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D-War를 보고 왔습니다. 정말 영화 찍으면서 말도 잘 안통하는
미국땅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눈물이 핑 돌더군요. 개인적으로
LA에서 이무기가 칭칭 감고 올라가는 장면이 멋있었습니다.
심형래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며 D-war에 만족하지 말고
이 영화를 발판으로 삼아 다음 영화에는 스토리가 보강된 영화를 만들어
다시 한 번 놀래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일단 개봉하는 영화는 왠만하면 다 보는 영화광입니다.
D-war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을 몇 가지 얘기 하고 싶습니다. 스포일러가 많으니
영화를 안 보신분은 읽지 마세요 ^^
1. 이무기가 사라를 추격하는 연결고리의 부재
이무기는 일단 사라를 발견한 후 사라의 기운을 느끼고 사라를 뒤 쫓지 않습니까?
그런데 도망다니는 장면들이 너무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망 + 추격 +피신 + 발각 + 도망 + 추격+ 피신 + 도망
이런식으로 흘러야 뭔가가 자연스러운데
도망치면 추격을 좀 받다가 장면이 넘어가고 (어떤 경로로 이들이 안전히 대피
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안전한 곳에서 갑자기 또 공격을 받는 둥
긴장감 상승과 이완의 경로가 매우 부족합니다.
2. 뜬금없는 장소들
가장 황당했던 신은 맨 마지막 이무기에게 잡혀서 반지의 제왕의 성같은 곳에
끌려가 있던 신이었습니다.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성인지 영화는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관객이 알아서 상상해야하죠. 뒤에 앉은 꼬마가 아빠 저기가 어디야? 라고 묻자
아버지가 "미시시피강이야"라고 대답해서 근처에 앉은 사람들 모두가 웃었습니다.
또 FBI에서 이무기를 뒤쫓는 장면역시 부족한데 갑자기 FBI가 이무기가 여기있다라며
동굴안으로 수색작업을 벌이는 장면도 갑자기 튀어나와 당황스럽습니다.
3. 복선의 부재
선한 이무기의 등장에 대한 복선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왜 부라퀴가 머물고 있다는
은신처 성에서 선한 이무기가 튀어나오는지.. 영화 처음부터 선한 이무기에 대한 언급이나
복선을 깔아 주어야 했습니다.
또 사라가 자신이 여의주라는 존재에 대해 자각을 하기 위해 최면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에도 병원에서만 해도 덜덜 떨던 사라가 갑자기 다음 장면 최면을 받으며 순식간에
자각을 해버려 웃음을 사고 맙니다. 덧붙여 미션임파서블2에서 탐크루즈와 여자 주인공이
자동차 몇 바퀴 같이 돌았다고 사랑에 빠져버리는 것처럼 여기서도 해변가를 걷다가
갑자기 둘이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미션임파서블과 비교해 아쉬운 점은 둘다 사랑에
급격히 빠졌지만 전자는 이 말도안되는 구구절절한 감정에 충실하며 애정전선을
충분히 보여주는 반면 후자는 뭐랄까 둘이 서로 사랑하는 애절한 감정이 충분히 전달이
안된다고나 할까? 배우들 (특히 여자배우)의 연기력 부재와 장면 부족인듯합니다.
마지막으로 FBI 상사를 부하 직원이 쏘는 장면.. 설명이 너무너무 부족합니다.
왜 부하직원이 갑자기 상사를 쏘는지, 부하직원의 심적 갈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대체 왜 이든이 총을 정면으로 맞고도 안 죽는지 -_-??
총을 맞고 사라가 Are you OK?라고 묻자 이든이 I am fine. 대답하고 끝이더군요.
4. CG 두 가지 안타까운 장면
첫 번째는 많이들 느끼셨을 테지만 조선시대 침략신입니다. 반지의 제왕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더군요. 어느 기사에서는 무슨 World of Warcraft 오프닝같다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저는 그 정도까진 아니고 작은 마을하나 침공하기 위해 수만의 군대가 침략해 들어올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티나는 CG가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맨 마지막 사라가 선녀??로 분하는 장면인데.. 솔직히.. 이 장면에서
많은 사람이 웃었습니다 ㅠㅠ 이무기와 드래곤의 싸움에서 우와~~~ 대단하다~~~
라며 놀랐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피식피식 대더군요. 차라리 사라는 목소리로만
나왔으면 덜 웃기지 않았을까 -_-;; 하는 생각이 듭니다.
5. 케릭터의 부재
이건 제가 생각하기로 가장 심각한 일입니다. 영화가 먹고 사는데 가장 중요한 게 케릭터인데
심감독님은 CG에 너무 신경을 쓰시다보니 약간 소홀하셨던 것 같습니다.
트랜스 포머의 케릭터만 생각해봐도 옵티머스의 듬직함, 범블비의 귀여움, 충직함 등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쥬라기 공원도 투닥거리는 남매, 그러나 듬직한 누나, 똘똘한 동생, ..
그러나 디워는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스토리 작가가 부족했다는
느낌이 드는 군요.
이것 저것 주절댔지만 심감독님이 타성에 물든 충무로에 큰 자극을 주고 또 우리
영화나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300억원이러는 저예산 (?)으로 트랜스 포머 2000억원에 맞먹는 CG를 구현한 것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돈이 부족했으니 모자라는 장면이 있어도 채워넣지 못했겠지요.
그리고 한국을 널리 알리는 것도 좋지만 박진영씨가 토크쇼에 나와서 했던 말처럼
작품을 해친다면 억지로 한국적인 요소를 넣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곳곳에
한국을 사랑하는 심감독님의 마음이 가득하지만 이 마음이 과해지면 외국 사람들이 볼 때
너무나 생소하고 이상하게 느낄 수 있는데다 작품 전체의 색깔도 흐려지거든요.
심감독님 D-war로 돈 많이 많이 버십시오! 저도 한 번 더 가서 볼겁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은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