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배우' 안성기가 지난 8일 열린 제44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영화 '라디오스타'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가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건 이번으로 5번째. 연기생활을 한 지 거의 50년이니 10년에 한 번 꼴로 받은 셈이다.
하지만 안성기가 처음부터 '국민배우'는 아니었다. 그의 앞에는 항상 '아역스타'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안성기가 현재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아역스타 이미지를 극복했기 때문. 그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인연기자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고 50년 동안 한 길을 걸어오며 한국 영화계의 거장으로 컸다.
많은 아역스타들이 '제2의 안성기'를 꿈꾸며 연기를 한다. 게 중에는 양동근, 김민정처럼 안성기의 뒤를 이어 성인연기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아역배우도 있다. 하지만 성공한 아역스타들은 극소수일 뿐 대부분은 크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간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한 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아역스타들. 현재는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스포츠서울닷컴에서 아역배우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봤다.
◆ 아역배우 NO, 이젠 톱스타!
안성기와 강수연은 국내외를 통틀어 아역배우에서 성인연기자로 변신한 가장 성공적인 사례다. 안성기는 지난 1957년 5살의 나이에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이래 현재까지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수연은 4살 때 1976년작 영화 '핏줄'로 배우의 길에 입문해 현재까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나이대를 내려가면 김민정, 양동근 등이 있다. 1990년 드라마 '베스트극장'으로 데뷔한 김민정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차츰 연기변신을 시도했고 '섹시스타'로 성장했다. 1987년 KBS 드라마 '탑리'로 데뷔한 양동근은 시트콤 '논스톱'에 출연한 후 가수로 변신, 성인 이미지를 확고히 심었다.
톱스타는 못됐지만 아역이미지를 힘겹게 극복하고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1986년 '토지'로 데뷔한 이재은은 1999년 영화 '노랑머리'에서 선보인 파격 변신을 통해 성인 연기자가 됐다. 5살 때 1981년 MBC 드라마 '조선왕조 오백년'으로 데뷔한 이민우도 한동안 아역 이미지를 벗지 못하다가 점차 연기영역을 확대하며 성인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 아역 꼬리표 떼기 힘들어!
물론 성공한 사례는 극히 일부뿐 대부분은 아역배우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꼬마신랑' 김정훈, '똑순이' 김민희, '순돌이' 이건주 등이 대표적이다. 강하게 남아있는 아역 이미지 탓에 성인이 돼도 배역을 맡기 힘들었고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드물게 나타났다.
때문일까. 아역스타 출신 중에는 연예계에서 아예 자취를 감춘 이들도 있다. '미달이' 김성은이 아역 이미지때문에 괴로워 두문불출 했다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황치훈도 마찬가지. 배우생활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는 그는 결국 지난 2005년 외제차 판매사원으로 직업을 바꾸고 연예계를 완전히 떠나야했다.
과거의 아역스타 송승환과 '뽀뽀뽀' 주슬기도 배우생활을 포기하고 전업한 케이스. 하지만 두 사람은 포기해서 더욱 잘된 경우다. 송승환은 '난타'를 통해 성공적인 사업가로 변신했고, 주슬기는 열심히 공부해 대일외고에서 일어를 전공하다 한국외대 일어과에 합격했다.
◆ 아역스타는 달콤한 독?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가 갈수록 아역스타들이 더욱 많이 등장한다. 드라마 '소금인형'에서 깜찍한 사투리로 호평받은 김향기, '누나'의 당돌한 꼬마 김유정, '고맙습니다'에서 봄이로 나온 서신애는 요즘 가장 큰 인기를 모으는 아역스타다. 그 밖에도 많은 아역스타들이 엄마 손을 잡고 기획사와 오디션의 문을 두드린다.
최근에는 연예계를 떠났다가도 성인이 되서 다시 돌아오는 아역스타들도 많다. '꼬마요리사' 노희지는 얼마전 화제리에 종영한 '주몽'으로 컴백했고, 어린이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 '무인시대'에 출연했던 윤영아도 최근 이름을 한예인으로 바꾸고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첫 성인연기에 도전한다.
연예계는 아이들에게 더욱 비정하다. 화려하게 성장한 아역 출신들에겐 박수를, 힘겹게 성장통을 겪는 다른 아역배우들에겐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