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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세이퍼시픽항공 승무원교육

백주영 |2007.07.23 13:04
조회 1,033 |추천 2

 

승무원 교육

 

4주간 YMCA에서 2인 1조로 된 방에서 매일 아침 케세이 퍼시픽 항공 교육센터로 출근을 한다.  교육은 전면 영어로 진행이 되고, 거의 매일 시험을 치른다. 아침에 배운 것 오후에 시험을 치르기도 하고, 오늘 배운 것 다음날 치르기도 한다. 모든 것이 다 새로운 것인데다 잠시라도 딴청 피우면 예리한 교육관들이 이름을 부르며(머리도 좋지, 모두다 이름을 다 외운다), ‘do you follow me?’ ‘any problem?’ 해가면서 주위를 집중시킨다. 물론, 첨에 내 이름을 부르며 ‘do you follow me?’ 했을 때, 자길 따라오겠냐고 하는 줄 알고, 거의 자리에서 일어나서 ‘OK’ 할 뻔 했다. 한국에서 쓰지 않았던 방식의 영어였던 거다. ‘Do you understand?’ 했었어야 금방 알쥐,,, 어쨋건,, 한가닥 한다던 영어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나는 사건이였던 거다.. 적어도 내게는,,,

 

여러 차례 영어시험을 치르고, 재시험도 치르고, 서비스 교육을 받고, 실습하고, 꼬냑, 위스키, 와인, 칵테일 이름은 물론이고 만드는 방법, 어떤 Garnish(칵테일을 외관상, 미관상 장식하는 체리나 레몬 슬라이스, 올리브등)를 어떤 칵테일에 어떻게 올려야 하는지, 물잔, 와인잔, 꼬냑잔, 얼음을 넣고 안 넣고에 따라 서빙하는 위스키잔과 꼬냑잔도 틀리다, 이걸 다 외어야 한다.  그걸 다 시험본다.  빵 서빙하는 법, 수건 나눠주는 법, 거두는 법도 배우고 실습한다.  모두다 아는 얘기인 lady first도 여기에 해당한다. 잘생긴 남자에게 먼저 줘서도 안되고, 할아버지라고 먼저 주는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lady가 젤 먼저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실전에서도 그렇게 하냐고?  그럼 당연하지, 근데 가끔씩 예외는 있다. 이따금씩 자신이 공주라도 된 양, 예의 없는 lady들이 있는데, 이들은 눈에 띄지 않게 눈총을 받는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먼저 서비스를 받아야만 한다고 굳게 믿는데, 실수 하는 척하며 옆사람에게 먼저 건낸다. 그리곤, 미안하다고 얘기한다, 정색을 하면서 말야,, 그러면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에고,, 이런 말은 하면 안되는데,,,

 

서비스 교육중에 하나는 다루기 힘든 승객 대하기가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는데, 가장 많은 부류가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기분이 이미 나빠져 있는 상태다. 집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었거나, 차가 늦게 왔거나, 예약이 잘못 되어 있었거나, 자신이 원하는 창가자리나 발 뻗을 자리가 충분히 넓지 않은 좌석에 배정을 받았거나, 기내 승무원을 만나기 이전에 이미 기분이 나빠져 있는 사람들이다. 지상요원과 같은 유니폼을 입었고 우리회사에 대금을 지불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승무원에게 응석(?)을 부릴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물론, 우리는 거기에 대비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 그 응석을 받아 들일 준비를 하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비행기를 탈 정도로 수준이 있다고 생각하여 대화가 통한다, 자신들을 화나게 한 사실을 다 털어놓는 동안, 참을성 있게 얘기를 다 들어주고, 거기에 ‘어머 그러셨어요’ ‘이해해요’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등의 맞장구만 치는 것으로도 별다른 조처 없이 기분좋게 서로 웃으며 비행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여기에서 이어져서 친구가 되기도 하고, 결혼을 하기도 하는 사람도 있다. 

