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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이번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닷!{1}

박한솔 |2007.07.05 11:50
조회 36 |추천 1

전화는 South Bank지역에 있는 한 레스토랑으로 부터 걸려온 것이였다. 전화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으로 오늘 6시까지 오라는 내용이였던것 같다.

인터뷰를 대비해서 옷도 깔끔한 것으로 갈아입고 간만에 세수도 했다.(...엥? -_-;;)

 

어느덧 시간이 다 되어가고 나는 5분전에 도착하는 센스를 보여줬다.

 

▲내가 방문한 식당.

 

웨이트리스가 나에게 다가와 "How are you today?"라고 묻는다. 우리나라말로 직역하면 "오늘 어떠냐?" 당연히 "Fine thanks."라고 답해주고 바로 전화를 받고 왔다고 했다. 그러자 종이 한장을 내 주며 빈 칸들에 쭉 적으라는데 황당한 질문도 있었다.

 

'접시 세 개를 나를 수 있으면 체크 하시오.'

 

첨에 이 질문을 봤을때 정말 난감했다.

 

'접시 세 개? 난 다섯 개도 나를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하며 체크표시를 하려는데... 옆으로 한 웨이트리스가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 두 개를 양손에 나머지 한개를 왼쪽 팔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서빙을 하고 있었는데 그제서야 질문의 의미를 알았다. 그리고 그 질문을 건너뛸수 밖에 없었다(즉, 난 접시를 두 개 밖에 못 나른다).

 

Application Form 작성을 마친후 웨이트리스에게 건내주자 곧 해적같이 생긴 한 남자가 나에게 와서 묻는다.

 

그 남자: 너가 제스냐? (Zes(제스)는 한솔이의 영어이름)

한솔: 넵

그 남자: 따라와.

 

그 수상한 남자는 나를 부엌으로 끌고가더니 다른 덩치 큰 남자에게 서로 소개시킨다. 설겆이를 하고 있던 그 Bratt이라는 친구의 인상이 무척이나 불만스러워 보이는 인상이였는데 의외로 친절했다(이래서 사람은 겉 모습을 보고 알수 없다고 하나보다).

처음에 선장 같이 생긴 남자는 Guy라는 사람이였는데 이 식당의 Head Chef였다. 나를 Bratt에게 소개시켜주고는 그냥 가버렸는데 Bratt이 바로 나에게 프라이팬 씻는 방법과 Washing Machine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난 그냥 인터뷰만 할줄 알았던 지라 복장도 긴 소매에 불편한 복장이였고 평상복이라 버리면 안되는 옷 이였는데 바로 이렇게 시작하려는 난감했다.

 

그래도 별수 있으랴... 행여나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일단 프라이팬을 잡고 문질렀다. 내 머릿속엔 온통 시급과 무슨무슨 요일에 일하며 하루에 몇시간을 일하는지 등등 궁금증으로 가득찼지만 도저히 그런 것들을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였다.

 

▲새로운 키친핸드로써의 활동 무대.

 

세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 나를 불렀던 Guy가 일은 할만 하냐고 묻는다. 괜찮다고 하고 드디어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봤다.

 

한솔: 저기... 시급이 어떻게 되나요?

Guy: (컴퓨터 모니터를 켜며)나이가 몇 살이지?

 

순간적으로 본 Guy의 컴퓨터 모니터에는 연령대 별 시급표가 나와있었다. 내눈에 표의 내용들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20세 미만은 시급이 더 낮았는데 한국 나이로는 내가 21살 이지만 인터네셔널로는 20세 였으므로 간신히 20세 이상 시급인 $15.95(세금 떼면 $13정도)을 받을수 있었다.

스케줄 리스트를 받고 보니 오늘 스케줄에 Trial이라고 적혀있다. 받는 돈 없이 연습삼아 일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일했던 그 어떤 일보다 시급이 높았으므로 그다지 불만스럽진 않았다. 그리고 어떤일이나 트레이닝은 있기 마련. 아무튼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게되어 기쁘다.

 

▲Co-worker였던 Luke. 부모님이 이 식당에 식사하러 왔다가 주니어 키친핸드를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시작하게 되었단다.

 

 

한번은 내가 소스가 말라붙은 프라이팬을 박박 문지르고 있는데 한 요리사가 와서 나에게 물었다.

 

요리사: 배고파?

한솔: 네.

요리사: 뭐 만들어줄까?

한솔: 아뇨 괜찮아요(한번쯤 거절하는 센스).

요리사: (메뉴도 없이 묻는다.) 아냐. 말해봐 뭐 먹고 싶어?

한솔: (하지만 예의상 메뉴를 물어볼순 없다.) 그럼 그냥 아무거나 만들어주세요.

요리사: (잠시후,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맛있는 '까르보나라' 를 가져온다.) 자, 먹어.

한솔: 아이고 뭐 이런걸 다... 감사합니다.

 

여기까지가 원래 한국의 정석이다. 그런데...

 

요리사: 배고파?

한솔: 네.

요리사: 뭐 만들어줄까?

한솔: 아뇨 괜찮아요(한번쯤 거절하는 센스).

요리사: 그래? (진짜 그냥 가버린다.)

한솔: (상당히 당황한다.)엥? 

  이 일 이후로 호주에서 누가 뭐 먹고 싶냐고 물으면 0.8초 안에 바로 대답하는 습관이 생겼다.  

마지막 일을 그만둔 뒤부터 이제까지 내가 이력서를 50장 가량 돌리고 받은 전화는 6통. 이렇게 괜찮은 일자리도 있는데 다른사람들도 가능하면 터무니 없는 시급($6~8/hour)을 받으면서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62]번 글에서 계속 됩니다.--->>

 

[11.July.2006] 입대를 앞 둔 제 친구들을 위해...


[12.July.2006] 요즘 자꾸 입안이 허는군요. 입안에 헐었을때 어떡하면 빨리 나을수 있을까요?  양치질 할때마다 지옥의 문턱을 다녀오는 기분입니다.(눈물이 찔끔찔끔...ㅠ)

 

[25.Aug.2006] 이제 내일이 이 레스토랑에서 마지막으로 일하는 날 입니다. 이 글이 생각나서 다시 들어와 봤는데 처음 일을 시작했던 때가 생각이 나는 군요.

 

[31.Aug.2006] 마지막으로 일하고 받은 음식들 입니다.

왕 새우 스파게티와 정체불명의 피자인데 피자는 제가 토핑해달라고 하는 재료들로 토핑해서 메뉴에는 없는 스페셜한 피자입니다 ㅋㅋ (메뉴에 있는 재료들중에서 비싼 것만 골라서 다 넣어달라고 부탁했었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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