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찬 : 이게 뭐예요?
한결 : 이 자세가 편해서 그래, 신경쓰지 말고 공부해.
은찬 : 지금 다리 긴거 자랑하는 거죠?
한결 : 어. 커피 한잔 더 줘?
은찬 : 아뇨.
한결 : 야, 너 디게 열심히 하는척 한다?
은찬 : 내가 요즘 쫌 그래요.
한결 : 재미있냐?
은찬 : 공부가 재밌긴 첨이에요.
한결 : 라면 먹을래? 김치볶음밥?
은찬 : 아뇨.
한결 : 사람이 묻는데 얼굴도 안보고 대답하냐?
은찬 : 아, 진짜 한장 남겨두고 계속 말 시키니까 한장 보는데
걸렸잖아요. 이제 가야지...
한결 : 야, 온지 얼마나 됐다고.
은찬 : 참, 오늘 계좌로 송금했어요. 빚 말이에요. 전에 일하기
전에 빌린... 근데, 반밖에 송금 못했어요. 반은 담달이나, 아니다
그 담달에 드릴게요. 이자도 넉넉히 넣었어요.
한결 : 뭐,뭐, 이자?
은찬 : 친한 사이일수록 계산은 정확히 해야죠.
한결 : 야, 너... 내가 너한테 언제 이자 달랬냐? 내가 자식아,
빚쟁이, 사채업자야!
은찬 : 아니, 그래도 갚을건 갚아야지...
한결 : 좋아, 그럼 다 갚아! 너 맛있는거 먹이고 싶어서 음식점
찾아다니고, 집 데려다 줄때 쓴 기름값! 힘들까봐 카페 뒷정리
도와준 값! 집에 와 커피 끓이고 라면 끓여준 값! 다 쳐서 갚어!
은찬 :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이에요? 우리 이렇게 사귀기전에 빌린
거잖아요, 사귄데도 그렇지, 돈 빌린걸 어떻게 안갚아요!
내가 불쌍해서 적선한 건가!
한결 : 뭐, 적선? 너 말 다했어!
은찬 : 나, 갈래요!
한결 : 가긴 어딜 가! 내얘기 아직 안끝났어! 그러지마라, 어?
너 씩씩하고 정확하고... 알겠는데 나한테까지 그러지마. 계좌로
다시 보낼거야, 그렇게 알아.
은찬 : 싫어요, 그건 빌린거니까 그냥 받아요.
한결 : 니가 나같음 받겠냐! 입장 바꿔 생각해봐, 자식아.
지 여자가 힘든거 뻔히 아는데 돈 받는 남자가 세상에 어딨냐!
니가 여유가 철철 넘쳐도 받을까 말깐데...
은찬 : 나 우습게 보지마요. 난 부모자식 사이에도 빌린돈은 갚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내가 능력이 없는것도 아니고, 그 돈 없다고
길바닥에 나앉는것도 아닌데 왜 안갚아요?
한결 : 너 끝까지 그럴래! 내가 싫다잖아, 임마!
은찬 : 난 갚아야 맘이 편하겠다구요!
한결 : 너! 너, 진짜 고집 대박이다 진짜!
은찬 : 아, 몰라요, 몰라! 나, 가요!
한결 : 어우, 저 자식이 진짜! 야, 너 거기 안서! 야야, 하나! 둘!
둘반! 셋! 얼음! 너 진짜 간거 아니지? 너 밖에 있는거 다 알어!
야, 가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