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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3. Tour de Monde

정현우 |2007.05.10 10:23
조회 49 |추천 0
           

 

 


 


 

우리 팀의 이름은 ‘TD'다. 우리는 고등학교 시절을 같이 보낸 절친한 친구 사이로, 현우는 건축을 공부하는 4학년의 평범한 학생이고, 정우는 캐나다로 5년 전 이민을 간 한국인 이민 1.5세다. 우리들은 진짜 세상을 보기 위해 지난 4월 자전거를 타고 캐나다 횡단에 도전했다. 숙박비 제로, 교통비 제로가 세상다움을 보기 위한 우리의 수단이다. 텐트를 치거나 여행 도중 만나는 사람들의 집에서 자는 것으로 숙박을 해결했고, 자전거와 히치하이크로 이동했다. 때때로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며 용돈을 벌기도 했다. 그렇게 두 달에 걸쳐 캐나다를 구석구석 느꼈다. 앞으로 계획은 비행기를 타지 않고 한국까지 가는 것이다. 모든 대륙의 땅을 한번씩 밟기 위해. 우리의 보물찾기는 이제 시작된다.

 

 

 

 

 

 

 

출발, 고생의 시작


현우: 자전거에 짐을 다 실었다. 양이 장난이 아니다. 밴쿠버나 벗어날 수 있을까? 정우 어머니께서 우리 손을 꼭 잡으시고 먼 길을 떠나는 두 아들이 좋은 여행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셨다. 목소리가 떨리시더니 소리 내어 우셨다. 너무 걱정이 되셨나 보다. 이별은 어떤 형태로 다가오건 달갑지 않다. 하지만 떠난다는 것에 대한 매력. 나는 잠시 감성을 버리고 여행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며 날 위안했다.



정우: 첫 목적지인 에보츠포드. 해가 지기 시작했지만 잠잘 곳을 찾지 못했다. 현우는 아직 캐나다가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 곳인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 곳에나 텐트를 치고 자자고 징징거린다. 약에 절어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야생동물의 배설물이 섞인 수돗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동면에서 깬 곰들이 얼마나 험악해질 수 있는지. 내가 길을 못 찾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설명이 이상해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 사람들이 길을 알려 주는 방법은 독특하다. ‘가다가 큰 나무가 보이면 오른쪽으로, 조그만 언덕을 세 개 넘어서 왼쪽으로’ 배고파 죽겠는데 장난하나 이 사람들이.



현우: 정우한테 네비게이션 역할을 맡긴 게 잘못이었다. 지도를 볼 줄 아는 건가? 몇 시간째 헤매고 있는지 모르겠다. 해는 이미 졌고 밥 때도 넘겼다. 이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한 시간 넘게 산길을 올랐는데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힘들어 죽겠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미쳤다고 이 여행을 시작했는지. 산을 내려가기도 억울한 거리다. 왜 멍청하게 산꼭대기 캠핑장을 찾아 온 건지.



정우: 무사히 캠핑장에 도착했다. 밥을 해서 먹이니 현우의 징징거림도 멈추었다. 내일은 어느 도로를 타고 갈지, 어디에서 자게 될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왜? 계획을 안 했으니까. 하지만 난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을 안고 슬리핑백 속으로 들어가 번데기가 되었다. 내일은 나비가 되어 있을까? 현우가 ‘즐’이란다.

 

 

 


 
      쉬지 않고 달렸다. 물이 필요하다

‘Ride into Lights’라는 팀을 만났다.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캐나다를 횡단하는 유명한 할아버지들이었다. 몇 일간 자전거를 같이 타기로 했다. 유명인들과 같이 다니니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할아버지를 통해 만난 리튼에 사시는 고든 목사님 식구들과, 캐시크릭에 사는 폴의 가족의 집에서 신세를 지면서 우리는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보았다.  

정우: 점심시간이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식당에서 물을 얻어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할아버지들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셨다. 우리가 떠날 때 식당 주인이 나와 응원해 주었다.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던 식당 주인과 나, 두 인생의 선이 어쩌다 이 산골짜기에서 교차했다. 이곳을 떠나면 나는 더 이상 존재 하지 않을 것 같다. 이 사람은 내가 떠난 후에 어떠한 삶을 살아갈까? 내 인생과 교차했던 이들, 모두 잘 살고 있겠지?
 
현우: 힘이 넘치는 아침에는 자전거 여행하기를 참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저녁쯤이면 이걸 버려버리고 싶다. 리튼의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할 때는 이미 녹초상태였다. 내리막길은 바라지도 않는다. 평지이기만을 기도했다. 이 할아버지들은 아침에 단체로 비아그라를 드셨나, 왜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몇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렸다. 하늘 아래 우리만 있는 것 같다. 사막 지형을 달리며 물을 다 마셔버렸다. 목이 말라 갈라지려 한다. 물이 간절하다.  

