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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여행지~

송익재 |2007.08.24 02:18
조회 242 |추천 13


조용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

 

 

1. 임자도


임자도(전남 신안군 임자면)는 모래섬이다. 조류에 파도에 밀려, 아니면 바람에 흩날려 억겁 세월 쌓인 모래로 덮였다. 들길도, 집안 마당도, 산등성이도 모두 고운 모래다. 집집마다 금 안 간 벽이 없다. 모래땅에 지은 탓이다. 물에 만 밥에도 고운 먼지모래는 늘 보인다. 오죽하면 이런 말까지 나왔을까. “임재(임자도) 처녀는 모래 서 말 먹어야 시집간다”고. 그런 모래섬이니 해변이 기막힌 것은 당연지사.  큰 바다에 면한 섬 서북쪽의 해안에는 멋진 모래언덕(사구) 해변이 12km나 펼쳐져 있다. 국내 최장 해변이라고 알려진 ‘대광해수욕장’이다. 반달 모양의 해변 모래밭은 길기도 길다. 끝까지 걷는 데 세 시간이나 걸린다. 물 빠진 해변은 더욱 장관이다. 폭 300m의 황금빛 모래사장이 파란 하늘과 어울려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경사도 거의 없어 평지처럼 보인다.

그 해변에서는 뻘밭의 개흙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몽땅 모래다. 그 모래는 입자도 고와 자동차를 타고 시속 100km로 달릴 수도 있다. 드넓은 모래 벌판. 축구장도 되고 족구장도 된다. 아이들에게는 모래성 쌓는 놀이터다. 아침이면 싱그러운 바람과 함께 산책하기에 좋다. 저녁이면 고깔섬 너머로 지는 해넘이와 멋진 노을을 바라보기에 좋다. 해변에 친 그물에는 하루 두 번 썰물 때마다 고기가 걸린다. 그 고기 떼어 내 저녁상에 올리는 한가로운 어촌 풍경도 만난다. 요즘은 밴댕이와 숭어가 많이 걸린다.  사구는 바람에 실려 온 모래가 쌓여 형성된 둔덕이다. 해안의 모래밭과 땅이 만나는 부분에 주로 생긴다. 그 사구의 진객은 모래밭에서 피고 지는 들꽃과 들풀이다. 대표적인 것은 빨간 해당화. 5월에 만개한다.

꽃 피는 모래언덕 뒤로는 해송 숲이 있다. 이 바람막이 숲 덕분에 섬에서는 양파며 대파가 자란다. 숲 그늘은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에 그만이다. 대광해수욕장에는 숙박업소가 작은 마을을 이룬다. 민박촌, 모텔촌은 물론 청소년수련원도 있다. 숙박촌 앞 해변은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보도블록을 깐 산책로도 있고 한밤 내내 해변을 밝히는 가로등도 설치돼 있다. 임자도에는 모래 해변이 두 곳 더 있다. 서남쪽 해안의 어머리해수욕장과 은동해수욕장이다. 규모는 대광해수욕장에 비해 작다. 접근성도 좋지 않다. 하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아 분위기는 훨씬 호젓하다. 숙박 시설로는 은동 마을의 민박이 있다.  

▽미리 알고 떠나기

임자도는 젓갈 섬이다.
이곳에서 나는 생선 대부분이 젓갈용이다. 새우젓을 담그는 젓새우는 국내 소비량의 60%가 이곳에서 나온다. 강경과 광천 젓갈시장에도 대거 팔린다. 요즘은 밴댕이와 황새기(황석어)철. 7월 초(음력 6월)나 되어야 새우젓 중 최고로 치는 육젓이 난다.

임자도는 민어와 병어의 주산지다.
요즘 제철인 병어는 섬에서 흔한 횟감. 기름지고 야문 병어 뱃살을 참기름 두른 된장에 찍어 깻잎에 싸 먹는다. 섬 밖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맛이다. 고급 횟감으로는 능성어(kg당 7만 원 이상)가 있다. 회 뜨고 남은 뼈는 된장을 풀어 탕으로 끓여 내는데 맛이 일품이다.

