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슬프다.
나의 사촌누나...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려서 이제는 더 이상의 가능성도 없고 며칠 후면 세상을 뜰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스물 넷의 나이.
꽃도 피워보지 못한채 수차례에 걸친 항암치료로 머리도 다 빠지고 이제는 폐렴에 복막염, 복수, 황달까지... 암세포가 전신으로 퍼질대로 퍼지고 극심한 고통으로 마약성 진통제인 Morphin으로 겨우겨우 버텨가고 있는 그 모습을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었다.
혈액순환이 안되어서 내가 주물러 줬는데, 살은 빠질대로 빠져서 뼈만 앙상하게 남고... 너무 착찹했다. 내가 이런 기분인데 죽어가는 딸을 바라보는 삼촌의 마음은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지난날이 떠올랐다.
우리누나, 황규형 그리고 애경이누나 그리고 내가 만든
어린시절 잊지못할 즐거운 추억거리.
초등학교때 방학때면 황규형, 애경이 누나가 있어서 즐거웠는데,
이제는 한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
저렇게 젊고 예쁜 아가씨가 어쩌다 저런 몹쓸 병에 걸려서...
이제 애경이 누나를 맘속에만 담아놔야 한단 말인가.
휴가까지 나가서 볼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병원을 떠나 그토록 가고싶었던 집에 갔다가 병세가 더 심각해져
서울아산병원 ER로 실려간 이후 난 생각했었다.
'그래 이번이 아니면 영영 볼 수 없겠구나.'
그래서 청원휴가를 달라는 말에 행정보급관한테 심한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서울까지 달려갔다.
어젯밤 삼촌은 애경이 누나 영정사진에 쓸 사진을 찾기 위해 앨범을 뒤졌는데 그 모습을 보니 난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다.
딸의 영정을 만드려고 사진을 뒤지는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내일이면 난 서울을 떠난다.
내일 병원에 가서 보는 것.
그게 끝이다. 내가 죽을 때까지 영영 볼수 없다.
이렇게 생이별을 할 수 밖에 없구나.
너무 슬프다.
누나를 뒤로 하고 나올때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사랑의 리퀘스트를 보고 전혀 남의 일이라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터져버리니...
착하고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기적도 바랄 수 없는데까지 와버렸다.
부디 고통스럽지 않게, 그리고 편안하게 숨을 거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