 

서비스 교육에 이어 안전교육이 있는데, 교육센터에는 비행기 크기만한 비행기 모형이 있다. Mock-up이라고 불리는데, 승객 자리도 있고, 조종실도 있고, 비행기가 비상착륙해서 탈출 슬라이드를 폈을 때 크기의 실제 슬라이드도 있다. 여기서 슬라이드의 모양은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미끄럼틀의 50배정도 더 큰 고무보트라고 생각하면 금방 연상이 될것이다. 고공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겐 엄청난 고통이지만, 이렇게 높은 미끄럼틀에서 미끄러져 내려올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면 즐거이 훈련에 임할 수 도 있다. 비상탈출 시에만 사용하는데 훈련동안만 그 기회가 있기를 언제나 간절히 바라면서 뛰어내리곤 했지.  비디오로 항공기 사고에 대한 inside story랑 black box 내용, 가정들을 엮어 보여주는데, 눈물 나게 슬픈 얘기들도 많다.

사고가 날 때는 미리 기체에 문제를 발견하고 비상착륙에 대비할 수도 있고, 전혀 예기치 않게 사고가 나서 대비시간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대비시간이 있었던 비상착륙인데, 어른들은 안전벨트를 매고, 머리를 앞으로 깊숙이 숙인 자세로 발을 모으고 손은 서로 포개서 뒷머리를 앞으로 고정시켜 비행기가 갑자기 속도를 줄임으로서 생기는 마찰로 인한 충격에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비상착륙 자세이다. 어른은 웬만하면 자리에 앉아 앞으로 숙이면 앞자리에 머리가 닿아 몸도 고정이 되는데, 몸집 작은 어린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어리면, 애기용 고무보트가 있지만, 3~4살 정도되면 자리에 앉히기에 작고, 고무보트에 들어가기엔 너무 크다. 그래서, 사고가 예상된 그 항공사의 승무원이 어린이를 좌석 밑으로 기어들어가게 해서 거기서 움직이지 말라고 했단다. 부모는 그 지시에 따랐고, 비행기는 비상착륙을 했다. 엄청난 마찰로 생긴 충격에 비행기는 거의 아수라장이 되었다. 많은 사람이 다치고 많은 사람이 죽고, 많은 사람이 생존했다. 부모와 승무원은 생존자에 속했다. 그러나, 어린이는 죽었다. 그때 승무원이 나와서 인터뷰를 하면서 눈물 짓는다. 사고가 난지 10년이 지난 일인데도, 자기가 어린이를 자리 밑으로 들어가게 했다면서, 마치 어제 일처럼 가슴 아파 한다.  평생 가지고 갈 짐이 되는 거다. 비상시에는 냉철하고 정확한 판단도 필요하고, 또, 행운도 따라야 하는 것이다.

 

승무원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사고 얘기부터 하니, 무섭다고 여길 사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기 마련,, 양면성을 다 알고 시작을 하게 되면 오히려 환상으로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현실적으로 더 잘 받아 들여지게 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사고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흡연가들이 많이 하는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 피는 습관에 대해 주의를 해야 하는 이유를 비행기 사고와 연관 시켜   보려 한다.  요즘은 거의 전세계적으로 비행기내에서는 금연이다. 비행기내 습도가 3% 안팎으로 건조할 뿐더러, 좌석이며 화장실내에는 화장지등 모두 인화성 물질들이 주위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담배 피고 제대로 끄면 되지라고 자만할게 아니다. 비행기가 예기치 않게 흔들리면 승무원들도 중심을 잃을 정도다. 담뱃불이 화장지에 붙었다고 생각해보라, 소화기의 위치와 사용법을 아는 승객이 몇 명이나 될까, 특히 비행기에서 담배를 피울 정도의 상식 없는 사람이라면 소화기가 뭔지도 모를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지 않을까,, 비행기에서 불이 나면 얼마나 빨리 비행기를 착륙해야 할까? 3분이다. 불을 금방 잡지 못하면 3분이내에 모두 죽는다고 보면 된다. 불에 타서도 죽고, 가스에 질식해서도 죽고. 사고 비행기는 불이 났다고 관제탑에 연락하고 거의 5분만에 착륙했다. 비행기 주위는 엠블런스, 소방차 등 모든 비상 대기반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려서 승객들이 탈출하길 기다리는데 문이 열리질 않았다.  너무 늦은 것이다. 문을 열 승무원들조차 질식해 버린거다. 

