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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들을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을 너희가 대신 하라."

컴패션 코리아 |2007.06.12 15:56
조회 33 |추천 1


필리핀 세부의 무덤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만 삼천 명이 살고 있다는 무덤마을에 가는 길은 무척 좁았습니다.

마을에 들어서니 무덤들 사이에 두 평쯤 되는 판잣집들이 빽빽하게 차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털이 빠진 병든 개와 닭들과 함께 무덤 위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머리를 빡빡 민 한 소녀가 아기를 안고 있었습니다.

눈병이 심해 제대로 눈조차 뜨지 못하는 소녀는 아기가 울어대자 계속 뽀뽀를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소녀가 동생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랑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쪽에선 한 어른이 묘를 파헤쳐 시체를 꺼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몰려와 구경을 합니다.

묻었던 시체를 꺼내고, 다른 시체를 넣으면 돈을 좀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꺼낸 시체는 비닐봉지에 담아 묘 옆에 던져 놓습니다.

단테의 ≪신곡≫에 보면 지옥으로 들어가는 문에는 이런 글귀가 써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릴지어다!"

(Abandon hope all ye who enters here!)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엉켜 사는 무덤마을.

그곳은 지옥을 연상시켰습니다.

하지만, 지옥 같은 그곳에도 사망의 권세를 이기고 교회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지붕도 없이 벽으로만 둘러쳐친 작은 공간에 무덤마을 교인들이 몰려들었고 우리는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 중에 저는 환상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좁은 골목길을 지나 무덤마을에 들어오고 계셨습니다.

병든 사람, 마약중독자, 삐쩍 마른 어린이들, 표정 없는 어른들…

힘없고, 약하고,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모두 예수님에게로 몰려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들을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을 너희가 대신 하라."

-차인표 (후원자, 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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