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당장 헤어질거야. 내가 더 이상은 못 참아.
내가 이런 대접받으면서 살 이유가 없어. 지가 뭔데?
애들아, 나 진짜 헤어질래."
그녀가 친구들앞에서 이별을 선언하자
주위의 반응은 일단 냉담합니다.
처음이 아니거든요.
저렇게 말했다가는 어느날 또 슬그머니 다시 만나고,
자기가 먼저 흉보기 시작해 놓고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내 남자 친구한테 그럴수가 있냐'
며 서운해 하고...
몇번 당해본 친구들은 서로 눈을 이리저리 마주치며
그녀 몰래 은밀한 눈빛대화를 주고 받습니다.
'또 시작이네.. 이번엔 진짠가?'
'야, 속지마. 저번에도 진짜 헤어질거 같앴잖아'
'아~ 저 커플 싸우는거 이젠 내가 다 지겹다'
'내 말이...'
친구들의 반응이 이렇게 조용하자.
그녀는 점점더 격렬하게 화가 난 시늉을 합니다.
"진짜야~ 이번엔 진짜 헤어질거야.
세상에 여자빼면 다 남잔데 내가 왜 하필
그런 나쁜 남잘 만나야 돼?
나 이번주 일요일에 꼭 말할거야. 두고봐! 정말 말할거라니까."
그녀의 뻔한 원맨쇼를 지켜보던 친구들.
그중 한명이 진~짜 지겹다는 표정으로 그럽니다.
"야! 헤어질거면 지금 헤어지지 뭘 또 일요일까지 기다려.
너 그래놓고 일요일밤에 우리한테 다 단체문자 돌릴거지?
그래도 이 사람밖엔 없는거 같애... 으이그~ 으이그~"
나머지 친구들의 소리없는 열렬한 동조. ㅋㄷㅋㄷ
그러자 그녀는 약이 올라 점점더 목소리가 커집니다.
"야! 니네 내가 진짜 헤어지면 어쩔건대...
진짜 헤어지면 어쩔건대~"
친구 1의 대답
"어쩌긴... 너도 맨날 여자들끼리 노는데 뭐 끼워주는거지."
이때쯤, 의자에 비스듬히 게으르게 앉아 있던 친구 2가
슬슬 몸을 일으키며 상황을 정리합니다.
"야! 너 진짜 헤어질거면 당장 그 커플링부터 그냥 빼.
그거 그냥 큐빅이라며~ 기억 안나?
너 그때 비싼건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막 화냈던거.
빨리 버려~ 헤어질 사람인데 왜 끼고 있어?
헤어질거면 지금 당장 그 커플링 빼고 전화해. 지금. 빨리!"
친구들의 협공에 궁지에 몰린 그녀.
볼이 퉁퉁 부어서는 가만히 앉아 있더니
한참후에 우물쭈물 한다는 말이..
"근데 그러면... 진짜 헤어져야 되잖아."
물고 뜯는 싸움도 아니고, 칼로 물이나 베는 싸움.
남의 사랑싸움만큼 재미없는 얘기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그래서 신구아저씨가 늘 이런 말을 하셨나 봅니다.
"에... 4주후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언제 들어도 지루한 남들의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