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 '귀로'
나얼의 목소리 하면 딱 떠오르는 두 곡이 있다.
하나는 브라운 아이즈 시절의 '벌써 일년', 다른 하나는 리메이크 앨
범에 수록된 '귀로'. 첫 번째 곡 같은 경우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와 동급으로 둘 정도로(이거 정말 대단한거다.) 기존의 틀에
서 벗어난 '새롭다'는 느낌과 함께 오랜 세월이 지나도, 듣고 또 들
어도 절대로 질리지 않을 좋은 노래다. 두번째 노래는 무얼까 이 노
래가 가져다주는 느낌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이 노래를 접하던 시절
의 생활 풍경이 절묘하게 어울려 지나간 삶의 한 순간을 말해주기에
결코 지울수가 없다.
잠에서 깨어나면 영상 13º의 추위 속에서도 나는 온몸에 땀이 나도
록 움직여야 했다. '1소대 기상하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옷을 챙겨
입고 침구류를 정리하고 나면 청소도구를 가지러 복도를 뛰어다녀
야 했다. 덕분에 벌겋게 달아오른 시려운 손과 추위 속에서도 땀이
베어나온 몸. 그시절 해야할 일이 끝나고 나를 위로해주던 것이 바
로 '귀로'의 뮤직비디오였다. 좌우로 흔들리는 지프차와 함께 흘러
나오는 피아노 선율. 왠지 침울해지는 기분은 한겨울 창 넘어 들어
온 차가운 공기가 내뿜는 입김과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의 입김이
하나가 되면서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박선주씨의 원곡과는 전혀 다른 그래서 더욱 더 좋은 나얼의 '귀로'
2005년 2월을 생각나게 하는, 나에겐 너무도 소중한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