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고맙습니다> 촬영 현장, ‘푸른도’를 찾아서

신태균 |2007.05.11 19:44
조회 57 |추천 0

촬영 현장, ‘푸른도’를 찾아서

 

영신이와 봄이와 미스타 리가 살고 있는 ‘푸른도’는 지도에는 없다. 하지만 푸른도의 배경이 되는 섬은 전라남도 어디쯤에 있다. 신안군 증도면 증도가 바로 그 섬이다. 서울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다섯 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지난 5월 4일 금요일, 15회의 촬영이 한창이던 푸른도의 촬영현장을 공개한다.

전날 새벽 6시에 일정이 끝난 촬영팀은 당일 아침 9시부터 다시 촬영을 시작했다. 스탭들은 가 시작된 후로 내내 이 조그맣고 평화로운 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는데 보름에 한 번 정도 양주 세트장 촬영이 있을 때 서울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정오 즈음에 시작된 촬영은 학교 가기 싫다는 봄이를 영신이 설득하는 장면. 간단한 장면 같았지만 이재동 감독은 대사를 받아치는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본능적으로 치고받는 대사가 중요해.” 결국 이 장면의 촬영에만 거의 3시간이 걸렸다. 대사도 대사지만, 사실은 촬영장소가 앞뒤양옆으로 탁 트인 공간이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라도 촬영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 수시로 지나다니는 비행기와 경운기 소리, 심지어 일제히 울어대던 저수지의 두꺼비 소리 때문에 카메라는 돌아가다가 멈추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촬영장에는 쇼니와 꼴똑이라는 친구들이 있었다. 꼴똑이는 봄이의 친구로 출연하는 아기 고양이로 전날 서울에서 데려온 고양이, 쇼니는 한 스탭이 키우는 강아지. 항상 집을 비우기 때문에 혼자 두기 미안했는데 막바지 촬영이라 마침 데리고 올 수 있었다고. 얌전하고 영리한 쇼니는 촬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앉아 기다릴 줄도 알고,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혼자 잘 놀 줄도 아는 강아지.

16부작 에서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장면. 이재동 감독은 수차례 강조했다. “우리 드라마에서 사랑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하는 씬이야. 뭔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늦어버린 신성록과 이미 마음을 정리한 공효진의 감정 씬이 조용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너무 조용해서 스탭들이나 구경나온 사람들도 숨 죽이던 순간. 적막 속에서 영신이 낮은 목소리로 대사를 이어간다. 공효진의 물 흐르듯 이어지는 연기와 마침내 흐르던 한 줄기 눈물에 압도당한 순간.

섬의 오후는 짧다. 오후 4시가 지나자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사방을 덮고 바람은 차가워지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다.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날씨. 이재동 감독은 서두르기 시작한다. 사방에 안개가 차면 더 이상의 촬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오후 6시가 다 되어 촬영은 끝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15화에는 유난히 “미안해요”, “고마워요”란 말이 참 많이 나온다.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은 쉬운 말이지만 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종종 당연하고 쉬운 것은 당연하고 쉽다는 이유로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미안한 일에 미안하다고 말하고, 고마운 것에 고맙다고 말하는 것. 그러면 세상은 어쩌면 조금 더 따뜻해질지도 모른다. 조금 더 넓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잔잔한 감상을 주는 드라마, 가 드디어 오늘 저녁, 마지막 회를 방송한다. 어쩌면 이 글은 좋은 작품을 위해 몇 달간 고생한 스탭들과 배우들에게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하고 조금 빨리 건네는 인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맙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EMBED src=file:///E|/MP3/김태훈-당신은바보네요(고맙습니다ost).mp3 width=380 height=60 type=audio/mpeg autostart="true">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