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순수와 성숙의 사이에서 갈길을 못찾고 헤매는
스물세살 먹은 청년이 있다-
#1. 겉에 대한 담론-
꽤 장발이었던 대학생시절부터 그랬지만
슈퍼에 맥주 한캔 사러 가도 고등학생이냐고-
그런 질문을 항상 받아왔다-
학교앞이 아닌 왠만한 술집에서 술을 먹으면.
으레 나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또 군인이라 머리가 좀 짧기로서니
휴가나가도 사복을 입고 돌아다니면
나를 군인보다 고등학생으로 본단 말이다.
길을 걸어가다가도 저, 학생! 이라고 불리워지기 일쑤.
키가 작아서 그런건지.
(168cm라는 키는 이제 평균키를 한참 밑돈다)
얼굴이 동안이라서 그런건지.
머리카락이 짧아서 그런건지.
어려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지만..
마치 맛있는 음식도 자꾸 먹으면 싫증이 나고 물리듯이..
난 어려보이기가 싫다-
항상.. 어딜가도 앳되보인다는 반응들이 싫다-
나 자신의 개인적 능력까지 과소평가 받는 듯한 느낌이 싫다-
난 그냥 내 나이에 맞는 모습을 갖추고 싶은데..
#2. 속에 대한 담론-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이 변했다.
전역하고- 복학하고.. 졸업하고- 취직하고-
연애도 하고- 외국으로 유학도 가고-
여기저기 여행도 가고- 높은 수준의.. 문화도 즐기고-
철들고.. 생각이 어른스러워지고.. 현실에 충실하고.
다들 속을 꽉꽉 채워. 알찬 삶을 살아가고 있는것 같아.
나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자신할 수가 없는데.
아직도 군인이고. 이렇다할 아무것도 이뤄놓은 건 없고.
한때 순수한 사랑을 갈망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OCN의 심야에로영화에 열광하고.
현실과 이상이 뒤섞인 원나잇스탠드가 대화의 주제가 되곤 하는-
역시 남자는 돈이야. 라는 말에도 크게 공감하게 되는-
바쁜 사람들 속에서. 혼자만 한가한 것 같다는 생각도 물론-
영화 타짜의 김혜수가 사람이 쉽게 변하나요? 라고 말했듯.
난 정말 여전한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겉과 속 모두 어른스러워지는 주변 사람들에 비하면-
난 아직도 여전한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씁쓸하기도 하는-
그런 요즘이다-
인간이란 본디 불완전한 존재라는데-
나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그 자체를 사랑해야 되나보다-
그리고 겉과 속이 모두 성숙한..
그런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도 잊지 말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