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
이상한 가족은 한 시간쯤 달려 어느 마을의 입구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3시가 넘었지만 아직 점심을 먹지 못해 배가 무척 고팠다. 또 빈속에 맥주를 부었더니 알딸딸하게 취기가 돌았다. 어디 가서 텐트치고 쉬고 싶었지만 정우가 동쪽으로 조금 더 가야 한다며 짐을 챙기라고 야단이다.
정우
고속도로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바뀌었다. 차들도 더 많이 다니고. 왠지 예감이 좋다. 배가 너무 고팠다. 가방을 뒤져보니 햇빛에 녹은 초코바가 있어 허겁지겁 먹었다. 배가 고프고 음식이 없을 때는 항상 비가 안 오고 춥지 않은 날씨가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날 위로 하였다. 그리고 배가 고파도 같이 고파할 사람이 있으니 덜 고팠다.
현우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정우 앞에 서서 히치하이크를 하고 있었다. 배가 무척 고팠다. 뭐 먹을 거 없나 하고 뒤를 돌아서는 순간 정우가 혼자 초코바를 먹고 있었다. 이런 의리 없는 자식! 못 된 짓 하다 걸린 놈처럼 잠시 먹는 걸 멈추더니 날 보고 씩 웃는다. 마지막으로 남은 초코바라며 숨겨놓았던 것을 건낸다. 오늘 따라 이 텁텁한 맛이 더 심한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바닐라 맛이네.
정우
두 시간 남짓 기다리다 보니 어떤 노란색 밴이 우리 곁에 선다. 이제는 어떤 사람이 태워 줄 만한 사람이고 어떤 사람이 아닌지 대략 판단이 슨다. 이번에 멈춘 차는 한눈에 봐도 딱 태워 줄 만한 차였다. 허름한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은, 여행자의 티가 물씬 풍기는 20대의 백인 남자였다.
우리가 어디까지 가냐고 그에게 물어보았더니 자기는 Quebec City까지 간다고 하였다. '이게 왠 떡이냐' 하는 시선을 현우와 주고받았다. 우리는 서둘러서 가방들을 차에다 실었다. 이 사람은 이미 자신의 차에 자전거를 2개나 싣고 가고 있었다. 우리의 자전거를 본 그는 자전거 다는 장비를 꺼내서 자신의 차 뒤에 설치해 주었다.
현우
Quebec City란 말을 들은 정우는 날 보며 기쁜 표정과 놀란표정을 동시에 짓는다. 눈 빛으로 기쁨의 물결에 같이 뛰어들라고 강요 하지만 난 Quebec City가 어딘지 모른다. 뭐 임마! 거기가 어디여? 우린 지금 Toronto가는 길이잖아!
Toronto 보다 더 동쪽 있는 어느 도시라고 한다. Quebec은 계획에도 없었고 난 한 번도 들은 적도 없는 도시였지만 정우가 꼭 가보고 싶은 도시라며 날 꼬신다. 어떨 결에 그러자고 했고 우린 차에 짐을 실었다. 어찌되었건 동쪽으로 가긴 가게 되었다. 시간이 늦어져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지평선에 걸친 태양은 아름다웠다.
바보 여행기 - 25. 퀘벡꾸아~ 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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