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 늦은 밤.
강남 삼성동 GS편의점에서 한참동안이나 울고 가신 한 여자분을 찾습니다.
저는 편의점에서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야간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날 밤 11시가 좀 넘어서일까...
손님이 뜸했던 시기... 한 여자 손님이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는 계산대 앞에 딱 서서 아무말도 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더군요.
"뭘 드릴까요?"
그러자 갑자기 그 여자분께서 흐느껴 울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조용히... 그리고 점점 소리내어...
워낙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웠는지라...
제가 어떤 말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어찌나 서글프게 흐느껴 울던지...
전 몸이 완전 뻣뻣하게 굳어서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죠...
여자가 제 눈앞에서 그토록 슬프게 우는 모습...
이 나이 먹도록 태어나서 정말 처음 봤습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었는데...
직접 눈앞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켜보는 저까지 괜히 영문도 모르면서 코끝이 찡해지고 안구에 습기가 차오르더군요.
뭐라고 위로의 말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그저 편의점 직원일 뿐인 제가... 어떤 말을 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손수건 같은 건 원래 안가지고 다니는데... 그렇다고 휴지를 건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담배 진열대에 등을 기댄 채... 밖에만 내다 보고 있었습니다.
얼마가 지나서... 이제 다 울었는지...
핸드백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충전해 주세요"
처음으로 한마디 하더군요.
"예. 선불 천원입니다. 배터리만 빼서 주시면 되고요...
뒷번호 4자리 여기에 적어주시고 30분 후에 찾으러 오세요"
그런데... 계산을 하고 나서도... 밖으로 나가질 않더군요.
그냥 또 고개만 숙이고 가만히 서있는겁니다.
`여기에서 30분을 서서 기다릴 셈인가...'
하필이면 그 시간 다른 손님들은 아무도 안들어오니 정적만 계속 흐르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저는 뻘쭘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숙이고 자기 핸드폰을 바라보던 그 여자 분...
고개는 다 들지도 않고... 갑자기 45도 각도로 눈만 치켜 뜬 채 저를 무섭게 노려보는 겁니다.
마스카라가 눈물에 녹아내려 팬더같은 눈으로 사람을 노려보니 더 무서운겁니다.
"불이 안들어오잖아!! 전화 올텐데..."
그러더니 또 흐느껴 울기 시작합니다...
(배터리 빠진 핸드폰이 불이 안들어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거늘...)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아... 이 여자 많이 취했구나...'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이 여자분을 울린 사람은... 분명히 남자친구겠죠...
그 남자는 분명히 둘 중에 하나의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나쁜 사람이거나... 아니면...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여자를 이렇게까지 슬퍼하게 만들 수 있는... 꽤 능력있는 남자.
허어...
아무튼...
그리고 다른 손님들이 들어오셨는데...
그 손님들 계산을 해 드리고 있는 사이에 그 여자분은 사라지셨습니다.
그리고는 3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배터리를 찾으러 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 배터리 찾아갔나요?"를 출근할 때마다 지금 3일째 사장님께 묻고 있습니다.
배터리 대체 왜 안찾아가는건지!!
그 배터리 볼 때마다... 그 울던 모습이 떠오르고... 신경이 쓰여서 미치겠습니다.
그래서... 배터리 찾아가라고 이 여자분을 공개수배합니다.
서울 강남 삼성동 근처에서...
키 165정도에... 눈이 크고... 얼굴은 남자 주먹보다 약간 크고...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의...
배터리 없는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여자분을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
핸드폰 끝번호가 6738 인 여자분을 아시는 분도 제보 바랍니다.
꼭 찾아가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