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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is et reine(킹스 앤 퀸)

남상욱 |2007.06.01 17:10
조회 118 |추천 0


의 주인공들의 삶은 결핍과 부재 투성입니다.
살다보면 과거의 기억들이 마구 튀어나와 우리를 괴롭힐 때가 있습니다. 여주인공 노라는 그러한 고통에 울부짓으며 절규하기까지 합니다.
삶의 한 순간 우리는 멈추어 서서 우리가 걸어온 삶을 돌아보며 거기에 어떤 주석을 붙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그러한 주석과도 같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희비극 입니다. 여자주인공의 이야기가 주로 비극적이고 남자주인공의 이야기는 주로 희극적입니다. 두 이야기는 서로 평행선을 그리기도 하고 얽히기도 하며 전개됩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등장인물, 줄거리, 장면분석 순입니다. 줄거리는 영화의 장면전환에 맞추어 문단을 나누었습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장면도 빠짐없이 모두 적었습니다.


Rois et Reine(킹스 앤 퀸)

 

서울아트시네마/필름포럼 개봉 2007

등장인물
노라: 35의 화랑을 운영하는 여성. 주인공
피에르: 노라의 첫 남편.
이스마엘: 노라의 두 번째 남편.
장-자끄: 노라와 결혼할 세 번째 남편.
루이: 노라의 아버지.
끌로에: 노라의 여동생.
엘리아스: 노라와 피에르 사이의 아들. 이스마엘을 잘 따른다.
끌로드: 노라가 운영하는 화랑의 비서.
바셋: 이스마엘이 입원한 정신병원의 상담의사.
엘리자베스: 이스마엘의 누나. 이기적이며 신경질적이다.
델핀: 이스마엘의 남동생.
피델: 이스마엘의 여동생.
시몽: 이스마엘의 입양된 동생.
아벨: 이스마엘의 아버지.
아리엘: 자살미수로 정신병원에 갇힌 여대생. 중국어를 전공한다.
비라그: 편집자. 노라의 아버지의 책을 출판한다.
마만: 이스마엘의 변호사. 마약중독자이다.
크리스티앙: 이스마엘의 오케스트라 동료.



