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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사유지 그리고 보행권과 불법주차의 사이

이장연 |2007.07.03 01:22
조회 409 |추천 0

인도와 사유지 그리고 보행권과 불법주차의 사이

오늘 늦은 퇴근길, 갑자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퇴근 전에 동영상 편집을 해서 블로그에 올려놓고 다음 블로거뉴스에 송고한 '인도 점령한 고깃집 찾은 사람들'에 대한 댓글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건 블로거뉴스 담당자는 댓글 중에 '고깃집에 주차된 공간이 개인 사유지라고 지적한 분들이 있다'며 이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시끄러운 전철 안에서 전화를 받고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내일 동사무소나 파출소에서 이를 확인하고 현장을 재확인하면 안 되겠냐'고 물었더니 '지금 확인해 달라'하여 어쩔 수 없이 114에 전화번호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상호와 관련한 전화번호는 없다고 하더군요. 대략난감. 다행히 삭제하지 않은 원본 동영상이 있다는 것이 생각나, 가방에서 주섬주섬 캠코더를 꺼내 흔들리는 전철 칸에서 전화번호를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 고깃집에.
전화를 받은 아주머니께 몇까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지난 주말 주차되어 있던 자리가 가게 땅인지 주차장인지 말이죠.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의 지적대로,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던 자리는 '일부가 가게 땅이고 일부는 보도'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그것만 확인하고 전화를 마쳤습니다. 그 내용을 다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괜히 찜찜했습니다. 제가 말하려고 했던 것이, '잘못 된 건가?'란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정류장에서 곰곰이 다시 그 장면들을 곱씹으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제가 서있는 그 자리의 인도가 바로 고깃집 차량들이 줄지어서 있던 곳의 인도와 흡사한 것을 눈치 챘습니다. 그래서 그 보도를 따라 가보았습니다. 정말 차도와 인도, 그리고 건물 앞 사유지의 틈바구니가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어디가 인도고? 어디가 사유지인가? 사유지는 인도로 포함되지 않는지?


인도와 사유지? 그러면 사유지니까 이곳에도 주차가 가능한가?


전철역 앞 고깃집 여기도 보도와 사유지의 경계가 있다. 그런데 사유지라고 해서 보행을 가로막으면서까지 주차해도 되는지?


이 차량은 아예 인도 위에...하지만 바로 옆이 차량 소유자의 사유지라면 말이 달라지는건가?


어떤 잡화점의 승합차량이 인도와 사유지의 경계에 주차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볼라드(차단석)이 설치되어 있다. 이것도 문제는 없는건지?


도로변 불법주차만이 불법주차고, 인도와 접한 건물 앞 사유지 그것도 주차장이라 표시되어 있지 않은 곳에 주차하는 것은 정당한가?


인도와 접한 옷가게의 사유지에도 주차가 가능한가?


우체국 앞에 비쭉 차후미를 내밀고 주차되어 있는 차량도 사유지에 있으니 괜찮은 주차인가?


그 땅이 사유지라 해도 보행자들의 보행을 위협하는 차량을 올려놓아서야...



그리고 횡단보도 앞에 서있던 교통경찰을 발견하고는 궁금증을 털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길을 건너가서 물어보았습니다. 인도와 접한 사유지에 차량주차에 대해서 말이죠. 하지만 그는 잘 몰랐습니다. 위 사진 중 잡화점 앞에 주차된 승합차량이 점포(사유지) 앞에 주차되어 있지만, 주차공간이 아님에도 인도를 가로막고 주차되어 있는 것은 도로 불법주차와 같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그것에 대해서도 명확히 답해주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늦은 저녁을 먹자마자, 피곤하지만 관련 법규를 찾아보았습니다.
도로교통법과 주차법에서 관련된 규정과 내용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인도 설치기준은 지방지역의 도로의 경우 인도의 최소 폭이 1.5m, 도시지역 도로별 최소 폭은 주간선도로 및 보조간선도로의 경우 3.0m, 잡산도로 2.25m, 국지도로 1.5m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지적한 고깃집이 접한 인도의 경우, '차량이 주차된 곳은 사유지지 인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해주신 부분을 제외하고 나면 이 규격에 맞지 않는 인도입니다. 특히 버스정류장으로 인해 인도가 급격히 좁혀져 있는데, 채 1m 되지 않습니다.(동영상 58초 부근) 그렇다면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던 공간도 사유지지만 인도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관련해 도로교통법 제1장 총칙 제2조 9항에는 보도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 "보도"라 함은 연석선, 안전표지나 그와 비슷한 공작물로써 경계를 표시하여 보행자(유모차 및 행정자치부령이 정하는 신체장애인용 의자차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통행에 사용하도록 된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 -

