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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가로수 길에서 개성을 훔치다

구귀열 |2007.06.18 10:50
조회 134 |추천 0
빠른 걸음으로 10분이면 충분히 가로지르는 가로수길. 그러나 10분으로 끝나는 경우는 없었다. 눈과 혀를 잡아끄는 숍들은 남다른 개성과 멋으로 무장하고 시선을 모은다. 핫 플레이스에서 깐깐하게 고른 주목할 만한 숍.


베네세레는 이탤리언 요리에 아이디어를 담는다. 피망 안에 리소토를 넣거나 파스타의 해산물로 전복을 쓰는 등 맛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1:00
이탈리아식 웰빙을 아이디어로 맛보다, 베네세레
스파게티 면을 포크로 돌돌 말아 먹는 것은 주말 오후에나 누려봄직한 여유다. 눈에 들어오는 카페는 많은데 점심시간에 든든하게 요기할 만한 레스토랑이 드문 가로수길. 시칠리아 스타일이 가미된 북부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베네세레 Benessere’를 기억하자. 이탈리아어로 ‘웰빙’을 뜻하는 베네세레에는 그릴에 구워 고소한 맛을 강조한 피자뿐만 아니라 부담 없는 스파게티, 파스타 종류가 많다. 그렇다고 단순한 메뉴는 아니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운 이곳의 주방장 김상민 셰프는 이탈리아 방식을 고수하되 좀 더 색다른 맛을 찾기 위해 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화이트 와인 소스 봉골레 탈리올리니(가느다란 파스타)에 깻잎을 함께 넣어 반죽한다든지, 해물 파스타와는 또 다른 전복 파스타, 피망 소스의 후실리, 사프란 리소토를 곁들인 밀라노풍 오소부코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산이 주를 이루는 70여 종의 와인이 와인 셀러에 준비되어 있고, 식후주로 마시기에 좋은 새콤한 레몬 칵테일 ‘리몬첼로’를 직접 담가서 선보이는 재치까지 발휘하고 있다. 또 각종 야채와 카르파치오가 함께 나오는 시골풍 샐러드는 담백하면서도 상큼해 입맛을 돋우는 식전 메뉴로 인기가 좋다. 꽃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우아한 공간도 허기를 달랜다.

영업시간 낮12~오후 3시, 오후 5시~10시 30분 문의 (02)3444-7122

언젠가는 카페가 될 지도 모르는 ‘아이’의 내부. 고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스타일 연습의 놀이터다.

3:00
프랑스 고물상에서 멋을 건지다, I
‘앤티크 숍’이라기보다 고물상이라고 하겠다. 빽빽한 고물상에서 쓸 만한 물건을 골라 놓은 곳이 바로 ‘아이’다. 쓸 만한 물건에 대한 안목은 프랑스에서 미술을 수학한 강수정 부부의 몫이다. 프랑스의 앤티크 숍을 돌며 고른 아이의 물건들은 그야말로 ‘물건’. 오래된 코닥사의 봉투, 초등학교에서 썼음직한 해부학 도판들, 수납공간 가득한 우체부의 책상, 빙빙 돌아가는 새와 총 등 아이들의 오래된 장난감, 1800년대의 극장용 의자, 마네킹 조명 등 “이런 것도 있었어!”하며 쉽게 잊을 수 없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뭔가 못 박아두고 고정해놓는 것이 싫어, 텅 빈 공간 안에 하나 둘씩 배치해놓기만 했던 물건들은 어느새 주인을 찾아 떠났다. 간판에 쓰인 ‘스타일 연습’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공간은 물건에 따라 스타일이 바뀔 수 있다. 최근 그들은 손재주를 부릴 수 있는 소박한 클래스도 열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문의 (02)518-6990

