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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섯째날... 2006.3.5

홍종미 |2007.07.20 23:41
조회 43 |추천 0


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뛰다시피 미디역에 들어섰다. 유레일 패스를 개시하고, 벨기에의 작은 마을 브뤼헤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나는 유레일 패스를 내밀고 open하고 싶다고 띄엄띄엄 말했다.... 이곳저곳 찾아다니다 결국 한 아저씨에게 당첨이 됐는데 아저씨왈...패스 겉표지를 열고는 open?, 패스겉표지를 닫고는 close??? 하면서 싱긋웃는거 아닌가?... 허거겅... 이런 썰렁한 농담을.. 우리는 순간 당황스러우면서도 맘이 편해졌다... 늦을까봐 조급한 마음에 쫓기고 있었기 때문에 덕분에 여유를 잠깐이나마 가질수 있었다...

어쨌든 우리는 야간열차도 예약하고, 브뤼헤로 가는 기차를 탔다... 1등석이당.. 어얼~~ 좋구먼... 우리는 처음으로 유레일 기차를 타고는 잘 탄건가하는 불안한 마음과 드디어 유럽의 그 유명한 기차를 탔구나 하는 어설픈 흥분을 느끼며 자리에 앉아서 책을 꺼내고 창밖을 내다 보았다... 신희는 아침 일찍부터 일어난 덕분인지 잠깐 졸고 있다... 난 어제 일기를 쓴다....

저기서 검표원이 온다... 난 허리춤에 차고 다닌 그 속주머니에서 열심히 표를 꺼내고 있었다... 드디어 우리의 기차표를 보여야 하는군.. 그런데 꺼내기가 좀 그렇네... 옷을 뒤적뒤적하며 겨우 꺼낼쯤... 우리앞에 도착한 검표원...

표를 보여달라는 말을 하기전... 졸던 신희가 번쩍 일어난다... 그러고는 sorry!!!! 라며 자리에서 나오려고 한다... 나와 검표원은 순간 엄청 당황했다...  왜그러지????  왜그러는거얌???..... 검표원은 표를 보여달라했고, 난 표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우리둘이 일행이라고 말했다. 검표원은 표를 찬찬히 보고는 다시 우리 얼굴을 보고, 신희를 다시한번 보았다..... 어쨌든 표를 다보고는 미소지으며 간다...

난 검표원이 가고 나서 신희에게 물었다. 왜그런거냐고???...

신희 왈.... 자리주인인줄 알았단다.... 지정된 자리가 없어서 아무데나 앉았는데 자리주인이 와서 비켜달라는줄 알고 그랬다는 것...

허거거겅...잠깐 졸면서 그런 꿈이라도 꾼걸까????... 킥킥킥... 푸하하하... 우하하하... 난 한참을 웃었다...

신희도 한참을 킥킥거리고 우리는 열심히 웃었다....

검표원의 당황스러우면서 의심스러운 표정... 표를 확인하고는 어리둥절하면서 묘한 동양인이라는 표정.... 생각할 수록 우스웠다...ㅋㅋㅋㅋㅋ.....

차창 밖으로 전원풍경을 바라보다 드디어 브뤼헤에 도착. 기차역의 아름다운 타일그림을 보고, 또 역안에서 열심히 춤연습을 하는 청소년들도 보고, 코인락커를 쓰기위해 안되는 영어를 열심히 준비했다. 동전이 없어 동전도 바꾸고, 처음으로 코인락커 영수증을 손에 들었다. 브뤼헤는 브뤼셀의 작은 축소판이라고 한다. 조금더 옛스럽고 아기자기한 그런 모습이다....

역을 나와 사람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마을 입구로 처음 들어서자 마자 동화속에나 나올법한 예쁜 가게가 있다... 우리는 그 곳을 배경으로 사진부터 찍는다... 그리고는 행복한 미소로 깨끗한 골목길을 걸어간다...집들이 일렬로 미로처럼 연결되어있다. 모두 벽이 붙어있다... 우리나라의 동네와는 사뭇 다른 모습... 작은 창문 너머로 아기자기 집안 살림이 얼핏 보인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지도도 길 표지도 없는 우리는 가장 높은 건물을 골라 그곳을 찾아 골목을 헤멨다... 드뎌 골목에서 벗어났다..

어머머... 신기하당... 가지가 옆으로 뻗는 나무당.... 어떻게 저럴수가 있지??. 누가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은건가?... 꼭 울타리 처럼 나무들은 가지를 서로 옆으로 연결하고는 서있다... 우리는 팔을 옆으로 벌리고 나무와 함께 사진을 찰칵... 춥기는 하지만 기분좋은 알싸함이다...

마녀인형가게, 나무병정도 있고, 정말 아름다운 레이스가게, 말마차, 벽에 나무신발을 꾸미기 위해 붙여놓았고, 초콜렛 가게, 손으로 만드는 수제 인형들... 옷을 정말 예쁘게 입었다... 와!!! 우리는 가게마다 마음에 드는 걸 찾는라고 꼭 한번씩은 서서 보고 이거 예쁘당 소리도 지르고.... 낙서 천국인 브뤼셀과는 너무 다르게 정말 동화나라처럼 예쁘기만한 브뤼헤의 골목과 거리, 집들과 교회,  작은 베네치아답게 보트관광을 하는 사람들도 보고, 아주 어린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온 부부... 머리가 히끗히끗 다정한 노부부.... 힘이 넘쳐나는 젊은 여행자들... 모두 이곳에서는 행복해 보인다...

