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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

김인곤 |2007.07.25 13:54
조회 32 |추천 0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中

(1985년 8월 28일. 대전에서) 

 

- 신영복 -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가지 스무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케 해 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 사람을

단지 37도의 열 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우기 그 마음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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