않았다면
여자는 이 남자가 별로인 이유를 스무가지 생각했을 거다.
예를 들면,
대책없이 다 말한다
은근 잘난척 한다
그리 다정하진 않다
자기 몸을 챙긴다
좋아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너무 시끄럽다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는 나를 좋다고 말한다
. .
그러니 사랑하고 싶다면 좋은 점을 생각해야 한다
좋은 점을 생각한다
그래서 좋아하게 된다
그러다가 싫은 점도 발견한다
그래도 좋아한다
이것이 바로 사랑에 빠져드는 공식이므로...
사랑을 말하다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