정우: 야생동물 주의 표지판이 몇 개 보였다. 특히 큰 뿔 양이 많으니 주의하란다. 이 여행에서 현우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다. 현우는 개, 곰, 너구리, 또 큰 뿔 양도 무서워한다. 자전거를 타고 가며 큰 뿔 양이 튀어나올까봐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린다.  

현우: 집밖으로 나오니까 별 게 다 속을 썩인다. 어제는 이상한 사슴 조심하라더니 이제는 큰 뿔 양을 조심하란다. 엊그제는 곰 때문에 떨고. 살면서 이런 걱정해 보기는 처음이다. 야생동물이 없는 한국이 그립다.  

정우: 이곳을 지나며 처음 보는 광경이 신기했지만 사진을 찍을 여유는 없었다. 태양이 점점 더 강렬해진다. 목이 탄다. 배도 고프다. 오르막길 경사가 갑자기 급경사로 바뀌었다. 다리, 팔, 심장은 이미 지쳐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급경사다.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재카스 힐인가 보다. 굽이굽이 길과 급경사의 조화. 정말 죽여주게 멋지다.
     
        초원을 건너며

히치하이크를 하다가 캘거리에 사는 부자 히피를 만나 그의 집에서 10일간 머무르며 낮에는 허드렛일을 도와주며 용돈을 벌고, 밤에는 그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매일 매일 새로운 사람들과 만났다. 새로운 방식의 인생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로키산맥을 건넜고 이제는 초원이다. 모기가 벌 떼처럼 달려드는 곳도 있다하고, 인디언 갱들이 많은 곳도 있다고 한다.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계속 페달을 밟았다.

 

 



현우: 인디언 보호구역 바로 옆을 지났다. 인디언들이 이곳에 살면 면세 혜택을 받는다. 말이 좋아 원주민 보호구역이지 골칫거리라는 이유로 인디언들을 격리시키려는 정책이다. 이 보호구역은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했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 사이 보호 구역을 통해 원주민들은 미국에서 캐나다로 무기, 술, 담배 등을 밀수했고 법적으로 카지노를 세울 수 없는 주에서는 인디언 보호 구역 안에 카지노를 만든다. 인디언이 받는 학비 전액 면제, 의료 혜택 등 엄청난 서비스 역시 그들을 나태하게 만들어 도태시키려는 정책일 것이다.  

정우: 햇볕이 따갑게 내리 쬐었지만 선선한 바람이 계속 불어와 한동안 여유롭게 달렸다. 달리다 잠깐 쉬며 사진도 찍고, 또 달리고. 여행은 목적지 도착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정 또한 중요하다고 했건만, 이곳은 허허 벌판뿐이다. 어쩌면 이것이 여정의 극치일지도 모른다. 벌판만 찾는 자전거여행자도 있을지 모르므로. 자전거, 풍경, 목적지와 목적지 사이, 시간의 흐름, 그리고 우리.  

현우: 서서히 배가 고파온다. 점심을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가방을 뒤지니 햇빛에 녹은 프로틴 바(protein bar) 2개가 있었다.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그래도 비가 안 오고 춥지 않아 다행이라고 위로했다. 배가 고파도 같이 고파할 친구가 있어 덜 괴롭다.  

정우: 열심히 히치하이크를 하던 도중 위기에 봉착했다. 어쩌면 지금까지 겪은 것 중 가장 큰 난관일지도….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한 것이다! 여긴 평야다. 시야를 가려줄만한 나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할 뻔뻔함도 없다. 현우가 눈만 가리고 하면 모자이크 처리도 되고 나 또한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 윈윈 시츄에이션이라고 한다. 너무 급해서 잠시 솔깃했지만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이었다.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니 멀찌감치 농장이 보였다. 나는 아픈 배를 안고 조심스레 한발자국씩 그 쪽으로 향했다. 문을 두드리고 간절한 얼굴로 화장실 좀 쓰자고 부탁했다.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는데 지면이 허락하지 않아 여기까지 적어야겠다. 우리는 그 뒤로 히치하이크를 해서 캐나다를 횡단했다. 퀘벡, 몬트리올, 오타와, 토론토를 거쳐 캐나다를 마무리하고 몇 달 전 미국으로 건너왔다. 6년간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한 분을 만나 같이 생활하며 조언을 듣고, 한국인 가족을 만나 소중한 경험들과 교훈을 많이 얻었다. 정우는 미국 비자를 얻지 못해 밴쿠버로 돌아가 다시 학업에 열중하고 있으며, 현우는 지금 그의 군대 동기 창무와 새로운 TD를 만들어 미국을 여행하고 있다. 자전거는 이제 없다. 미국 다음은 남미 종단이다. 그 다음은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 아시아, 브라질에서 아프리카로 가는 배를 얻어 탈 수 있을지, 사하라를 무사히 건널 수 있을지, 한국까지 차와 배만을 타고 갈 수 있을지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들이 너무 많지만 끝까지 해낸다는 정신 하나로 가보려 한다.                     원고 해당 웹 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tourdemonde.co.kr/tourdemonde/0610/easytravel_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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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일 부터 우리의 지난 1년 간의 아메리카 대륙 여행기를 연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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