줄거리

1부: 노라
영화는 Moon River와 함께 노라의 자기소개로 시작한다. 노라는 서른다섯 살이며 화랑을 운영하는 여성이다. 첫 남편 피에르 사이에 아들 엘리아스가 있으며 피에르는 엘리아스가 태어나기 전에 죽었다. 두 번째 남편 이스마엘과는 일 년 전 이혼했으며 장-자끄와 약혼 상태이다.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노라는 고향인 그로노블로 가는 기차를 탄다. 그녀는 플랫폼까지 마중 나온 장-자끄에게 아직도 아버지를 만나는 것에 긴장된다고 고백한다. 노라는 이스마엘이 자신을 잘 챙겨주는 편이 아니었다고 기억한다. 오히려 그는 요구하는 편이었으며 그녀의 아버지는 사랑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고 말한다. 그에 반해 장-자끄는 잘 챙겨주며 참을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노라의 독백으로 들려주며 화면은 화랑 앞 길거리에서 화랑, 기차역, 그로노블의 아버지 집으로 바뀐다.
노라는 화랑에서 가져온 레다의 백조 그림을 아버지에게 선물한다. 다음순간 노라는 화장실에 앉아 훌쩍이는 아버지를 발견한다. 그는 며칠 전부터 피를 토했으며 “나를 약간씩 잃어버리는 느낌이다.”라고 말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리고 딸에게 그런 모습을 보인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노라는 엘리아스의 학교를 찾아간다. 누런색의 흙이 덮여있는 길과 짙은 녹색의 수풀이 대비를 이루고 그 가운데 노라가 서있다. 따뜻한 느낌의 영상이다.
다음순간 화면은 병원으로 이동한다. 연한 하늘색 방이 바로 이전 장면과 대비되게 매우 차갑게 느껴진다. 노라는 아버지 대신 의사의 문진에 대답한다. 의사는 위암이라고 생각하고 수술하기로 한다.
갑자기 힙합음악이 흐르면서 황소로 둔갑한 아켈로오스의 뿔을 꺽고있는 헤라클레스의 그림이 나온다. 이스마엘의 방에 걸려있는 그림이다. 이스마엘의 집으로 남자간호사들이 찾아온다. 이스마엘은 TPR(제3자 요청 입원)로 간호사들에게 정신병원으로 끌려가고 만다.
이스마엘은 정신병원에서 발악을 하지면 결국 묶기고 주사 맞고 잠잠해진다. 이스마엘의 부모님이 그를 면회 하지만 그를 풀어주지는 않는다. 이스마엘은 계속 담배를 피워대는 여 의사와 상담을 하지만 결국 남녀차별적인 발언으로 여의사를 화나서 방을 뛰쳐나가게 만든다. 이스마엘은 여의사와의 상담 중에 누나 엘리자베스와의 다툼을 기억한다.
밤이 된다. 노라는 아버지의 집에 혼자 누워있다. 손으로 벽에 그림자 장난을 칠 때 전화벨이 울린다. 노라는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찾듯이 조심조심 방을 걸어간다. 여동생 끌로에의 전화이다. 노라는 아버지가 암에 걸렸으며 수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끌로에는 돈이 필요하다고, 돈이 없어서 그로노블로 가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노라가 있는 조용한 방과 끌로에가 있는 시끄러운 상점이 대비가 된다.
다음날 아침 소낙비가 내린다. 노라는 수술실 앞 복도의 벤치에 앉아 깜박 잠이 든다. 꿈속에서 죽은 첫 남편 피에르를 만난다. 노라는 피에르에게 그가 죽은 직후 그녀가 얼마나 독하게 세상과 싸웠는지를 이야기한다. 엘리아스를 낳고 코트렐이란 성을 주기위해 구청에 수백 번 갔다고 말한다. 결국 법정에서 죽은 피에르와 결혼을 하고나서야 엘리아스에게 이름을 줄 수 있었다고 울먹이며 말한다. 증오가 그들과 부끄러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었다고 고백한다. 다음순간 피에르는 물러나고 간호사가 노라를 깨운다. 차가운 하늘색 방에서 노라는 아버지의 수술 결과를 듣는다. 의사는 개복을 했지만 그냥 닫아버렸다고 말한다. 성한 곳이 한군데도 없다고, 암이 온몸에 퍼졌다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가 오일정도 밖에 살 수 없다고 가족 친지를 부르라고 노라에게 말한다. 충격에 휩싸인 노라의 모습이 거울에 반사되어 보인다.
이스마엘은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려고 분주하다. 결국 마만 변호사에게 전화도 하고 기존 상담사와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된다. 흑인 상담사 앞에서 이스마엘은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마만 변호사가 정신병원으로 찾아온다. 그는 이스마엘보다도 더 미치광이이다. 병원에서 이스마엘의 도움을 받아 진정제를 훔쳐간다. 이스마엘은 힙합음악에 맞추어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 이스마엘의 바라보는 젊은 간호사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노라는 계곡에서 놀고 있는 엘리아스를 대리고 파리로 돌아가려 하지만 비행기도 놓치고, 열차도 놓치고, 결국은 밤새 차를 몰아 파리로 향한다. 비서 클로드는 노라의 짜증을 잘 받아주고 오히려 노라를 걱정해준다. 엘리아스는 어머니의 행동에 약간 겁을 먹지만 곧 노라가 친절하게 사과하자 괜찮다고 말한다.
늦은 밤 간호사와 노닥거리던 이스마엘이 중국어를 전공하는 아리엘을 만난다. 둘은 친해지지만 서로 말을 놓지는 않는다(계속 vous를 쓴다).
다음날 아침 노라가 정신병원을 찾아온다. 이스마엘에게 엘리아스를 돌봐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이다. 노라는 병원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그녀도 배가 나온 아줌마이다. 머리를 다듬는다. 이 모든 행동이 장-자끄를 만나러 가기 전이었다면 특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정신병원에 갇힌 이스마엘을 만나기 전이다. 이스마엘과 노라는 병원 정원을 거닐며 대화를 나눈다. 노라가 가버리고 아리엘은 이스마엘에게 약간의 질투심 섞인 질문을 한다. 그러나 이스마엘은 장-자끄에게 느끼는 질투심 때문에 아리엘에게 신경 쓰지 못한다.
공항에서 장-자끄가 노라에게 결혼반지를 선물한다.

