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시작은 암울하다. 동심들이 산뜻한 마음으로 마실나오듯
극장에 만개하였거늘 감독은 그 동심의 눈가에 검은 그림자를
가득 실어 준다. 심장이 굳어가는 나이인 나에게도 그 어두움은
익숙지 않은 불편함이였다. 차츰 그 불편한 어색함에서 익숙함으로
영화가 나아갈 때 비로소 몰입 할 수 있었다.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나왔던 죄수가 게리 올드만이였다는걸 발견하고선 난 나의
안면인식장애를 떨떠름하게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 또한
처음에 느꼇던 그 어색함이 사라진후 생긴 익숙함이 가져다 준
편안함에서 기인한 통찰력이 아니였을까? 그 이후 영화에선
마법부 차관이란 아줌마가 등장해서 학교에 관료주의의 엄격함과
프로테스탄티즘의 지향점에 가까운 도덕성을 강요한다.
물론 이것은 교장의 방침과 반대되는 것인데 이 장면에서
현재 우리 교육부와 대학간의 힘싸움이 연상되었다.
물론 감독이 우리나라 사정을 알고 만든건 아닐 것이고
그가 비판하고자 한 것은 지나친 관료제의 폐해와 엘리트 의식이
가득한 기득권층에 대한 풍자였으리라. 또한 재미있는 것은
기존의 탐탁치 않아 보였던 교수진들이 정말 우리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차관의 행동은 난폭했다.
우리편 남의편 나누는 그런 유치한 행동은 사회에서뿐만 아니라
경로당에서 까지 일어나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 아닐까 한다.
여튼 그러한 외집단의 압박으로인해 내집단이라 할 수 있는
호그와트 학생과 교수진은 더더욱 단결하게 된다. 물론 그러한
새로운 추세에 발 맞춰 신진 기득권에 아부하며 영달을 꾀하는
무리도 등장한다. 호그와트라는 학교를 좀 더 세상과 가깝게
느끼게 하는 이런 연출은 해리의 정신적 성장과 맞물려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자유와 방임이 진보라는 가치를
거의 부등식으로 인지하는 다수가 존재하는 현실에 비추어 봤을때
그 차관의 행동은 반동적이고 사회적 주류 가치인 자유라는 사상에
역행하는 일종의 보수 우익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제도적 압박에 대한 대항마로는 마치 일제 강점기의
지식인들이 택하였듯 전쟁을 통한 개혁(김좌진 등)이나 교육등을
통한 점진적 개혁(안창호 등) 또는 외세를 빌려 적을 물리치자는
이승만류의 움직임과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동적 지식인들
그리고 항상 문제가 되는 서정주 류의 주류의 가치관을 확대 재생산
하는 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해리포터는 이에
대한 탈출구로서 해리와 그의 친구들이 주축이 된 그들만의 조직을 결성한다.
이것은 위에 말한 1안과 2안의 절충적 방안으로 해리의 용감성과
강한 내적의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 후의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논하지 않겠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어두운
분위기와 지도자의 모습을 갖춰가는 해리의 모습등에서
이전 시리즈와 다른 해리포터를 발견 할 수 있다. 이것은 이
영화가 비단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주는 꽤나 괜찮은 영화가 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은 이전 시리즈 보다 비교적 낮은 편인데
이것은 성장한 해리포터에 대한 일종의 반감과 어울려
어두워진 영상에 대한 어색함이 표출된 결과 인듯 싶다.
또 한가지 음모론 적으로 제기 될 수 있는 것은 요즘 어려운
한국 영화계를 감안한 몇몇 알바들의 저평점 세례도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트랜스포머 이상의 재미와
신비가 있다. 나는 트랜스포머를 보면서 well-made라는 생각은
했으되 특별히 재밌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것은 지적 허영을 좇는 나의 가치관과 영화 내에서의 지나친 액션으로 인한 긴장의 피로감이 한 몫 한게 아닐까 싶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이전 시리즈에서 느껴졌던 추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 부재와 결말이 뻔히 보이는 내용 전개가
재미를 반감 시켰을 요인으로 작용할 요지가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영화는 헐리우드가 만든 정말 괜찮은 블록버스터
중 하나라고 자신할 수 있겠다. 이 영화에 무차별 악평을 날리는
사람들도 조금 다른 관점으로 영화를 본다면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영화를 되새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