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코난의 캐릭터, 하이바라 아이.
그녀야말로 코난 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쿠도 신이치의 몸을 작아지게 만든 약을 개발한 천재 과학자 미야노 시호로서의 그녀는, 자신의 버팀목이었던 언니 미야노 아케미의 죽음으로 인해 무너졌다. 검은 조직의 일원이었고 쉐리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던 그녀는, 너무나도 쉽게 조직의 배반자가 되었고 죽을 생각으로 자신이 개발한 약을 먹은 결과로 몸이 작아지고 말았다. 몸이 작아진 뒤, 자신과 같이 몸이 작아졌을 것이라 추정되는 쿠도 신이치의 집에 찾아가 쓰러져 있던 것을 아가사 박사가 발견해 함께 살게 된 그녀는 이름을 새로 정한다(마치 코난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 라는 그녀의 이름은 보통 여자아이들의 이름에 쓰는 愛가 아니라 哀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란이라는 존재가 목표로 있는, 끊임없이 자신의 몸을 변화시킨 검은 조직을 쫓고 사건을 해결하는 신이치와는 다르게 어린아이의 몸으로 남아 있고 싶어 하는 아이의 이름은, '슬픔'이다. 언제 죽을지 모를 자신에 대한 연민도 있고 어떻게든 살려고 노력하는 코난(=신이치)에 대한 아련한 연정도 있다. 함께 다니는 어린이 탐정단 3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도 있고, 그들에게서 천천히 우정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슬픈' 이름이, 사실은 그녀에게는 전화위복이 아니었을까? 어릴 적부터 머리가 좋은 탓에 조직에 의해 폐쇄적으로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그녀가 누리지 못했던 유년 시절을, 자신이 개발한 약에 의해 얻고 있는 것이기도 한 게 아닌가, 한다.
극장판에서, TV판에서 그녀는 코난(=신이치)이 없어졌을 때는 대신 추리를 이어나가는 역할을 맡거나 남은 일행을 책임지곤 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추리를 대신할 생각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란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미안해 란 널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사실이잖아). 하이바라의 모습은 확실히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그런 모습은 사실 자기 자신을 보호해 상처받지 않으려는 극히 수비적인 모습이다.
아이, 그런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얻은 행복에 대한 고민을 언제나 몸서리쳐질 정도로 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멀린 의 모습을 하고 있는 하이바라 아이의 캐릭터성은 분명 가만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