섬에는 택시 외에 대중교통수단이 없다.
카페리에 차를 싣고 가면 편하다. 주유소는 2곳이 있다. 섬은 7월 말∼8월 초에 붐빈다. 그 전후에 찾기를 권한다. 한여름에도 밤이 되면 서늘하다. 긴소매 옷을 준비해야 한다.

 

2. 관매도


진도의 팽목항을 출발해 1시간 10분의 여행 끝에 도착한 섬 관매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작은 섬이다. 방파제의 나루터에서 보이는 송림이 둘러쳐진 황금빛 해변. 오염이니 인공이니 하는 말과는 거리가 멀다. 물 빠진 해변은 황금빛 모래사장을 이룬다. 그 뒤 모래언덕을 뒤덮은 곰솔나무 숲의 푸른 잎이 태양 아래 반짝인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는 쉼 없이 백사장을 적시고 그곳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평화로운 정경을 자아낸다. 물 빠진 모래사장의 폭은 200m. 경사도 완만해 150m를 걸어가도 바닷물이 어깨를 넘지 않는다. 그런 해변이 3km나 이어진다.

송림 숲도 마찬가지. 바늘잎의 곰솔나무가 이룬 거대한 숲은 3만여 평. 해변의 송림 가운데는 국내 최대 규모다. 송림에는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피서객도 있다. 숲 그늘의 텐트는 부러울 것 없는 호사다. 숲 속 오솔길은 관매초등학교로 이어진다. 학교 앞의 거대한 후박나무(천연기념물 제212호)가 눈길을 끈다. 높이 18m, 둘레 3.41m. 곁에 거느린 참느릅나무(22그루), 곰솔과 더불어 작은 숲을 형성한 셈이다. 이곳은 매년 정초에 주민들이 당제를 올리는 성황림. 6월 땡볕도 그 그늘 아래에서는 아무 힘도 못 쓴다. 관매도에는 ‘관매팔경’이 있다. 주로 바닷가여서 여름 성수기에만 운영하는 대절유람선(7만 원)을 타야 둘러 볼 수 있다.

▽미리 알고 떠나기

팽목항에서 하루에 한 차례 떠나는 카페리가 뭍과 이어 주는 유일한 연락선이다.
진도도 연륙교가 놓인 뒤에야 섬을 면했는데 그래도 진도 밖의 섬에 사는 사람에게는 늘 뭍과 같은 곳이었다.

관매도는 275개의 섬으로 이뤄진 전남 진도군 조도면의 최남단.
섬에는 아직도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180여 가구가 모여 있다.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안뜰에는 톳이 널려 있다. 한여름이면 관광객이 오지만 그것도 잠시. 성수기가 지나면 이내 조용한 일상을 회복한다. 식당 세 곳을 제외하고는 관광업소라고 할 만한 게 없다. 그게 불편이라면 불편이고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땅심(땅힘)’ 좋은 진도에는 먹을 것도 풍부하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일본에 심을 배추 무 등 채소 씨앗을 가져간 곳이 진도다. 섬이지만 물도 풍부해 논이 밭보다 많다. 진도 쌀은 맛있기로 소문났다. 대파와 미역 역시 진도 특산물. 진도의 물과 땅에서 나는 것을 맛보기에는 한정식이 좋다.

 

3. 외달도

 


 

‘사랑의 섬’ 외달도. 전남 목포시 달동이라는 주소가 말해 주듯 목포에서 멀지 않은(직선거리 6km) 작은 섬이다. 카페리로는 50분이 걸린다. 오랜만에 도시를 탈출해 남도 여행길에 오른 뭍사람에게는 세발낙지의 고향 목포에 들렀다가 내친김에 갈 만한 섬이다. 섬은 아담하다. 해안선의 길이가 4.1km이며 가장 높은 곳도 해발 62m의 언덕뿐이다. 그래도 언덕 마루에서 바라다 보는 풍경은 멋지다. 맑은 날에는 정남쪽으로 땅끝 해남의 해원반도가 보인다.

