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2007)
감독 : 이규만
오, 미끈한데~~
스릴러 영화를 볼 때마다 하는 소리지만, 피 뚝뚝 떨어지는 영화는 두 눈 뜨고 못 보는 성격이면서 이상하게도 스릴러 영화는 땡긴다. 영화 보는 내내 목을 죄어오는 듯한 긴장감을 참기 어려워하면서도, 마치 바이킹을 타고 내려올 때의 그 느낌을 즐기듯 그런 긴장감을 즐기는 이상한 성격 탓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나온 한국 장르영화라고 소문이 난 리턴, 내리기 전에 극장에 가서 꼭 봐야지 하던 터였다.
역시나 극장엔 혼자 갔다. 곧 내릴 듯한 기세로 극장 아홉개 관 중 한 개 관에서 띄엄띄엄 하루에 세 번 정도 상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맞춰 약속잡고 자시고 할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두 시간 정도 짜릿한 긴장감을 즐겼다. 흠흠... 그래 꽤 잘 만든 스릴러군, 하면서.
이야기는 이렇다.
25년 전 수술 중 각성(마취를 했으나 정신과 감각은 마취가 되지 않고 운동신경만 마취된 상태, 이 상태로 수술을 받을 경우 수술 과정의 고통을 고스란히 경험하나 그것을 의사에게 알릴 방법은 없어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든 고통에 쇼크사로 이어지거나 설사 수술을 마친 후에도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게 된다고 한다. 현재 한국 의학계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던데.)을 겪은 소년 상우는 수술 이후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겪는다. 심각한 공격적 성향으로 결국 같은 국민학교에 다니던 어린 여자아이를 살해한 뒤 정신과 격리치료를 받던 중 가족과 함께 행방이 묘연해진다.
그리고 25년 뒤. 네 남자가 있다. 아름다운 아내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유능한 외과의사 류재우(김명민 분), 그의 동료 마취과의사 장석호(정유석 분), 사이비 점성술사 같은 기운이 물씬 풍기는 최면 전문 신경정신과의사 오치훈(김태우 분), 그리고 갑작스레 미국에서 날아온 류재우의 수상하기 짝이 없는 어릴 적 친구 강욱환(유준상 분). 이들 중 상우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은 없다. 그러나 관객은 직감적으로 느낀다. 이들 중 상우가 있다. 그리고 그는 수술 중 각성으로 인해 살인마로 돌변한 연쇄살인범이다.
스릴러 영화 이야기를 쓰면서 줄줄이 이야기를 풀 수는 없다.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여기서 글을 멈추려 한다.
은 세간의 평대로 매끈하게 잘나온 스릴러 영화다. 나름의 반전도 설득력 있다.
단, 굳이 흠을 잡자면 조금 더 쎈(!) 긴장감을 원했던 나같은 관객에게는 너무 친절했다는 것. 조금만 덜 친절했더라면 더욱 흥미진진한 장르영화가 됐을 텐데... 아쉽다.
P.S. 배우 이야기
류재우의 아내 서희진을 분한 김유미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연배우가 남자다. 네 남자배우 모두 퍽 근사한 연기를 보이지만, 김명민은 이순신, 하얀거탑으로 이어진 브라운관의 명성을 스크린에서 이어가기에는 힘이 좀 딸려 보이고,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유준상의 건달스러운 연기가 마음에 든다. 물론 김태우가 최고였지만. (혀짧은 소리를 내는 배우인데도 용서가 되는 유일한 배우라고나 할까. ㅋㅋㅋ)
아쉬운 것은... 왜 스릴러나 느와르에서 여배우는 언제나 소품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할까 하는 것.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이해준 감독이 다음 영화는 여자가 주인공인 느와르라고 했으니... 여배우가 주인공인 장르영화는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