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그는 바다에 가고 싶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 마음, 모르는 거 아니다. 일주일 내내 사무실에서 똑같은 업무를 하다가
금요일이나 토요일이 되면 누구 그런 생각을 한다.
하지만 무리해서 바다 여행으로 주말을 써버리면 주중에
누적된 피로가 가중된다. 그 피로함을 떨치지 못한 채 다음주를 견뎌야 한다.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냐. 그건 어디까지나 내 선택아냐?
머릿속은 복작보작, 뒤얽히고 짜증이 인다.
"선택? 무슨 선택? 너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방어적 선택?
남들 시선에 꿰어 맞춘, 네가 아닌 너의 선택?"
생각해봐. 열아홉 때는 의지는 왕성한데 무언가 판단할 능력이 떨어지잖아.
그리고 서른 아홉은 판단할 능력은 있는데 의지는 현저하게 빈약해지지.
그런데 스물아홉은 의지도 있고, 판단 능력도 있잖아?
엄마는 연애를 소위 '연애질'이라고 표현하는 사람이다. 그런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너절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연애를 마치 옆집의 최신식 비데쯤으로
여기는 사람이다. 써보지도 않았고, 쓰지 않고도 잘 살아왔으니 사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화사한 햇빛이 조용하게 쏟아진다. 날씨는 춥지만 그의 등은 사무치도록
온기가 넘친다. 새구두의 굽이 나간 것 정도는 더 이상 아무 일도 아니다.
무턱대고 새 구두를 사주 않고 업어 주는 남자가있으니. 앞으로도 종종
구두 굽이 부러졌으면 좋겠다.
그와 키스를 했을때보다. 몸을 하나로 섞었을 때보다 그에게 더더욱 가까이.
그의 몸 깊숙이 들어선 느낌. 어떻게 해도 떨어지지 않을 것만 같은
막연한 불안감....내 마음속은 밤이 되기 전의 하늘빛, 그 짙은 파랑이 숨죽여
내 가슴에 넓게 퍼진다. 이대로. 이골목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눈물이 소리 없이 촉촉하게 고인다.
원하는 것을 얻을 때 함께 오는 슬픔을 생각하니, 더더욱 그랬다.
이나이가 되어 겨우 알게 된 거라곤 슬픔과 기쁨은 한 몸.
완전한 기쁨도 완전한 슬픔도 없다는 것...
걸프렌즈 中에서.
제 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저번 2006년도 백수생활백서때도 느꼈지만.
오늘의 작가상 받은건 진짜로.. 재미있다!!
이번건.. 약간.. 칙릿풍의 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만약.
내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다른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면?
것도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그런데 그 두여자를 만나봤는데. 그 두여자가 싫지 않고 꽤 맘에 들어다면..
다들 개성이 넘치나 미워할 수없는.. 공유할 수 있는 뭔가가 있다.
왜냐면 한남자를 사랑하는 취향이 같아서 일까...?
엉뚱하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사실 그렇게 엉뚱하지도 않다.
너무나 현실적이라서 엉뚱해 보일수도 있겠다.
29살....
그때 되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