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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어도 기억되는 향기....

송원섭 |2007.08.04 12:34
조회 85 |추천 0

오랜만에 휴가를 나왔다...

 

지루한 군생활의 일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억지로 죽여가며...

꼬박꼬박 기다리다.....

결국 휴가를 나오게 되었다...

 

이번 휴가는....

운 좋게도...

정말 친했던 친구들....

지금은 모두 군대에 있는 친구들의....

휴가가 겹쳤다...

모두 3~9개월 만에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매우 설레였다....

 

어떻게 변해 있을까??

뭘 하면서 놀까??

무슨 주제로 오랜만에 수다를 떨어볼까??

어떤 재미 있는 일이 생길까??

 

내일을 기대하며...

휴가 나와서 하고자 했던 일....

다시 군대로 사가야할 물건들을 사고....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행복하게 잠들었다....

 

다음날...

휴가에서만 향유 할 수 있다는....

꿀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꽃단장을 하였다...

 

샤워를 하고...

옷장에서 잠들어 있던....

이미 사회에서는 유행이 한참 지났을 옷들을 꺼내 입었다...

 

시계를 차고....

지갑과 핸드폰, 가방을 챙겨들고 집을 나서려는데...

왠지 모르게 화장실에 한번 들르고 싶었다......

 

양치를 한번 더 하고....

거울을 봤다.....

군인으로 변한 나의 모습에 웃고 있는데.....

세면대에 향수 하나가 눈에 띄었다.....

 

"사랑해"

 

'이 향수가 아직 있네...'

씁쓸하게 웃으며 거의 1년만에 향수를 뿌렸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였다...

너무나 반가웠다...

 

변한게 하나도 없는 거 같으면서도...

많이 변해 있었다...

 

그간 전화로 편지로 연락이 안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니 할말이 너무 많았다....

 

점심을 먹으며...

수다가 시작 되었다...

 

과거 이야기....

현재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

 

대화는 끈기질 못했다.....

우정이었다.....

 

피씨방, 당구장, 노래방, 오락실...

전전하며 시간을 보냈다....

 

"술먹자~~!"

"오키 고고씽~!"

 

한참을 놀고........

노는 것이 슬그머니 지겨워지자....

자연스레 술생각이 났다.....

우리에겐 아직도 해야할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주머니에 손넣고.. 담배를 피면서...

예전 어렸을 때 처럼.....

술집을 향해... 술집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러니까... 그 당시만 해도... 내가...."

"그게 아니지..... 그때는 형이 그런게 아니라..."

"마저! 내가 봐도 그래... 어쩔 수 없었어..."

 

목적어가 없는.....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만 알아 들을 수 있는....

그런 대화를 하며.....

계속 길을 걸어 갔다...

즐거웠다...

 

"그러니까...... 그때는... "

'어?'

 

나는 갑자기 멈춰 섰다......

한 여자가 나를 스쳐 지났고....

익숙한 향기가 났다.......

더 이상 말을 할 수도 걸을 수도 없었다...

 

가슴이 쿵당쿵당 빠르게 뛰었다..

 

혹시나 하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고.....

역시나 길가에 한 여자가 있었다..

그녀도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 나를 바라 보았다....

 

"어라..!! 형 왜 안와??,, 형....??"

"먼저 가 있어라.... 전화할게...."

"왜 아는 사람이야?? 알써... 아일랜드로와... "

 

가만히 서서....

마치 시간이 정지한양 그녀를 바라 보았다.......

말 한마디 없이... 서로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많이 변했다.....

아니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걸꺼다.....

 

괸시리 웃음이 났다...

그녀도 나를 바라보며 가볍게 미소지었다... 

이내 조용히 다가갔다...

 

"오랜만이야."

"어 나도.. 정말 오랜만이야..."

"잘 지내?"

"응... 잘 지내...너는?"

"응!!  나도 잘 지내지......."

 

대화가 끈겼다...

무슨 말을 더 해야 할까 고민 하느라 몇 십초가 흘렀다....

불현 듯 그냥 이렇게 스쳐 지나가기...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저기... 혹시... 시간 있니??"

"약간은.... 쫌 있다가 약속이 있어... 근데 왜?"

