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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를 옹호한다

강민영 |2007.08.05 10:17
조회 15 |추천 0
우습지만 지금 는 한 감독의 발언과 함께 더불어 흥행에 가속도를 붙이며 찬반논쟁을 가지고 있다. 그 찬반논쟁이라는 것이 어느정도의 논리정연한 말의 첨가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누구나 생각했던 것처럼 는 심형래가 심혈을 기울여 들고 온 정도에 맞는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것은 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싫어하는 사람이든 누구나 일반적으로 알아야 할 사실이다.

 

 자, 나는 한국인이다. 영화를 꿈꾸는 한국인이다. 이 곳에서 자라났고 이 곳에서 내 꿈을 펼치고 싶어하며 따라서 나는 한국이라는 땅에 발을 딛고 자란 이상 그 일반적인 조국에 대한 생각의 굴레는 절대 벗을 수 없음이 분명하다(물론 누구에게나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지금부터 하나씩 그 굴레라는 것을 좀 벗어던지고 영화를 바라보고 싶다. 첫 번째는 내가 영화를 꿈꾸는 사람이라는 것, 두 번째는 가장 큰 테두리,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치졸한 방식이겠지만 어쨌거나 조금의 객관성을 띄고 이 뜨거운 감자를 바라보고 싶은 행동의 하나일 뿐이다. 잠시 그 논란의 한가운데 놓였던 '애국심'이라는 것을 벗어던진다.

 

 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밤새도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줄줄이 열거를 해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영화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그것이 결코 좋은 것만 가득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를 둘러싼 논쟁들은 너무나 당연스럽게도 그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구비구비 그 길을 걸어오게 된 끝에 라는 영화는 많은 의견들이 섞여 미지근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를 옹호한다. 이 영화가 다르다는 이유때문이 아니다.

 처음에는 스토리가 문제였다. 가 개봉하기도 전에 스토리에 대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흩어졌으며, 심형래감독에 대한 뉴스에서 그는 스토리에 대한 포부마저 내비칠 정도로 그것에 자신을 가졌다. 그러나 나는 영화 속에서 어디를 보아도 기본 골격에 관한 허술성은 찾지 못하겠다. 이것에 대해 굳이 말하자면 의 이야기를 허술하게 보이는 것처럼 조종하는 편집에 대한 아쉬움이 전부다. 영화의 소재는 한국인들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이무기, 그러니까 'Dragon'이 되지 못한 'Snake'의 승천기다. 이무기는 용이 되지 못하여 몇 백, 몇 천년을 물 속에서 살아야 하는 기구한 운명을 가진 늙은 구렁이이다. 그리고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이 소재가 바로 의 이야기 주축을 살리는데 아주 많은 공헌을 한다. 자칫하면 류의 세계평화의 평범한 이야기로 흘러갈 수 있는 것을 심형래는 한국의 전설을 가져서 붙여 살을 만들었다. 적어도 다른 나라의 시선으로 보았을때 이 생소한 '것'이 L.A거리를 누비고 다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기대 이상의 흥미를 사기에는 더없이 만족하고도 남을 것임은 분명하다.

