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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낙엽으로 날리는 거리에서

이영진 |2007.07.18 19:57
조회 18 |추천 0


살아 있음을 느낀다.

아직은 술잔이 남아 있기에

아무도 없는 바람과 바쁜 차들의 거리에.

그리움도 말라 버린 낙엽의 가을에.

아직은 살아 있음이 우습다.


나는 출렁인다.

눈 깊은 바람은 또 얼마나 나를 거부하고

헤매는 사람들끼리도 방해받고 싶지 않음으로.

머리 속에는 늘 파도가 거품으로 부서지는 하이얀 파도가 출렁이고

나조차 살아 있음을 아무리 의식해도

나는 아프지도 않고 땅은 자꾸만 비틀거리며

술잔이 나를 보고 웃고 있는데

이 어디론가 가버린다.


지쳐 있는 나와 계절을 버려 두고 가 버려질 수만 있다면...

언제일 수 없는 만남으로 인하여 낡은 추억 하릴없이 떠올리고,

그냥 살아갈 수 있는,

그냥 적당히 죽어 버릴 수 있다면


뭐든 붙들어야 하는 아직도 아쉬움에 살아 있지만

내 안타까운 이 삶.

다 살고난 마지막 날조차 이 아쉬움 아쉽지 않을 자신도 없기에.

바람 잘 지나가는 이 길에 더욱 흔들리는데

나무는 왜 저렇게 서서

이 눈빛 매서운 바람의 거리에서 나를 재촉 하지도 않는데

해야 할 일 하나도 없이 나는 이렇게 추위를 느끼는데

나무는 또 저렇게 의연히 서 있나 .

나는 쓰러지려는 걸 억지로 부여잡고 있는데

잠시 부는 바람에도 너무 잘 흔들리고 있는데

나무는 나를 지치게 한다


무엇이든 말해야 하고 말하고 싶은데

어디를 향해야 할지도 알 수 없이

땅은 비틀거리며 일어서

내 속에 울고 있는를 돌아보고 있다.

아, 웃고 싶다.

살아 있음으로 하여 크게 웃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서정윤 / 혼자 낙엽으로 날리는 거리에서 나누는 또다른 나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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