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과 해외여행자율화 이후, 성구매 국가라는 불명예
20세기 말 냉전의 장벽이 무너진 뒤, 한국은 개방의 흐름 속에서 숨가쁘게 21세기를 맞이하였다. 1980년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날로 증편되는 항공기는 물자를 실어 나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이 곳, 저 곳으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이제 해외 여행객은 천 만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관광산업의 성장, 그 이면에 무엇이 있는가?
글로벌 시대의 시민들은 더 다양한, 더 새로운, 더 많은 문물을 소비하고픈 욕망의 용광로 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욕망을 부채질하는 신자유주의 질서와 여행이 만나자 아름다운 풍광, 이색적인 문화들은 대규모 관광산업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여행을 소비하는 층이 광범위해지면서 관광산업은 더욱 활발하게 개발되기 시작했다.
특히 남성 구매자들에게 ‘섹스소비’의 장은 더 크고 다양해졌다. 섹스관광은 더 이상 한국을 찾는 외국인 성구매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본인 관광객을 타겟으로 했던 기생관광, 88올림픽 유치시 외국인 남성 관광객을 타켓으로 했던 섹스관광은 한국이 성매매 공급국임을 드러냈다면, 경제성장과 해외여행자율화 이후 한국은 성매매 구매국으로 악명을 높이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국가가 성매매 관광 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유학생, 연예인관광객, 일반 관광객, 비즈니스 접객 등 성구매자의 층은 넓다. 최근에는 이들 관광지에 골프장이 난립되기 시작하면서 골프관광과 성매매 관광이 혼합되기에 이르렀다. 또 언론에 잘 알려진 키리바시(남태평양의 섬)에서는 한국인 원양어선 선원들이 키리바시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해 이 섬에는 없던 신조어, 꼬레꼬레아(성매매를 가리키는 말) 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홍콩, 대만, 베트남, 중국, 괌, 사이판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어디라도 관광산업이 발달한 곳에는 예외없이 성착취 산업이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 이들 성착취 산업은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각종 성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원색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서비스 제공’ ‘본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짜릿한 이색 추억’ 등 이들 해외 성매매 업소 홍보는 경험자들에 의해 인터넷을 타고 퍼지고 있다. 물을 것도 없이 이들은 성매매 여성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다.
태국 사례 - 성매매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 남성들의 방문이 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상당수가 여성들을 공격적이고 거칠게 대하고 먀약까지 강요함.
필리핀 사례 - 1020대 유학생들이 주요 성구매 고객으로 일회성 성매매는 물론 심지어 현지 여성과 동거하고 생활비까지 보조받다 어학연수 후 한국으로 돌아가 연락을 끊는 경우도 많음.
필리핀 세부 사례 - 2006년 해양수산부, 청소년위원회, (사)청소년을위한내일여성센터 현지조사 팀이 인터뷰한 25명 가운데 16명이 한국인 남성으로부터 심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
키리바시 사례 - 만 14살이 되지 않은 아동 때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함. '꼬레꼬레아 같은 X'이라는 욕설이 생길 정도로 한국인 남성에 의한 성착취 및 인권침해 심각함.
위의 피해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성매매 여성들은 홍보전단지 속에서는 ‘야한’ 옷차림으로 웃고 있을지 모르지만 인신매매의 피해자이거나 고단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빈곤계층의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성매매 관광 안 하기! 자신을 존중하는 여행 문화, 나부터 실천
열심히 일하는 만큼 휴식은 중요하다. 여행, 일상탈출, 해방감만 생각하고 내 돈 주고 무엇을 하든 무슨 상과이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해방감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방종으로 이어져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나에게는 '쾌락'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음의 상처로 남고,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는 경험일 수 있다.
여행자라면 떠나기 전에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여행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할 때다. 성구매 하지 않기는 타인의 권리와 인간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실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