그리고 사유지라 지적하신 자리는 어디에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표시가 없습니다.
그 흔한 하얀색 주차 라인도 없었습니다. 인도와 같은 보도블럭 뿐이었습니다. 관련 법규인 주차장법에 따르면 '부설주차장'이란 것이 있습니다. 고깃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차장이 이에 해당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와 접한 고깃집 사유지도 부설주차장으로 허가를 받았는지, 부설주차장 설치계획서를 제출했는지는 확인해 볼 사항입니다.

- 주차장법 제19조 (부설주차장의 설치) ①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의 규정에 의한 도시지역·제2종지구단위계획구역 지방자치단체의 조례가 정하는 관리지역안에서 건축물·골프연습장 기타 주차수요를 유발하는 시설(이하 "시설물"이라 한다)을 건축 또는 설치하고자 하는 자는 당해 시설물의 내부 또는 그 부지안에 부설주차장(화물의 하역 기타 사업수행을 위한 주차장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설치하여야 한다. [개정 95·12·29, 2002.2.4.법률제6655호] [[시행일 2003.1.1.]] -

- 주차장법 제19조의2 (부설주차장 설치계획서) 부설주차장을 설치하는 자는 시설물의 건축 또는 설치에 관한 허가를 신청하거나 신고를 하는 때에는 건설교통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부설주차장 설치계획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시설물의 용도변경으로 인하여 부설주차장을 설치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용도변경을 신고하는 때(용도변경신고의 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그 용도변경하기전을 말한다)에 부설주차장 설치계획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개정 2003.12.31] [[시행일 2004.7.1]] [본조신설 2000.1.28] -

어쨌든 보도를 축소해 차도를 넓히고, 횡단보도에서조차 차량들과 운전자들로부터 구박 당하고 쫓기다시피 길을 건너야 하는 보행자들의 현실에서 그곳이 사유지라 하더라도 인도와 접한 곳에 차량들이 주차 되어 있는 것은 탐탁지 않습니다. 특히 앞서 언급했지만 진입방지턱과 볼라드(차단석)가 고깃집이 위치한 길 양 끝에 설치되어 있음에도 인도와 접한 사유지에 차량 주차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사유지니까 보행자의 안전이 보장된 인도로 차를 몰고 와 주차하고 차를 빼내도 된다는 말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자동차가 중심의 교통체계와 사회라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교통행위인 보행을 가로막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보행의 안전을 위해 차도와 인도를 분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유지? 주차시설이라는 명목으로 인도를 따라 차량을 몰고 들이대는 것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 아래와 같이 댓글 남겨주신 분이 정말 판검사일지는 모르지만, 관련 판례나 법규를 잘 아시는 분이 있으면 관련 동영상을 보시고 이야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내일 아침 출근길에는 자세히 고깃집을 둘러볼 생각입니다. 참고로 고깃집이 들어선지 몇개월되지 않았습니다. 보행자들이 이용하던 보도 그대로입니다. 이 이야기를 먼저 꺼냈어야 하는데...^-^::  

'도로 중 일부는 개인땅입니다. 그럼에도 공공성이라는 측면에서 일부를 도로에 편입시키지요. 위 도로는 엄밀히 개인 소유 땅입니다. 인도와 소유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불법 아님. -판검사-'

* 스웨덴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행자가 아무런 장애 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환경에서는 걷는 거리가 30% 정도 길어지면, 보도 폭이 넓어지고 쾌적한 보행환경이 조성되면 걷는 거리를 50%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한다.


* 아참! 전 고깃집 앞집 뒷집 옆집에 위치한 경쟁업종에 종사하지 않습니다. 고깃집 홍보를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 인도위 불법주차 관련 기사
- 보행자 권리는 뒷전
- 서울시내 보도, 걸을 '틈'이 없다
- 인도 불법주차 "걸어다니는데 너무 불편"

* 법률 자료 참고 : 로앤비 http://www.lawnb.com/

* 보행권 관련 사이트 : 녹색교통운동 http://www.greentranspo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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