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삶에 오아시스 같은 취미라니까요!
이건 바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코미디의 일부분이 아니다. 결혼은 했지만 부족한 2%를 갈구하는 바람난(?) 아줌마들의 이야기다.
혹시 주위 혹은 본인의 모습이 이렇지 않은 지? 동호회, 모임 등에 집착한다, 배우자와는 별도의 사회생활을 고집한다, 가족이나 친구보다는 모임에 기대려 한다, 나름대로 도덕관념이 철저하다, 외로움을 많이 탄다, 그렇다면 ‘마담풍(風)’을 의심해 봐야 할 것.
30세의 M씨. 결혼 2년 차인 그녀는 이른바 대표적인 ‘마담풍’이다. 그녀가 지금 활동하는 동호회만 해도 4개. 꼬박꼬박 정모에도 나가고 온라인 활동도 열심이다. 대부분 자신이 유부녀임을 밝히지만 한 곳에서는 여전히 ‘미혼녀’로 가장한 채 활동 중이다.
“결혼하고 집안에 들어앉자니 무료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사람도 사귀고, 재미있게 지내고 싶어서 가입하기 시작했어요.”
때론 정모에 나갔다 늦어서 새벽에야 들어오기도 하고, 게시판 글 올리는 재미에 남편의 저녁까지 뛰어넘는 일도 많지만 그래도 그녀는 떳떳하다.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취미생활일 뿐인데 뭔 상관이냐는 것. 미혼으로 위장(?)한 것 역시 보다 편하게 활동하기 위함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 동호회의 부 시삽까지 맡아 정신이 없단다.
이런 사회생활도 없다면 갑갑한 결혼생활에 숨이 막혀버렸을 거라고 말하는 M씨.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정모에서 술을 마시고, 온라인 활동으로 다른 남자와 시시덕거리며 농담을 주고 받아도 그녀는 당연히 ‘바람’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자신의 취미생활에 딴지를 거는 남편에게 서운할 뿐이다.

"자지도 않았는데 바람이에요?"
바람이 별건가? 그게 바람!
그러나 남편 입장에선 그녀가 곱게 보일 리 없다. 걸핏하면 정모다 모임이다 해서 외출하기 일쑤고,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글과 사진을 올리고 게시판을 훑어보는 아내의 모습은 중독에 가까워 보인다고. 때로는 몰래 바람을 피우는 건 아닐까 의심스럽기까지 한단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떨까?
“처음에는 언니, 누나하며 잘 따르게 되죠. 왠지 의지하고 싶어지고, 결혼 후에도 활동적으로 사는 걸 보면 보기 좋잖아요. 그런데 점차 이건 아니다 싶어지대요.”
모임에서 몇몇 마담풍을 접해봤다는 K씨는 그녀들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처음엔 아무 사심 없이 참여하지만 차츰 정도가 심해진다는 것. 굳이 늦은 술자리나 모임에도 꼭 끼려 하고, 스스럼 없이 남편과 시댁 흉을 보며 분위기를 흩트려 놓으며, 괜히 주변 남자들에게 연민과 친분을 구걸하기도 한다고. K씨 측근의 경우, 마담풍의 남편에게까지 오해를 사 괜한 부부싸움에 끼어드는 억울함을 당했단다. 이런 마담풍 때문에 모임의 분위기마저 변질되는 경우도 많다 하니, 바람이 아니라 해도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임엔 틀림 없다.
비단 유부녀뿐만이 아니다. 일부 짝이 있는 미혼녀들도 이와 유사한 행각을 일삼기도 하는데, 애인이 있다는 안전지대 안에서 애매모호한 행동과 발언을 일삼는다고.
대체 마담풍, 그녀들은 왜 이런 ‘바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것을 자처하는 걸까?
마담풍의 이유 있는 항변
보험 삼아 내 영역 만들기
비록 짝이 있다 해도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를 일. 또한 자기정체성을 위해 사생활을 유지하겠다는 일념 하에 애인이나 배우자와 함께 속하지 않는 모임에 집착하는 여자들이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존재감을 느끼고, 행여나 나쁜 일이 생겼을 때도 위로 받고 즐거울 수 있는 모임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밥만 먹고 살 수 없다!
결혼이나 연애라는 굴레를 답답하다 여겨질 때 허전한 2%를 바깥 세상에서 찾는 경우도 많다. 따로 애인을 두거나 바람을 피우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지만 모임에 참여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별개이기에 마음껏 바람 아닌 바람을 피게 되는 것. 그렇다고 원래 굴레를 벗는 것도 아니니 애매한 부분이 생겨나는 것이다.
바람이 아니라 취미
취미생활에 열성적으로 참여할 뿐이라는 마담풍. 다소 과하긴 하지만 그녀에겐 취미이자 사회생활일 뿐이다. 또한 짝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도 않았으니 해될 게 없다는 것. 그러나 정작 자신이 그 사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모르고 있다.

"외로워서 그랬어요, 외로워서!"
* 마담풍에게 고함!
누구나 삶은 지루하다. 그러나 삶의 재미를 딴데서 찾으려면 계속 방황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기본생활까지 흔들릴 정도로 모임이나 동호회 같은 바깥 생활을 영위한다면 그것 역시 바람의 범주 안에 들 수 있다. 기본 도덕과 내재된 욕망이 충돌돼 ‘단체’라는 안전지대를 택한 것은 아닌 지 뒤돌아 볼 것.
당신의 위험한 상태가 모든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걱정을 사게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바람이 꼭 눈에 보여야만 바람은 아닌 것이다. 자신의 마음 속에 불고 있는 바람을 살펴볼 것. 잠재울 방법은 바깥이 아닌 바로 당신의 세상 안에 있다.
사진 출처 /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