"그래.....?? 나도 약속이 있어... 정말 오랜만인데.... 잠깐 이야기나 나 할까 해서....."

"그래?? 그럴까....??"

 

바로 편의점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샀다....

그녀는 조용히 나를 따라왔다....

 

실론티 두개를 사들고......

번잡한 대학가에...

단 하나 있는....

공원 벤치에 터벅 앉았다....

그녀도 내 바로 옆에 앉았다....

 

해가 지긋이 져가는 텅빈 공원에....

아이들 서넛이 모래장난을 하고 있었지만...

시끄럽지 않았다...

바람이 불었다...

 

 

"여전하네... 실론티"

"응.... 아직도 자주 마셔....! 혹시 노아?"

"응... 알아보는 구나....."

"그럼... 수천번도 더 맡았던 향수인데..... 당연히 기억하지..."

"너는 니콜스 스콜프쳐 네...."

"응... 니가 사준거야..... 아직도 다 못썻어......."

 

7년 이나 지나도록....

서로는 쓰는 향수가 변하지 않았다.....

 

"너 많이 이뻐졌다??"

"그래?? 고마워..... 너도 많이 잘 생겨 졌어..."

"하하.. 농담은.... 군인인데??

"농담아냐... 많이 멋있어 졌어.. 예전보다 훨씬 더..."

"빈말이 이어도 고맙다...!! 그나저나.... 저번에 향수라는 영화보고 갑자기 니 생각이 나더라고..... 니가 처음으로 사준 선물이 향수라는 책였는데.. 그게 영화가 될 줄이야.... 하턴 그 뒤로 아무리 찾아도 연락도 안되고... 니 소식을 접할 수가 없더라고...... 죽었는 줄 알았어...."

"그러니...?? 죽었다라... 호호... 내가 그간 돈 버느라고 너무 바빳어...."

"돈??"

"응 유학가려고.... 프랑스로...."

 

집안이 지나치게도 가난했던 그녀였다....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어머니랑 같이 사는데.....

딱 한번 놀러가 본 그녀의 집에서...

나는 울었었다....

 

"아... 그래 니 꿈이 조향사였지....... 대학은?"

"기억하네??... 대학은 안 갔어... 돈벌어서 바로 프랑스 가려고...."

"치열하구나... 삶이.......멋있네... 꿈을 찾아서.....그래도, 아무리 바빠도 연락이라도 한번 하지.... 모질다.. 너참......."

"미안... 그럴 시간이 없었어....."

"진짜 바빳네 보네...... 뭐 그럴 수도 있지 뭐.... 하하.. 보면 알겟지만 현재 나는 군인이야....." 

"군인?? 언제 갔는데? 어디? 육군?"

"공군이야!! 오산에 있어... 6개월 정도 됬지...."

"좀 늦게 갔네... 대학은??"

"응 많이 늦었지..... 대학은 아주대 다니고 있어... 경제학과야... 2학년 마치고 군대 갔지..."

"아.... 그래...."

 

갑자기 대화가 끈겨 버렸다...

서로 피차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원래 대다수의 헤어진 연인 만나면...

할 말이 정말 없다...!

 

7년만이었다....

그 사이... 서로에게는....

너무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었고...

그 시간의 흐름이 서로를 결국 너무 다른 인생으로 만들어 버렸다...

 

같이 대화를 이어갈 소재 조차 없는...

너무 다른 인생......!!

 

그게 현재의 우리였다...

 

 

갑자기 다시 바람이 불었다.....

그녀가 물어 왔다...

 

"그래 ... 여자친구는 있니?"

"아니 1년째 솔로야... 너랑 헤어지고는 2명 정도 있었고...."

"아 그래?? 나는 너랑 헤어지고 계속 혼자야..."

"설마?"

"진짜야... 일하느라 너무 바빴거든..."

"도대체 얼마나 거창한 일을 했길래.... 남자친구도 없고... 연락도 안되고 그러시나?"

 

웃으며 물었지만....

대답이 없는 그녀였다....

왠지 꺼려하는 듯한 표정에...

무슨 일을 했는 지 더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그게 예의인거 같았다....

 

어색했다...

대화는 또 끊겨 버렸고....