2부: 잔인한 자유
노라의 아버지가 퇴원하고 노라는 아버지를 돌볼 간호사를 집에 들인다.
밤에 병원 뜰에서 이스마엘과 아리엘이 노래에 몸을 떨며 마약을 한다.
아버지의 서제에 편집자 비라그가 들어와 이것저것 들춰본다. 어릴 적부터 딸들에게 금지된 공간이었던 서제를 모르는 사람이 와서 뒤적이는 것을 본 노라의 표정엔 당황함이 보인다.
아리엘을 위해 이스마엘은 또 병원 약 창고에 몰래 들어가 환각작용이 있는 진정제를 훔친다. 그의 얼굴에 어린아이처럼 얼굴에 장난기가 넘친다.
노라의 아버지는 수술 후 처음으로 의식을 찾았다. 그러나 온몸에 호스를 꽂고 있다. 노라의 손을 꼭 붙잡고 놓질 않아 노라를 놀라게 한다.
병동 숙소의 갈림길에서 이스마엘과 아리엘이 서있다. 한쪽에는 HOMMES라고 쓰여 있고 다른 한쪽에는 DAMES라고 쓰여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끌린다는 사실은 이미 자명하다. 그러나 이스마엘은 핑계를 대며 아리엘과 자지 않겠다고 말한다. 아리엘은 자신이 너무 말라서 이스마엘이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상처받는다. 그녀는 돌아서서 여자 숙소로 들어가며 울려고 한다.
다음날 새벽 쓰던 책을 마무리하는 아버지 옆에 노라가 와서 쪼그려 앉는다.
노라가 피에르를 죽인 날 저녁과 그 다음날 아침까지의 노라의 기억.
아버지의 집 거실에서 절규하고 통곡하는 노라. 노라가 저리 가라고 소리 질렀지만 그래도 그 나이든 간호사는 달려와서 노라를 품어주고 “Madam petite."라고 속삭이며 노라를 진정시킨다.
이스마엘과 노라가 밝고 따뜻한 오솔길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이것은 이스마엘의 기억이다. 이스마엘은 전남편을 자신이 죽였다는 노라의 고백을 상담사에게 말하고 있다. 자신은 노라에게 죽임당하지 않고 살아남았다는데 자부심을 갖는다.
다음날 새벽, 그로노블 시내의 사람하나 없는 거리를 걷는 노라. 다음순간에는 흐느끼며 끌로에에게 전화하는 모습이 나온다. 수시로 손으로 수화기를 가리고, 손을 머리 쪽으로 들어 올려 부들부들 떤다.
아리엘은 배식하는 간호사의 배려로 이스마엘의 방에 아침 식사를 들고 들어간다. 그러나 여자와 섹스를 할 힘이 없다던 이스마엘이 이전에 노닥거리던 젊고 풍만한 간호사와 벌거벗고 잠들어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리엘의 몸은 순간 굳는다. 그녀는 아침식사가 담긴 쟁반을 바닥에 떨어트리듯 내려놓고 뒷걸음질 쳐 방을 나온다.
정신병동에서 퇴원하는 이스마엘. 상담의사 바셋과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 병원 문을 나서다가 돌아서서 짐을 모두 던져버리며 아리엘에게 달려든다. 이스마엘이 키스를 퍼붓자 아리엘은 oui를 연발한다.
변호사 마만의 차를 타고 퇴원하는 이스마엘. 카페에서 그와 법률적인 문제로 상의를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말도 안 돼는 이야기만 한다. 이스마엘보다도 마만이 더 미친 사람 같다. 미친 사람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마만의 헛소리에 이스마엘 “지금은 나 미친거예요?”하고 묻는다. 코미디다.
이스마엘은 자신을 병원에 갇히게 한 엘리자베스 누나를 찾아간다. 그러나 늘 화부터 내는 신경질적인 누나의 태도에 또 상처받는다. 동료연주자 크리스티앙이 자신을 정신병원에 갇히게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녹음실을 찾아간 이스마엘이 크리스티앙을 만난다. 크리스티앙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이스마엘의 마음을 짖밟는 말을 하고 바보 같은 이스마엘은, 또다시 상처받은 것이 분명하지만, 덩달아 싱글싱글 웃으며 쫓겨난다.
밤이다. 노라와 나이든 간호사가 함께 있다. 노라는 아버지를 안락사 시키러 방으로 들어간다.
다음날 아침 사망조사가 나온다. 조사관은 노라가 안락사 시킨 줄 알고 있지만, 아버지가 죽음을 하루 이틀 남겨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냥 넘어간다.
성당에서 장례식을 치른다. 장-자끄도 보이고 끌로에도 보인다.
아버지의 집에서 끌로에는 자신이 오기 전에 아버지를 죽였다고 노라에게 화를 낸다. 노라는 자신이 더 힘들었다며 항변한다.
노라는 아버지의 집을 정리하면서 아버지의 원고를 보게 된다. 원고의 뒷마무리는 충격적이다. 아버지의 독백이 나온다. 노라는 원고의 뒷부분을 찢어낸다.
이스마엘의 아버지 아벨은 이스마엘이 식료품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3인조 권총강도가 들이닥친다. 아버지는 그들을 훌륭하게 내쫓았지만 이스마엘은 기겁을 한다. 이스마엘의 아버지는 이스마엘이 열네 살 때부터 함께 살아온 시몽을 입양하고 재산도 똑같이 분할하려한다. 착한 이스마엘은 괜찮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스마엘의 누나와 동생들; 엘리자베스와 델핀, 피델은 반대한다.
이스마엘은 아버지 집의 다락방에서 비올라를 연주한다. 같은 시간 노라는 자신의 왼쪽 아랫배에 이유 없이 큰 멍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이스마엘이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를 찾는다. 치매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아벨이 자신을 어떻게 얻었냐는 질문에 자랑스럽게 “Par adoption.”이라고 말한다.
시몽과 이스마엘이 포옹한다. 상처가 많은 이스마엘은 시몽에게 어떤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이스마엘은 새로운 악단에서 비올라를 연주한다. 처음에 이스마엘을 정신병원으로 끌고 갔던 남자간호사가 녹음실 찾아와서 아리엘의 소식을 알려준다. 이스마엘은 아리엘과 전화통화를 한다.
노라의 결혼식, 비라그가 아버지의 원고를 찾으러 온다. 그는 아버지가 저승에서 보낸 사람 같다. 옷차림과 행색이 결혼식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뜯어진 원고 뒷부분의 행방을 묻는다. 노라는 비라그를 돌려보낸 후 곧바로 포도주를 더 가지고 나오겠다며 지하창고로 내려가 숨겨두었던 원고를 태운다. 그제야 아버지는 쓰러져 죽는다. 노라의 모습은 비참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오늘은 결혼식이기 때문이다. 창고를 나오자마자 장-자끄가 맞아준다. 계단은 올라가자 모든 사람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노라는 장-자끄의 도움을 받아 다시 사람들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결혼식 날은 새로운 시작이고 생명이 넘치는 날이지 않은가?
술 취한 이스마엘은 운전석에 앉아 차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담배연기를 뿜는다. 교통경찰이 머라고 잔소리 하고 가자 대담하게 시동을 켠다. 교통경찰이 다시 돌아오자 천연덕스럽게 담뱃불 붙이려고 시동을 켰다고 제스처 해 보인다.
이스마엘이 바에서 술 한 잔 더 하고 옆 사람에게 이상한 말 건다. 판초가 웃긴다.
이스마엘이 아리엘을 찾아가 고백한다. 아리엘이 말한다. “떨고 있어.” 이스마엘이 대답한다. “그래, 떨고 있어. 마음을 열려고.” “널 알기 전에 난 제멋대로 살았어.” “나랑 인생을 함께해줘.” 아리엘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스마엘을 덮친다.