4:00
아이쇼핑에도 격이 있다 533 갤러리
단순한 의류 매장이라고 하기에는 섭섭하다. 옷이 진열되어 있는 공간 왼쪽으로 또 다른 공간이 존재한다. 벽으로 막혀 있어 밖에서 보면 다른 매장처럼 보이는 이곳에서는 최근 국내 작가 이강소, 이우환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옷도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533 갤러리의 문화 공간이다. 533 갤러리가 보유한 의상은 하나같이 예사롭지가 않다. 심플한 듯한 셔츠도 옷걸이에서 꺼내어 다시 보면 과장되거나 숨어버린 디테일이 존재한다. 워낙 개성있는 인물로 잘 알려진 빅터 앤 롤프, 후세인 살라안뿐만 아니라 파리에서 활동 중인 레바논 출신 디자이너 브랜드 ‘가뎀 Gardem’,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셰어 스피릿 Share Spirit’ 등 낯설지만 독특한 디자인의 브랜드를 선보인다. 의상 선정에도 소장 가치를 가늠하고, 그것을 선택한 사람에게 그 가치를 선사하겠다는 뜻이다. 아방가르드 중의 아방가르드를 원한다면 이곳을 찾자.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신선한 탈출이 된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문의 (02)544-5338

4:30
디자인의 무한 지대를 탐방하다 비숍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여전히 그냥 지나칠 수 있다. ‘비숍’이라는 이름마저도 유리문에 작게 쓰여 있으니 말이다. 어떤 날에는 알록달록한 조형물로 가득하고, 또 어떤 날에는 독특한 의상들이 걸려 있기도 하니 단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궁금증이 증폭된다. 비숍은 아트, 패션,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인 디자이너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입구는 좁고, 안쪽은 깊어 기다란 직사각형을 이루는 구조가 독특한데, 그래서인지 유리를 통해 들여다보이는 전시장의 주목도가 높다. 디자인 제품을 통해 대중의 시선을 끌어온 디자이너가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이곳은 최근 ‘반전’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의상 작업을 하는 ‘썸 Some’은 반전을 의상 작품으로 선보였고, 뒤이어 도포를 쓴 여자 캐릭터로 알려진 ‘쓰바 Ssba’의 전시, 그리고 ‘오프닝 스튜디오’의 전시가 마지막으로 진행 중이다. 디자인 숍에서 제품으로만 만나던 이들의 자유로운 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곳. 기획력이 돋보여 전시 내용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으니 무심코 지나칠 만한 공간은 아니다.

영업시간 오후 1시~저녁 8시(화~토요일) 문의 (02)3445-4511~2

인테리어 소품에 ‘세트’라는 개념은 없다. 각기 다른 가구들이 어울린 이 공간에서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와플을 선택해보자.

6:00
저녁에 더욱 빛나는 별, 카페 별 Byul
지난해 12월, 안주인 안진선 씨는 ‘카페’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 공간을 만들고자 ‘별’을 오픈했다. 별이 가진 조형미와 상징성을 좋아하기도 했고 부르기도, 익히기도 쉽기에 ‘별’을 이름 삼았다. 친숙하지만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이곳을 제대로 표현하는 이름이다. 복층 구조의 공간 구석구석을 돌아봐도, 어느 한군데 똑같은 곳이 없다. 1~2층의 벽도 사면 모두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 무엇보다 이곳을 개성 있게 하는 것은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조화를 이루는 테이블과 의자들이다. 진열된 장난감 같은 소품들도 제각각이어서 차를 마시는 내내 눈이 쉴 틈이 없다. 매일 아침 직접 로스팅하는 스페셜 티 커피, 유기농 찻잎으로 손수 만든 100퍼센트 유기농 티 등 좋은 재료를 사용한 음료를 낸다. 백차, 야생 장미, 라벤더 찻잎이 어우러진 ‘아모르티’ 등 유기농 차 메뉴들은 예쁜 깡통에 담아 판매한다. 또 와플과 샌드위치 등 델리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약간의 시장기를 달래며 쉴 수 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2시 문의 (02)548-7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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