   이무기의 전설을 미국 한 복판에 품고 살아왔던 사람들은 그것을 사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조선시대에서부터 거듭해서 흘러 결국 어쩔 수 없는 운명을 맞게 되는 새라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 여의주를 품고 태어난 소녀를 안전하게 운명을 따르도록 하기 위한 방법. 그렇기에 의 초반 40분과 후반 40분은 명백하게 차이를 나타낸다. 시도 때도 없이 물건들을 부수며 돌아다니는 거대한 악한 이무기 '부라퀴'의 승천을 위한 몸부림은 도시 전체를 엎어버리고도 남을만한 괴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이 괴력은 '제법'이 아니라 '무척이나'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앞서 말한 '후반 40분' 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괴수영화로서도 손색이 없을정도인 이무기들의 사투와 끝내 승천하게된 '선한' 이무기의 포효를 듣고있으면 용이 되어서 하루라도 빨리 하늘로 향하고 싶은, 그리고 어느정도는 자신들의 야망을 이루고 싶은 이 구렁이들의 한이 느껴진다. SF영화의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 이 박진감넘치는 승부를, 는 올바른 방법으로 소화해낸 것에는 부정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무기들에게 정신을 뺏기고 있을 무렵, 그 승부수가 허를 찌른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는 어느정도 SF장르의 중상위권에 속하는 제법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연기하기 위한 배우들의 교감이 부족하다. 이것만은 영화 앞 뒤를 발단과 절정부분으로 몇 단계를 나누어 둘러봐도 변함이 없다. 의 주인공들은 그들에게 처해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처절하게 움직이며 뛰어다니지만, 그들 캐릭터로서의 서로에 대한 열정은 차라리 게임 속에서 서로를 위해 싸우는 아바타를 보는 것이 훨씬 좋을 법한 생각을 안겨준다. 물론 한국 배우와 외국 배우에 대한 진지함의 차이같은 건 없다. 단순히 그들이 전설을 들려주고 마치 남의 나라 이야기인양 불구경하는 태도를 버리고 감독과의 소통(이 문제는 사실 촬영현장을 매우 궁금하게 하는 부분 중에 하나이다)에 중점을 두었다면 의 화려함을 구사하는 이무기들과 결코 동떨어질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너무나 당연하게도 배우들의 서로에 대한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로 인한 그들의 상황은 관객으로 하여금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단 한번의 손놀림으로 모든 것을 거머쥘 수도 혹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속편을 만들지 모르는 의 감독 심형래는 반드시 숙지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조금 아쉽지만 다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의 탈을 쓰고 한국인의 굴레를 써본다. 가장 객관적인 시선을 버리고 주관적인 한국인으로의 내가 바라본 는 나를 설레게 했다. 를 다시 돌아보아도 변하지 않는 단점들은 여전히 생각을 자극시킨다. 사실 나는 조국에 대한 경례를 매일 할 정도로 한국이라는 나라에 그렇게 열의를 품은 사람도 아니고, 더 나아가 한국 영화에 대한 어떤 사명감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태어났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다른 곳보다 그래도 '이 곳'이 살기 좋고 많은 명성을 얻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한국인들의 냄비근성을 싫어하는 동시에 아주 조금은 그 근성을 가지고 있으며 진심어린 마음으로 세계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에 귀를 기울인 적도 있다.

 

 내가 '한국인'으로서 바라본 는 그렇다. 우습겠지만 나는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물론 그 눈물은 의 작품성이 너무 뛰어나다거나 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감동적인 눈물은 아니었다. 우리가 해냈다라는 식의 열등의식에서 우러나온 저항의 눈물도 아니었다. 다만 저것이 만들어짐에 있어서 아리랑과 한국을 굳이 밀어보내며 고군분투했을 심형래라는 사람의 다큐멘터리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가 한국을 알리기 위한 엄청난 노력이 너무도 절절히 보이는 영화가 바로 이므로, 그가 무리를 해서라도 반드시 쓰고 말리라는 다짐을 했을 소품들과 소재들이 확연히 구분되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겉치레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말이다.  90년대 국민학교와 초등학교를 지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그가 코 묻은 돈을 빼간다고 놀림받았던 그 무수한 영화들, 나는 텔레비젼에서 심형래가 나오는 것을 볼 때마다 침을 흘리며 그를 바라보곤 했다. 심형래는 내가 기억하기론 유일하게 한국에서 슬랩스틱을 멋들어지게 구사하는 개그맨 중 하나이자 연기자였으며 제작자였다. 이것은 와 관련이 많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그가 한국의 SF를 만들어보겠다고 들고온 이 영화에 대해, 그리고 그의 열정에 대해서 의심하고 싶은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는 가능성을 많이 보여준 영화다. 간절히 바라지만 가 네 시간, 혹은 다섯 시간짜리 풀버전의 디비디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애초에 들여올때 20분 가량의 어마어마한 시간을 자르고 착륙한 90여분의 러닝타임은 '이무기와 용'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풀어내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편집을 해내는 과정에 있어서 투박하게 빗어나간 연결들이 그것을 증명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쳐내야 할 것은 쳐내고 필수요소는 반드시 첨가해서 매끄러운 한국 SF가 만들어져 선보일 날이 그렇게 멀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 . 나는 그런 를 옹호한다. '한국인'으로서가 아니라 '관객'으로서 말이다. 지나친 애국심의 잣대가 낳은 말도 안되는 소리가 아니다. 하나에 치우쳐 다른 것을 모두 무시해버리고 써내는 지극히 개인적인 끄적임도 아니다. 아무도 심형래에게 돌을 던질 권리는 없다. 그리고 나에게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다. 나는 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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