3부: 에필로그
이스마엘과 엘리아스가 박물관을 돌며 이야기한다. 이스마엘이 주로 혼자 떠들고 엘리아스가 가끔씩 이스마엘에게 무언가를 물어본다. “어렸을때 어른들이 와서 아양 떨면서 공모하는 척 하는 거 싫어했어.” “너는 애니까 어른생각 안 해도 돼.” “과거는 사라지는 게 아냐. 우리에게 남는 거야.” “넌 좀 내성적이야. 대신 삶은 네게 풍부한 경험을 주었어.” “넌 나보다도 더 내성적이야. 생각의 정원에 도망가서 상상과 대화할 수 있어.” “널 가두는 게 두려움인지 분노인지 모르겠어.” “고독은 큰 문제야.”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만 가끔은 네가 틀릴 수 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었으면 해. 틀릴 수 있다는 건 좋은 거야. 인생이 생각보다 놀라울 수 있다니까.”
이스마엘이 엘리아스를 데리고 나타난다. 노라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두 남자를 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그녀에게는 피에르가 있었고, 아버지가 있었고 이스마엘과 엘리아스가 있었다. 이 영화 속에 나왔던 그녀의 이야기는 이제 과거다. 그녀는 자신의 기억과 생각을 정리하며 자신의 과거에 어떤 주석을 단다. “내가 사랑했던 네 명의 남자가 있다. 그들 중 둘을 죽였다. 하지만 아무 의도 없다. 나머지 둘은 나보다 더 오래 잘 살 거야.”



