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편의점 알바하다가 생긴 일. 상처가 큽니다.

변유림 |2007.07.31 21:40
조회 4,682 |추천 65

제 동생이 편의점 알바를 하다가 생긴 일입니다.

그 가게에서 제가 6개월 정도 일을 하고 상황이 못하게 되어서

동생이 방학을 맞아 알바를 해보고 싶다고 해 하게 되었습니다.

 

7월 28일에 동생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그 날 동생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언니, 오늘 어떤 할아버지가 종이컵 나무젓가락 이런 거 놀러갈 거리 막 사가셨다?

상자에다가 이것 저것 담아달라고 시키시고 내일 아침에 어디 가져가야 하니까 삼각김밥 좀

시켜놓으라고 그러시더라. 그리고 잠깐 밖에 수박 사러 가신다고 했으면서 12시에 나가셨는데

4시가 되도록 안오셨어. "

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잠깐 밖에 나가셨는데 그렇게 되도록 안오시니까 혹시 무슨 일 생기신 거 아니냐고

사고나신 거 아니냐고 계속 걱정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뭐 깜박하셨나보지-  혹시 사고가 낫다고 해도 바로 앞에 가신다고 했는데 

그 사고난 걸 모르겠냐- 내일 오시겠지- "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어르신 깜박하셨겠지 라고 생각을 했죠.

 

그렇게 지나가고 오늘 7월 30일에 사장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마침 동생이랑 밖에 같이 나와있어서 연락을 받았는데  뭐라고 하셨는데 주변이 시끄러워서

다른 건 못듣다가 사장님께서 이따가 잠깐 들려서 설명해주겠다고 하시더라구요.

토요일에 복권이 없어졌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만 들었습니다.

소심한 제 동생은 뭐 잘못한 게 아닌가 계속 걱정을 하면서 저도 같이 들렸습니다.

 

사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토요일에 누가 복권을 훔쳐갔다는 겁니다.

동생은 황당해 하면서 사실 복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CCTV를 보여주시는 거에요. 제 동생이 일했을 때 토요일에 시간을 맞춰 놓으시더니

이 할아버지라고 하면서 보여주시는데 동생이 말했던 그 할아버지인거에요.

 

cctv를 보니까 제 동생이 계속 부랴부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은 나무젓가락, 종이컵 이런걸 다량으로 많이 가져오라고 하시면서

백룸도 갔다오고 밖에 상자들도 가져오게 시키고 그러더군요.

정신을 쏙 빼놓더군요. 그러다가 동생이 상자에 물건들을 담는 순간에 계산대 위에 있는

복권 3뭉치를 하나하나씩 빼더군요. 동생은 당연히 몰랐습니다.

계산대 옆에 상자에다가 물건을 담고 있었으니 그 뒤통수를 보면서 그 할아버지는 세개를

하나하나 빼더니 뒤로 숨겼습니다. 아마 바지 벨트에다가 꼽았을 겁니다.

그리고 결제를 하셨고 물건들을 가져가지 않고 "잠깐 여기 앞에 수박사러 갔다올게-"

라고 하셨고 동생 파트가 끝나도록 안오셨다고 합니다.

 

그 cctv를 본 동생이 쇼크를 받았습니다.

동생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여자아이구요.

이 알바가 처음 알바였고 워낙 책임감이 강한 아이라 자기가 맡은 것에 충실히 하려는

아이입니다. 자기가 일했던 시간에 그런 일이 생겼고 그렇게 물건이 없어진 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더군요. 사장님 앞에서 막 울더라구요. 이렇게 우는 애가 아닌데 펑펑 서럽게

우는 겁니다. 그것 뿐이겠어요.

뭣도 모르고 할아버지 걱정 했는데 그 할아버지가 자기 뒤에서 그렇게 교묘하게 훔쳐가는 걸

봤으니 애가 큰 배신감을 느낀 것 같습니다.

 

물론 사장님께서는 이런 일을 너한테 물려는 것이 아니다- 이건 다 보험처리도 되고 괜찮다

너 아는데 혹시 걱정할까봐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려고 했던 거다-

이런 일 많다 라고 하시며 달래주셨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알바를 그만두었습니다. 부모님과 상의해본 결과 아직 고등학생인데 굳이

불안해 하면서 힘들게 일할 필요 없다고 하시며 그만두게 하셨습니다.

 

아직은 어린 제 동생입니다.

이 알바가 첫알바였고 열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던 애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속상합니다.

알바하다 있었던 일에 말하면 전 뭐 그런일 가지고 그러냐 그것보다 심한 일 더 많다-

고하면서 폼 재고 그랬었습니다. 적어도 동생보단 많은 일을 겪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습니다.

 

복권 그거 얼마 합니까. 한 장에 500원입니다.

분명히 당첨을 기대로 훔치셨겠죠. 그게 또 당첨되면 뭡니까.

모자를 쓰고 계셔서 잘 모르겠지만 한 6-70은 되보이셨습니다.

손님이 요구하는 대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순간에 그 할아버지는 동생의 뒤통수를 보면서

그런 일을 만드셨습니다. 너무 분합니다.

저도 그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동생 눈치 보면서 하나하나 빼가던 그 모습이 정면으로

화면에 잡혔거든요. 그 더러운 손이 자꾸 떠올라서 화가 납니다.

 

어린 학생들 정말 상처 많이 받습니다. 저도 편의점 알바 했을 때

돈 던지는 사람들, 본인이 잘못 알아갖고 와서는 쓰레기봉투 100원 더 많이 받는다고

이 가게 신고할 거라고 대놓고 그랬던 아줌마, 커피 타라고 했던 아저씨,

돈 더 줄테니까 초콜렛 포장해달라고 했던 초등학생 남자애,  뭐 별별 사람 많았습니다.

 

물론 편의점 알바를 동생만 하겠습니까. 이런 일이 동생한테만 있겠습니까.

더한 일도 많겠죠- 저도 알고 동생도 압니다.

만약 제가 겪었다면 욕.이나 한번 하고 재수없게 걸렸구나 싶었겠지만 아직 때도 묻지 않은

마음 여린 동생이 겪기엔 너무 충격이 큰가 봅니다.

 

이런 일이 생겨서 매우 유감이고

앞으로 이런 일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추천수65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