몬가 가슴을 짖누르는 무게감만 느껴지는 시간이....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

 

담배 한대만 피우고 헤어지겠다는 심산으로...

주머니에서 던힐 라이트를 꺼냈다...

 

"담배피니??"

"응.... 꼴초야.... 핀지 오래 됬어...... 피워도 되지?"

"응! 펴도 되.......... 나도 한대 줄래?"

"너도? 담배 펴?"

"어... 왜 이상해?"

"아니 이상할 거 하나도 없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개피를 그녀에 내밀었다...

두손으로 라이터를 감싸고...

불을 붙이는 모습이...

한 두번 담배 펴본 솜씨는 아녔다....

 

"담배는 언제 배웠데?"

"응... 일하다가...."

 

도대체 무슨일을 한걸까??

대학도 안가고....

연락도 끈기고....

담배나 배우는 그런 일...

흔치 않을 텐데......

역시 묻지 않았다....

확실히 묻지 않는 편이 좋다는 마음이 들었다....

 

서로 말이 없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할 수가 없어서 였을 것이다...

 

기나긴 침묵이..... 이어졌다.....

해는 이제 완전히 저버렸고....

모래 장난 하던 아이들은..... 삼삼오오 집으로 돌아갔다...

바람은 여전히 불었고....

우리 둘만 남은 텅빈 공원에서......

서로는 말없이... 검은 허공에...

하연 담배 연기만 내뿜었다...

한참 동안.....

 

담배가 다 타들어가고....

내가 일어서려는 데...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나 너 보면 꼭 물어 보고 싶었던게 있어...."

"응?"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무슨 말을?' '무엇을 물을 려고?'

 

나는 담배 한대를 더 물었고...

그녀에게 권했지만 그녀는 사양했다...

 

"몬데?"

대답이 없었다...

 

'몰까?' '거참 궁금하네...'

속으로 잡생각을 하며...

담배를 두어 모금 빨아 내 뱉는 었는데 ...

그녀가 물었다...

 

 

"7년전에.... 나 왜 버렸어?"

 

 

허.....

둔기로 머리를 얻어 맡은 느낌이었다....

7년 동안 그게 궁금했나?

 

진실 된 것이 좋을 것 같아...

사실 대로 대답했다...

 

 

"널 한번도 사랑한 적 없다는 걸 깨달았어... 그날 밤에...."

"그랬구나... 역시....."

 

 

비라도 와라...

눈이라도 와라...

 

어디서 내 이름을 불러다오...

아니 내 핸드폰아....

한번만... 딱 한번만 지금 울어 다오....

 

지금 이 슬픈 분위기에서 나를 구원해주라...

제발~~~!

 

너무 무거웠다.....

우리 둘 사이에는 다른 중력이 적용 되는 느낌이었다..

 

 

그녀가 담배를 꺼내 물었고...

나도 담배를 다시 물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 사실 4일 뒤에 프랑스가.... 오늘 마지막으로 친구들 보려고 시내 나온거야... 이번에 가면... 최소 4~5년은 있다가 돌아 올거 같아.."

"아 그래?? 나도 군인이라 2년은 썩어야 되..... 전역하고 바로 유학갈거라서..... 한 4년은 수원에 없어...."

"그렇구나... 피차 연락처 같은 것도 필요 없겠네..... 연락하기도 힘들테니까...."

 

그녀가 웃으면서 말했고...

나도 웃으면서 말했다...

 

"뭐 살다보면..... 언젠가 연락이 될 거고.... 잘하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인연이 되면 말야...."

"그렇겠지?? 인연이면 말야......"

"뭐 싸이나 그런거 열려 있으니까... 연락을 될꺼야...... 아마..."

 

서로.... 기약없는 약속을 하고 있었다...

서로.... 마음을 숨켜 가면서......

 

다시 만날수 있을까?

다시 만나고 싶을까?

다시 만나야 할까?

 

잡 생각을 하다가...

일어 섰다....

 

"나 가봐야 겠다...... 친구들 술집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래? 나도 약속시간이 거의 다 되가...."

"흠...... 건강하고... 프랑스 가서도 공부 열심히 해서... 꼭 꿈 이루길 바래... 너라면 할 수 있을 꺼야....!!"