배가 고프당... 밥먹고 부지런히 기차를 타야하므로 신희가 먹고싶다는 홍합을 먹기위해 한 가게로 들어갔다. 홍합요리가 유명하다더니... 죽 늘어서있는 가게들... 우리는 비흡연석을 요청하고 홍합요리와 와인을 시켰다... 윽..... 너무 크다..... 어쩜 이리도 많지...우리나라에서 먹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아닌 버터맛이 많이 나는 홍합국.... 음... 열심히 홍합을 까먹고 일어섰다... 옆에는 아빠, 엄마, 아이 둘이...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다.... 홍합요리 하나만 시킬걸...

아름다운 브뤼헤지만 나올때 길을 헤메서 우리는 늦을까 또 엄청 뛰었다.... 헉헉... 땀 뻘뻘....

다시 브뤼셀로 돌아왔다... 아직 낮이다. 으허헝... 눈물이 나올것같다... 낮에 본 브뤼셀은 어제의 아름다웠던 브뤼셀과는 틀렸다.... 어딘가를 가고 싶었는데 말이 잘 안통하는 덕분에 엄청 헤멨다. 결국 우리는 버스를 타고 그랑플라스로 다시 갔다. 한 아이와 엄마를 만나는 덕분에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흑인 아저씨 덕분에 버스도 탈 수 있었고, 우리는 이곳에서 유럽의 각종 교통편을 모두 경험하는 듯.... 트램도 타고, 벨기에 버스, 영국의 지하철 등등... 앞으로는 뭘 타게 될까??  참 이곳은 화장실은 무조건 돈을 내야한다.. 우리나라 정말 좋은 나라... 공공시설이나 음식점, 백화점등.. 거의 모든 곳의 화장실이 무료인데... 하긴 덕분에 이곳은 약간은 깨끗한 듯... 사실 요즘은 우리나라 화장실도 깨끗하고 예쁜데.. 뭘... 그리고 음식점의 물도 공짜인데... 물도 사먹고 그래야 하다닝... 인심도 후하고, 음식도 맛있고, 유럽이여 우리나라를 본받아야해... 남편도 엄마도 보고싶다... 벌써 가는 날을 세고 있다....

어쨌든 우리는 야간열차를 기다리기 전에 다시 그랑플라스를 꼼꼼히 낮에 둘러보기로 했다. 어제밤은 제대로 못본게 많아서... 유리공예품을 파는 가게 앞... 너무 예쁘당.... 어쩜 저리 이쁘게 만들었을까... 너무 사고 싶지만 한참 남은 여행중 깨지기 쉬울듯.... 아쉽지만 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자정쯤에나 오는 기차... 배가 고픈 우리는 역안에 있는 슈퍼에서 과자와 콜라 등을 사서 먹었다. 지금 미디역 휴게실에서 나의 앞에는 술이 너무 많이 취한 노숙자가 쓰러져있다. 술병이 굴러떨어져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그 노숙자는 속이 안좋은지 술을 게워냈다. 음식은 안먹고 술만 먹은듯... 어쩌지... 누군가 도와주면 좋을텐데.. 너무 아프겠다... 그러나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결국 경찰이 등장을 하고 데리고 간다. 우리는 냄새에 다른 휴게실로 옮겼다....

휴게실에서 졸기도 하고 우리는 지루하게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이 나간다. 웬 경찰들이 커다란 경찰견을 데리고 등장해서는 우리에게 무어라 한다. 난 경찰관이 클로즈라고 하는 소리를 경찰견 입을 막았으니 괜찮다고 하는줄 알았다. 허거겅.... 그게 아니었다. 휴게실을 닫으니 나가라는 소리당... 이렇게 추운 날씨에 그나마 이곳이 따뜻했는데... 역안의 상점들도 문을 닫고, 표를 파는 따뜻한 곳도 문을 닫고 휴게실도 문을 닫고 모두 퇴근한다... 기차를 탈 사람들만 이 추운 미디역에 남겨졌다... 허거겅.... 엄청 추운 이 날씨에 우리는 어디서 뭘한단 말인가?.... 미디역을 뒤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을 찾기위해. 드뎌 나는 햄버거집을 한곳 찾았다. 그나마 그곳은 좀 나았다. 우리는 커피를 시키고는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있기위해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는 행복이었다.. 문을 닫는 중이었던 것...

결국 문을 닫고 우리는 너무나 아쉽지만 추운 미디역의 의자위로 자리를 옮겼다. 따뜻하게 하려고 담요를 다 꺼냈다... 가뜩이나 신희는 얇은 옷만 가지고 와서 더욱 안타깝다... 음.. 야간열차가 이렇게 힘든 일이었구나... 앞으로 우리의 야간 열차는 어떨까???  걱정이 되는구먼... 밤 11시 41분 차에 올라 쿠셋을 찾았다... 허거겅.. 찾고 보니 가장 불편하다는 중간칸... 우띠.... 어케 된거징... 언어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구먼... 우리는 추위에 점퍼까지 그대로 입고 자리에 누웠다. 피곤하고 춥고, 배고프고, 잠은 오는데 몸은 불편했다... 밑칸에는 부부가 왔다... 불을 끄고 자려고 하는데 이 부부의 애정표현이 심란하다... 민망한 우리들.. 모르는척 잠을 청한다...어쨌든 이젠 발펴고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꿈을 꾸자.... 미지의 나라를 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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