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아감별’의 저주…2020년 신랑 100명에 신부 88명
한겨레] 2020년. 올해로 서른 살이 된 회사원 박민석씨는 속이 탄다. 마음에 드는 동갑내기 여성에게 “사귀자”고 했지만 또 거절당했다. 이번이 ‘101번째 프로포즈’다. 결혼까지 가는 것은 둘째 치고, 제대로 교제 한번 해 보지 못했다. 초등학생 때도 여자 짝과 앉아본 일이 드물었다. 박씨는 이런 자신을 ‘외기러기 세대’라고 부른다.
24일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를 보면, 앞으로 10여년 뒤에는 주된 혼인 연령층(만 25~34살) 남성 100명 중 12명이 같은 연령대에서 결혼을 할 여성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이 되면 이 연령대의 남성 수가 342만6천명, 여성 수는 301만9천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남성 100명당 여성 수가 88명밖에 안 된다. 남성 40만7천명(11.9%)이 짝이 없게 되는 것이다.
통계청 추계를 보면, 25~34살 연령대에서 남성 100명에 여성 수는 2000년 95명, 2010년 94명, 2015년 91명, 2020년 88명으로 갈수록 줄어들게 된다. 또 2020년부터 바닥을 치고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하지만, 2030년까지도 90명을 넘지 못한다. 앞으로 상당 기간 짝 없는 ‘외기러기 남성’들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결혼 경쟁에 내몰릴 남성들은 2000년대 초반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여자 짝이 부족하던 남자 아이들이다. 이들이 태어난 1990년대는 출생 남아 100명당 출생 여아 수가 급격히 줄어든 때다. 출생 남아 100명에 출생 여아 수는 80년대 초반까지 95명에서 86년 89.5명, 90년 85.8명까지 줄었다. 다행히 2002년 이후로는 남녀 출생 성비가 균형을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2005년엔 80년대 초반 수준인 92.9명까지 증가했다.
‘외기러기 세대’를 낳은 주범은 남아 선호와 태아 감별법이 지목된다. 뿌리 깊은 남아 선호 분위기에 저출산 흐름이 겹친데다, 80년대 중반 국내에 초음파 태아 감별법이 도입되면서 선별 출산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구학)는 “당시 아이를 적게 낳으면서 아들만 낳으려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된 가운데 초음파를 이용한 태아 감별법이 보편화하면서 여아 낙태와 남아 선택 출산이 많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그 결과 지금부터 10여년 뒤에는 남성이 결혼 상대를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출산이 가능한 여성도 줄어들어 출산율도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니 여자를 좀 많이 낳지 그래써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