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문득 철없는 어린시절 아버지가 사주신 빨간 운동화가 생각이 나네.
나 어릴적 어머니가 시골 장날에 사오시는 싸구려 운동화 때문에 학교가기가 싫었던....... 철없던 시절이 있었어.
친구들은 프로스펙스니 프로 월드컵이니 나이키에 아디다스.........
운동화를 사면 함께 껴주는 열쇠고리, 물병.....그런게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
휴~ 이제 내나이 어느덧 서른줄을 넘어가고있네
작년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운동화를 고르다가 온통 검정색 뿐인 운동화를 사게 되었지.......
며칠 후 택배로 내 운동화는 배달이 되었고
평소 운동을 좋아하시는 아버지는
'운동화 좋아보이는구나. 꼭 구두처럼 생긴것이 편해보인다.'
하고 한 말씀 툭 던지시고 나가시는거야.
마지막 말씀인 '편해보인다.'요말이 걸리더라구.
내 발크기와 아버지 발크기는 같거든
신발장에 있던 내운동화를 신어보신고 말씀하시는듯해.
아마도 그러셨을꺼야.....
신어보시지 않고는 편해보인다는 말을 그냥 허투루하실 분이 아니시거든.
나는 신발장에서 아버지 운동화들을 꺼내보게 되었는데,
뒷굽까지 닳고달아서 작은 돌맹이가 박혀있는 아버지의 운동화를보았어!
아버지에게 그간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들었어....
너무도 부끄러웠지.
그래서 아버지에게도 나와 같은 크기지만 조금은 다른 디자인의 온통 검정색 뿐인 나이키 운동화를 사드렸어
아버지가 사다주신 빨간운동화.....
철없던 시절, 어머니가 사오신 싸구려 운동화 때문에
한바탕 소리를 지르고 장날표 운동화를 내팽겨치고 밖으로 뛰쳐나갔는데.
다음날 아버지가 빨간색 마크가 새겨있는 액티브 운동화를 사오신거야.
난 코오롱 액티브가 어떤 상표인지도 몰랐지만,
아버지께서는 하나하나 설명하시며
'나이키보다 더 좋은 운동화란다.' 하셨지.
한 푼이라도 아끼기위해 학교 앞 매식 식당은 안가시고,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시며,
어머니께 용돈타서 쓰는 월급쟁이 아버지가 무슨 돈이있으셨길레. 내운동화를 사오셨을까?
아마도 철없는 나 때문에 어머니의 속상한 말씀을 전해 들으셨겠지....
숨겨두었던 비상금을 탈탈 털어 내 운동화를 사오셨을 아버지.
내발 문수를 모르셨을 아버지는 내발에 맞는 운동화를 고르시느라고 애먹으셨을텐데
꼭맞는 크기의 운동화를 사오신거야.
어머니는 항상 한 문수 큰 신발을 사오셨지만 아버지는 어떻게 내발크기를 아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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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보다 더 좋은 운동화라던 아버지가 사오신 빨간 운동화
난 그 신발을 친구들 앞에 자랑스레 신고다녔어.
하지만 아쉽게도 내발에 너무 꼭맞는 신발이어서
한창 성장기인 나는, 아버지가 사온신 그 빨간 운동화를 그리 오래도록 신지는 못했어....
엄지발가락이 텅텅비는 어머니의 한 문수가 큰 장날표 운동화가 왜 필요했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어.
사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오래 신기 위해 한 문수 큰운동화를 사야만 했던 어머니.
어머니도 메이커 운동화를 신켜주고 싶었지만 싸구려 장날표 운동화를 사야만했던 어머니....
작년에 사드렸던 아버지의 검정 운동화.
내 운동화 보다 꼭 일주일 늦게 배달된 검정 운동화를
오늘 신발장에서 보았어.
아직 내 검정운동화는 쌩쌩했지만 아버지의 운동화는 그새 바닥이 다닳아 버렸더라구
내가 아버지의 빨간 운동화를 자랑스레 신고다녔듯
아버지도 어디를 가시든지 내가 사드린 그 검정 운동화를 즐겨신고 다니셨던거야.
걸음걸이도 닮아서 닳아버리는 모습 또한 비슷한 아버지의 검정운동화.
편해보인다는 아버지의 말에 부끄러워 작년에 사드린 나와 똑같은 크기의 아버지의 운동화.
뒷굽은 닳아버려 어느새 조그만 돌맹이가 밖혀있는 아버지의 운동화.
낡아버린.... 닳아버린 아버지의 운동화.
아직을 빗물이 스며들지 않아서 괜찮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낡은 운동화를
어린시절 아버지가 내게 주신 빨간 운동화로...
내 발에 꼭 맞았던, 아버지가 사주신 그 운동화처럼....
오늘 난 아버지의 운동화를 사야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