"고마워... 너도 건강하게 군생활하고.... 꼭 성공해... 유학도 잘 다녀오고...."

"그래.... 오늘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

"응 나도.... 한국 떠나기 전에 널 봐서 다행이야.... 안그래도... 꼭 한번 보고 싶었거든...."

"거짓말! 연락 한번 안해 놓고서는........ 허허..... 그래 7년만에 만났는데..... 또 만날려면 몇년이 걸릴까? 우리 많이 변해 있겠지?"

"응 지금 보다 훨씬 변해 있을 꺼야...."

"그래... 시간은 흐르니까...... 정말 건강해라..."

"너도 정말 건강해야해...."

 

일어나서 담배 꽁초를 버리고....

오른손을 내밀었다....

인생에 있어... 마지막 악수가 될 것 같았다...

 

갑자기 그녀가 일어나서...

내게 안겨 왔다.....

 

당혹스러웠다...

밀쳐 내고 싶었지만... 밀쳐 낼 수 없었다.....

이내 익숙해졌다........

 

신기하게도...

7년만에 포옹 이었지만....

금방 익숙해졌다..........

 

부드럽게 그녀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야 할것 같았다....

아니 자동으로 그렇게 되었다...

 

 

"사랑했어...죽을 만큼"

그녀가 조용히 속삭였지만....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건강해..정말로...."

의례적인 한마디 밖에 전할 수가 없었다...

엉터리 같은 놈.....

내 자신이 싫었다....

 

그녀의 얼굴을 한번 보고....

4~5 발자국 떨어져서... 손을 흔들었다..

 

그녀가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나도 웃었다....

 

그리고 뒤돌아서 걸어갔다....

뒤돌아 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끝까지.... 뒤돌아 보지 않았다.....

'쿨해서... 어쩌려고.... 등신아.'

 

웃겼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냥 걸었다..

생각없이...

담배만 피면서....

 

 

 

아일랜드라는 술집에 가자....

 

친구들이 술을 먹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 후배 몇명도 이미 술집에 있었다...

거나하게 시작될 분위기였다....

 

"뭐야?? 드디어 왔네...... 왜이렇게 늦었어......?? 그 여자 누군데.... 친구? 옛 예인?"

"어? 오빠.... 옛날 여자친구 만났어요?"

"봤어? 봤어? 어때? 이뻐?"

"괜찮던데...... 친구야?? 친구면 나 소개 좀 시켜줘...."

 

"조용히 하자.......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술먹자....!"

"뭐야?? 좀 이야기 좀 해봐.... 거의 한시간 있다가 왔어...."

"닥쳐라..... 한마디 더 물으면 나 집에 간다..."

 

가볍게..... 웃었다.....

 

내 친구들!!! 이자식들....!!!

눈치 있고... 의리도 있는 놈들이었다...

믿었다.....

 

역시...

내 기분을 아는지...

배려하려는 따스함인지...

더이상 묻지 않았다...

 

술자리는 새벽까지 계속 됬고.....

모두들 오랜만에 모여...

발끝에서....정수리까지 술로 채웠다...

 

대화하면서...

심각했다가 발랄했다가........

마셔라.. 부어라.....

죽어보자.....

행복한 시간이 지났다.....

 

술에 진탕 취해...

새벽 5시... 집에 기어들어왔다...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

술 기운인지....

담배를 하도 펴서 어지러워서 인지...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

 

"사랑했나?"

 

문득 허공에 대고 한마디를 뇌까렸다...

웃었다.....

웃겼다......

쓰고도 달았다... 그런 웃음 였다.....

 

한참을 울었다.....

 

 

" 그래... 인연이 아닌 게지...."

 

 

잠이 들었다....

 

 

 

그 다음날 점심때쯤 일어나서...

다시 친구들을 만나서 놀고......

가족들이랑 저녁을 먹고...

 

부대로 복귀하였다....

 

 

 

꿈이 었을까?

꿈이 었기를....

 

짧은 휴가가 끝났다....

여름날의 휴가가 지나가 버렸다.....

그렇게......

 

 

 

 

 

 

 

90%의 허구, 9%의 사실, 그리고 1%의 진실.....!!

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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