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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슴을 쓸어 낸다.

박광진 |2007.05.21 00:32
조회 45 |추천 0

난, 가슴을 쓸어 낸다

 

                                     박광진

 

큰 맘 먹고

가슴을 쓸어 낸다.

 

진공 청소기는 사용하기 싫다.

 

시끄럽고...

혹시나 가슴에 생채기를 낼까

조금은 걱정이 된다.

 

숱이 많고 부드러운

빗자루 하나로

조심스레

내 가슴

쓸어 내고 싶다.

 

얼룩은...

내 가슴 오래된 얼룩들은...

쓸리지가 않는다.

 

성능 좋은 약품을 가져다

닦아내 본다.

 

그렇게 쓸어내고 닦아낸다.

하루 종일 그렇게...

쓸어내고 닦아 낸다.

 

근데...

 

그렇게

쓸어 내고 쓸어냈는데도 없어지지가 않는다.

내 감정들이...

 

그렇게

닦아내고 닦아냈는데도 지워지지가 않는다.

내 가슴의 얼룩들이...

 

아...

난 참 바보인가보다.

 

청소한다면서 쓰레받이도 준비하지 않았구나!

내 감정을

그저 여기서 저기로...

또, 저기서 여기로...

밀고만 다녔구나.

 

그렇게

내가 얼룩이라고 그렇게 지우려했던 저것은...

오래전 내가 소중히 그려놨던

내 추억들이구나.

혹시나

상하지나 않을까 그토록 염려하며

소중히 간직했던

내 삶의 조각들이구나...

 

결국

난,

가슴 쓸어내기를

포기한다...

 

그저 가끔씩

변질된 감정의 찌꺼기만

슬쩍 걷어내면

그 정도면 될 것 같다.

 

그리고

마음 한 귀퉁이에

튼튼하고 예쁜 액자 하나 마련해서

내 추억들.

소중히 걸어 놔야겠다.

 

가끔씩 응시하며

지나가버린 소중한 것들을

떠올려 봐야겠다.

 

가슴을 쓸어내려고 맘먹은 거...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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