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언제나 세상은 돈다는 것에 대해 3초만 생각하자

이진경 |2007.07.12 20:03
조회 33 |추천 0

세상은 멈춘 듯하다. 자신이 볼 수 있는 것만을 보기 때문에 그렇다. 두 눈을 감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온갖 새명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요한 산에서 휘파람을 불며 흐르는 시냇물 소리, 아무도 모르는 새들의 지저귐, 적도상의 지점에서 1시간에 1670km의 속도로 괭이처럼 회전하면서 1분에 1800km 의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고 잇는 지구, 태양은 은하계 속을 1초에 250km의 속도로 운동하고 있다.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멈춘 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의 마음에서 또는 갇혀있는 자신의 처지로 인해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다. 이런 처지로 인해서는 세상은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세파에 휘둘리는 것이 싫어 독불장군식으로 도피처를 찾아 떠난 사람도 이렇게 느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피했을지언정 자신의 마음을 피할 수는 없다. 한 선승이 있었다. 선승에게는 많은 제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어떻게 하면 선승의 수제자가 될 수 있을까 궁리를 했다. 선승의 제자가 되는 것이, 머리를 깎고 세속을 떠난 사미승들에게는 커다란 목표이며 기쁨이자 누구나 간절히 바라는 바람이었다. 하루는 선승이 모든 사미승들을 불러모아 과제를 냈다.

 

"아무도 보지 않는 데서 새를 한 마리 죽여서 가지고 오너라. 제일 먼저 가지고 오는 사람을 내 수제자로 삼겠다."

 

선승의 말에 선승의 수제자를 꿈꾸던 사람들은 휑하니 흩어졌다. 점심나절이 지나자 한 명 한 명 죽은 새를 손에 들고 만면의 미소를 머금고 돌아왔다. 하지만 선승은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본 체도 하지 않았다. 제자들은 서로 눈만 멀뚱거리며 우두커니 서서 선승이 입만 떼기를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선승은 선방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고 앉아만 있었다. 한 명반 빼고 한 손에 죽은 새를 들고 다 돌아와 선승의 말만 기다렸다. 드디어 선승은 마지막 한 명이 돌아오자 몸을 돌려 마당에 서성이는 사미승들을 불러 모았다. 주욱  흝훑어본 선승은 손에 아무것도 안 들고 마지막으로 돌아온 사미승을 보며 "너는 어찌하여 다른 사람들은 다 잡아온 새도 한 마리 잡아오지 못하고 이렇게 늦게 왔느냐?"며 물었다.

 

선승에게 질문을 받은 사미승에게 다른 사미승들의 시선이 꽃혔다.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그는 쭈뼛거리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새를 자으려고 했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은 없었스니다."

 

"누가 따라다니기라도 했단 말이냐?"

 

"그게 아니고, 새를 잡으려고 하면 내 자신이 보고 있었습니다." 머뭇거리며 더듬더듬 답을 하는 사미승을 보고 미소를 머금은 선승은 그를 수제자로 삼았다. 어쩜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미승은 선승이 낸 문제를 푼 것이다.자기가 해답을 풀겠다고 생각해서 푼 것도 아니고 능력이 뛰어나서 푼 것도 아니다. 단 한 가지 사실은 진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삶의 진실된 기쁨은,세상은 자신이 멈추자고 생각해서 멈추는 것도 아니고, 도피하자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는 데 있다. 이렇게 피할 수 없는 삶이라면, 한번 힘껏 노력해 살아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