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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일기 4화

최병헌 |2007.06.20 21:18
조회 15 |추천 0

4화. 운명

 저의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그 소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기억속에서 희미해져 갔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이 시작 되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수.능의 압박감은 강해지기 시작했고 야.자는 오후 9시에서 오후10시로 끝나는 시간이 바뀌었어요. 하루종일 문제집, 교과서와 씨름해야 하는 그런 시기가 온 거죠. 거기다 버스를 타고도 내려서 걸어가야 할 정도로 집이 외진곳에 있었기에 야.자가 끝나면 가로등도 없는 길가를 혼자 걸어가야 했어요. 야.자가 끝난 후 인적이 드문 길가를 걸을때면 외로운 마음에 이어폰으로 듣고 있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봄과 여름 두계절이 지나고 가을이 왔습니다. 공부의 압박에서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게 해준 것은 학교 축제 였습니다. 낭만의 계절이라는 가을의 학교축제는 너무나 멋있게 보였습니다. 인근지역에서 유명한 남.고중 하나였던 저희 학교에는 많은 여학생들이 찾아왔습니다. 그 여학생들의 환호를 받으며 화려한 불빛이 비추는 무대에 선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있잖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낭만적인 가을이 지나가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가을의 막바지 저에게 운명이라는 소녀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날도 평소와 같이 야.자가 끝나고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두,세정거장을 간후 올라타는 승객들이 많아서 버스안은 복잡하게 엉켜있었습니다. 그때 제 옆으로 사람들에 밀려서 한 여학생이 다가와서 섰습니다. 갑작스럽게 옆에 서게 된 여학생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할 정도로 내성적이었던 저는 멍하니 창밖을 보았습니다. 내려야 할 정거장에 가까워 오자 저는 내릴 준비를 하며 부저를 누르기 위해 손을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르려 했던 그 부저는 제 옆에 서있던 여학생이 먼저 누른후 였습니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다시 손을 내리던 저는 그때가 되서야 그 여학생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잠깐이었지만 그 여학생의 얼굴은 슬로우 비디오 처럼 눈앞을 지나 갔습니다. 그때 예전에 꿈속에서 보았던 소녀의 모습이 또렷해지며 그 학생의 모습과 겹쳐지게 되었습니다. 남에게는 짧았을 그 순간 저는 꿈속의 소녀이자 그 여학생의 이름이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던 얼굴이었지만 왜 그때가 되서야 이름이 떠오른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운명이었던거 같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은 은혜였습니다. 초등학교 2년을 같은 반에서 공부했던 친구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저는 멍하니 은혜의 뒤를 쫓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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