장면분석1: 병실 앞의 꿈
잠에 들어 꿈을 꾸게 되고, 다시 꿈에서 깨어나는 것을 그럴듯 하게 표현했다. 노라가 수술실 앞 의자에 앉아 머리를 벽에 기대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다. 눈앞에는 죽은 전 남편이 나타나있다. 꿈에서 깨는 장면은 반대 순서를 밟는다. 대화중간에 마무리도 없이 피에르가 프레임의 오른쪽으로 사라지고 노라는 다시 머리를 벽에 기대고 눈을 감는다. 곧바로 화면의 왼쪽에서 간호사의 손이 나타나 노라를 깨운다. 노라는 약간 얼떨떨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수술 결과를 들으러 간호사를 따라 들어간다.

장면분석2: 피에르의 죽음
이 쇼트는 영화의 다른 쇼트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우선 방안의 씬 이지만 세트가 방이 아니라 무대이다. 벽은 한쪽 면 밖에 없으며 뒤쪽으로는 검은 어둠만이 있을 뿐이다. 이 장면만은 영화가 아닌 연극의 한 장면이 된다. 그것도 비극이다. 대사도 비극처럼 강하다. 노라는 피에르의 귀에 “나는 네 악몽이야” 라고 속삭인다(이 대사는 앞뒤의 내용과 상관없이 뜬금없이 나온다). 비극에 자주 등장하는 저주이다. 피에르는 잠에서 깨어나 미친 듯이 소리 지르고 노라를 위협한다. 피에르는 자살하지만 그것은 이 장면이 비극이어서 그렇다. 사실은 노라가 그를 쏘아 죽었지만 노라의 기억 속에 피에르의 죽음은 추한 살인사건이 아니라 비극으로 기억되어있다. 노라는 충격에 미쳐서 목소리를 잃고 아무도 없는 밤길을 허우적거린다. 현실로 돌아왔을 때는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가 권총의 지문을 지우고 자살로 포장해 주었다. 노라에게 살인사건은 하룻밤의 악몽으로만 기억된다.

장면분석3: 아버지의 독백
“넌 늘 애교를 떨었고 난 그걸 잘 받아주었어.”...“난 널 너무나 사랑했다.”...“자신감을 준 게 나였으니 내 잘못이지. 네 당당함을 사랑했으니까.”...“네 자신감은 시큼한 자만으로 바뀌었고...넌 신랄하고 독살스러워.”...“네 건조한 웃음소리 뒤에는 즐거운 소리가 안 들려.”...“네 순종 뒤에서 네 의지와 욕망을 발견하고...너를 증오한다 내 딸아.”...“내가 죽고 네가 사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네가 죽고 나서 널 용서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네가 나대신 죽기를 바란다. 난 분노 속에 죽는다. 네가 살아남는 건 참을 수 없어.” 아버지의 독백은 이영화의 가장 큰 반전이다. 녹슨 배경과 마이너스 노출보정으로 어둑어둑하게 촬영해 죽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분위기를 살렸다. 에서 왕의 저주가 떠오른다.
노라와 노라의 아버지와의 관계는 깊이 생각해볼만하다. 노라에게는 어머니가 없다. 노라의 아버지에게는 아내가 없다. 이러한 아니마(여성성)의 결핍은 관계의 문제로 나타난다. 노라의 주변에도 남자다운 남자가 없었다. 이러한 아니무스(남성성)의 부재는 세번째 남편 장-자끄에 의해 채워지는 듯 하다. 그러나 영화의 초점은 과거의 아니무스의 부재에 맞춰져있다.

그밖에 특이한 장면은 아버지의 집에서 내려다본 그로노블 시내풍경과 새벽 그로노블의 사람하나 없는 길거리에서 산 중턱의 아버지의 집을 바라보는 각도로 찍은 장면이다. 이 장면은 2부에 여러 번 반복되어서 나온다. 노라는 이 새벽의 사람 하나 없는 그로노블의 거리를 엄한 표정으로 걷는다. 그로노블의 거리는 계곡의 밑바닥 처럼 낮은 곳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 장면은 현실이라기 보다 심연(무의식)속에서 방황하는 노라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끝에서 노라는 목마름 후 물을 알게 되었고, 바다를 건너 땅을 알게 되었으며, 고통을 통해 환희를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이젠 목마르지 않으며, 이젠 땅을 알고, 이젠 평화롭다고 말한다. 결핍과 부재 가운데 소중함과 충만함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며 든 느낌은 복잡함, 알 수 없음, 혼란 이 아니라 따뜻함 이었다. 이 영화는 "치유"에 관한 영화이다. 영화가 끝나고 배우들의 이름이 올라갈 때 나는 종이에 이렇게 끄적였다.

부셔진 마음은
눈물로 붙이고,
벌어진 상처는
세월로 꿰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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