 

간호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할 수도 있다. 응급조치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데, 살아가면서 엄청나게 유용하게 쓰인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인공호흡에 대해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실습에 쓰이는 인형의 이름은 Annie,  인공호흡법을 만들어 배포한 사람은 바로 Annie의 아빠인 의사 선생님.  딸이 물에 빠져 죽게 되었는데, 아무도 인공호흡을 할 줄 몰라 Annie가 죽고 말았단다. 안타까워하던 아빠가 Annie 인형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인공호흡에 대한 실습을 시켜, 더 이상 자신의 딸과 같이 아까운 생명이 목숨을 잃는 일이 없길 바래서 전 세계적으로 Annie가 인공호흡법 실습장에 등장을 한다. Mouth to Mouth로 공기를 입으로 불어넣어 주면 배가 움직인다. 그리고 갈비뼈도 있어, 심장에 직접 압박을 가할 때 심장과 최대로 가까운 거리를 찾는데 이정표가 된다.  일단 사고가 나면, 승무원에게 모든 권한이 주어진다. 최대한 많은 사람의 안전을 위해 가장 마지막으로 탈출을 하는 멋있는 사람들이다. 사고가 나면, 우왕좌왕하지말고 승무원이 하라는 대로 따라라.  질서있게 승무원과 기장의 지시에만 잘 따르면,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 다음은,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지면 된다.

 

참, 여기서, 비행기에서 술주정을 하는 사람이나, 안전한 비행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수갑으로 자리에 묶임을 당한다는 사실도 얘기해야 겠다.  위험성이 있는 사람에게 해당하는데, 몇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행동을 자제 못하게 되면 주위 승객들의 도움을 빌어 승무원이 수갑을 채우게 되는데, 한번 자리에 묶여 있으면,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동행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자리에서 볼일을 볼 수 밖에 없다. 기내에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한다는 사실을 알면, 지상에서 마시던 만큼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것도 주의해야 할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술에 취해서 생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행 잘 다녀와서, 비행기 문이 열리자 마자 경찰이 기다리는 그 첫번째 승객이 되길 원하진 않겠지.

 

영화 cast away를 기억하나요? 비행기가 바다로 추락하는 바람에 톰행크스가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생존한 이야기. 승무원들도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하게 될 경우 살아 남는 법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비행기의 무게 때문에 바다에 빠지게 되면 가라앉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게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탈출은 최대한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요동치는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비행기에서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있기조차도 힘든 상황인 것을,, 육지에 불시착 할 때에 생존 가능이 물에 불시착할 때 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 기장은 가능하다면 육지를 찾는다. 물은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에 최후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 경우에 대비해, 수영장에서 실질 크기의 구명보트를 가지고 교육을 받는다.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하여 구명보트로 올라가서 다른 생존자를 구하고 구멍난 보트 수선도 하고, 바닷물을 먹는물로 바꾸는 법도 배우고, 레이디오 비이컨(구조 신호 보내는 기계) 켜서 구조요청을 하고, 구조대가 나타났을 경우, 위치 표시 방법 및 생존자들 인솔 방법등도 교육 받는다. 마치 실질 상황이 된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운적도 많았던 것 같다.

 

이렇게 여러가지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기본 교육을 마치면 드디어 유니폼을 입고 실전에 뛰어들어 6개월간의 연수를 마치고 졸업식을 할 때까지 실수 많은 병아리 승무원의 생활이 엎치락 뒤치락 드디어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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