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주말에 영화를 무려 5편이나 봐버렸습니다.
화창한 여름날 연인과 함께 혹은 친구와 함께 영화관에서 영화감상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_-
돈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고-_-
그런 이유로 방구석에서
영화 5편을 줄줄이 감상했습니다 ㅎㅎ
제일 먼저 <디파티드>를 보고 마침 안봤던 <무간도3:종극무간>도 같이 봤습니다.
거장으로 인정받지만 아카데미와는 유독 인연이 없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안겨준 작품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원작인 <무간도>가 워낙 인기가 있었던지라(관객이 한정될수밖에 없는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치고는 꽤 많은 사람이 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크게 인정 못 받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혹평을 받을만큼 무간도에 비해 뒤처지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스타일상에서의 확연한 차이가 있죠.
<디파티드> 검색하다가 어떤 분 블로그에서 본 글인데 '무간도가 등장인물 개개인의 심리와 등장인물간의 관계에 비중을 뒀다면 디파티드는 사회의 모습을 리얼하게 다루는데에 중점을 뒀다'고 하는 내용의 글을 봤는데요.
이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디파티드>가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없을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생각이 드네요. 네이버의 '핀로드'라는 아이디 쓰시는 분이었는데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을 정말 정확히 캐치하신거 같아요.
만화로 비유하자면 <무간도>가 <20세기 소년>을 보는 기분이라면, <디파티드>는 <데스노트>를 보는 기분이랄까요?
두 만화 모두 똑같이 현대사회와 음모를 다루고 있지만 두 만화의 스타일은 너무나도 다르죠.
<20세기 소년>은 수십년에 걸친 음모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관계, 인연, 희노애락 등을 잘 다루고 있죠.
반면에 <데스노트>에서의 사람들의 관계는 다소 무겁고 건조합니다. 수사팀 사람들의 인간적인 모습이(주로 마츠다)가끔씩 보이긴 하지만 그마저도 단편적이죠. <데스노트>의 등장인물들은 인물 그 자체보다는 '매스미디어의 지배, 비인륜적 범죄의 증가, 성문법의 한계' 등의 현대인들이 느끼는 불안들을 나타내기 위한 도구의 역할이 더 큽니다.
두 만화에 대한 평가는 일본에서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의 평가는 <20세기 소년>이 더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 차이점 하나때문만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저는 이 차이점이 크다고 생각하며, 이 차이를 <무간도>와 <디파티드>에 대한 평가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은 <무간도>를 보면서는 '나라면 어땠을까?'하는 마음으로 동정을 하게 되고 인물들 행동하나하나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심지어 등장인물중에 가장 질이 나쁘다고 생각되는 유건명에게도(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말이죠.
그러나 <디파티드>의 인물들은 <무간도>의 인물들만큼 감동을 주기 힘들죠. 동정은 커녕 다들 자기 살기 바쁘고 비열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 <무간도> 의 주인공들 생각이 나서 짜증이 절로 납니다. <디파티드>의 인물들도 인물 그 자체보다는 뒤틀린 미국사회의 단면을 최대한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한 도구의 역할이 강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디파티드>에서는 주인공들의 가족이나 태생적 배경 얘기들이 쓸데없이 장황하게 나오며, 중간중간마다 계속 나오죠. 반면에 <무간도>에서 주인공들이 보여줬던 '간지'는 <디파티드>의 인물들은 전혀 보여주지 못합니다. 아니 보여주지 않습니다. <무간도> 최고의 신 중 하나인 옥상씬을 예로 들자면 <무간도>에서는 주인공들이 서로 노려보며 대화를 하다가 진영인이 총을 겨누죠. 반면에 <디파티드>의 빌리는 뒤에서 콜린을 덮쳐서 수갑을 채웁니다.
무간도의 진영인(양조위)은 유건명(유덕화)와 서로 노려보며 대화하다 멋지게 총을 겨눕니다만
디파티드의 빌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옥상에 숨어있다가 콜린(맷 데이먼)을 습격합니다.
주인공들이 죽음에 이르는 장면도 스르르 눈을 감으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던 <무간도>와 달리 <디파티드>의 주인공들은 그냥 급소에 한방맞고 찍소리못내고 즉사합니다. <무간도>의 간지를 기대했던 팬들이라면 한숨이 나올수밖에 없죠. <디파티드>의 주인공들이 다른 영화들에서는 '한 간지 보여주던' 배우들이기에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디파티드>의 핵심은 '리얼리티'이지 '인물'이 아니거든요.
실제로 경찰과 조직에 스파이가 존재한다면 <무간도> 주인공들의 의리와 인정넘치는 모습과 간지나는 신보다는 <디파티드> 주인공들의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모습과 <디파티드>의 간지는 없지만 리얼한 신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디파티드>는 아카데미 수상에 손색이 없을만큼 좋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무간도>를 리메이크했음에도 <무간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때문에 <무간도>를 보며 과거 <영웅본색> <첩혈쌍웅>등에서 느꼈던 홍콩느와르에 대한 로망을 다시 느끼게 된 대한민국의 영화팬들에게는 크게 인기를 끌 수 없는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써놓고 보니 글이 두서도 뒤죽박죽이고 제 독창적인 의견보다는 다른 블로그에서 보고 공감한 내용들이 많아서 아쉽네요.
내일은 <데스노트 1,2>와 <수>의 감상평을 올리겠습니다+_+
편한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