1km쯤 앞(동쪽)에서 목포쪽 바다를 가로막은 큰 섬이 보인다. 달리도(達里島)다. 외달도라는 이름은 이 섬의 바깥 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런데 목포 사람들은 ‘애달도’라고 부른다. ‘외달도’라고 제대로 발음한다는데 외지인에게는 그렇게 들린다. 외달도를 ‘사랑의 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연인들이 데이트코스로 찾는 섬이기 때문이다. 카페리에 몸을 싣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여행하는 바닷길도 좋고, 해안도로에서 석양을 감상하며 걷는 노을 산책도 좋다.

최근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멋진 해수풀장도 생겼다. 2년 전 개장한 해수풀장은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바다가 조망되는 해변 언덕에 있다. 이런 형태의 풀은 외국의 고급 리조트에서나 볼 수 있다. 규모(620평)는 크지 않지만 시설은 고급스럽다. 작은 외달도지만 해수욕장도 두 곳 있다. 모두 나루터 근처로 해변은 길이가 350m와 400m다. 깨끗하고 경사도 완만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여행객의 물놀이에 안성맞춤이다. 썰물 때는 개펄체험을 하거나 해수풀장을 이용한다. 외달도의 숙박시설은 민박(18곳)과 텐트촌 두 종류. 민박은 1박에 2만 5000원(2, 3인 기준)이 올해 주민 간에 협의된 요금이다. 전남도가 설치하고 주민자치기구가 운영하는 ‘하이픽 텐트촌’(평상 바닥에 철제 구조물을 설치한 고급형)과 개인 텐트장이 있다. 하이픽 텐트촌은 해변 뒤쪽의 언덕 위에 있다. 개인 텐트장에는 유료 샤워장이 설치된다.

▽미리 알고 떠나기

섬에서는 모든 것이 귀하지만 특히 물은 더하다. 외달도의 경우 지하수를 개발해 사용하는데 수량은 섬의 기본 수요에 충분할 정도. 관광객이 많이 오면 부족할 수밖에 없어 가급적 아껴 써야 한다.

외달도에는 30여 가구가 모여 산다. 목포에서 가깝지만 편의점과 식료품 가게가 없다. 그러니 민박객이나 야영객은 필요한 물품을 잘 챙겨 가야 한다. 신용카드를 받는 곳도, 현금지급기도 없으므로 현금이 필수다.

4.꾸지나무골

 


태안반도의 북단. 바다를 향해 돌출한 촉수 모양의 땅 끝으로 북상하는 길. 오른쪽으로 당진 땅과 태안반도에 갇힌 가로림만이 보인다. 이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그러나 왼쪽의 서해 큰 바다는 좀처럼 볼 수 없다. 반도의 끄트머리까지 배의 용골처럼 이어진 산줄기가 가로막은 탓이다. 바다는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이원면 내리)이라고 쓴 푯말을 따라 들어가 만난 숲을 지나서야 볼 수 있다. 푯말을 보고 들어선 좁은 흙길. 언덕을 넘자 짙푸른 송림이 앞을 가로막는다. 길도 여기서 끝난다. 땅바닥은 모래투성이다. 바람에 실려 온 이 모래가 이곳이 사구지형임을 알려준다.

차문을 열자 파도 소리와 함께 시원한 바람이 쏟아져 들어온다. 바다는 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그 소리와 바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숲을 통과한 사람들. 환호를 지른다. 바다를 본 것이다. 그런데 그 바다는 보통의 서해 것과 달랐다. 동해같은 바다였다. 초승달 모양의 모래 해변은 좁고 짧다. 축구장 몇십 개 크기의 통상적인 태안반도 해변과 다르다. 파도도 세고 힘차다. 파도 소리가 해변을 떠나지 않는다. 해변에는 굴 딱지 붙은 바위도 있다. 모든 것이 보통의 서해바다 풍경과 다르다.

해변은 그 바위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두 개의 모래사장으로 나뉜다. 작은 해변에는 숙박시설 한 채가 언덕 위에 있다. 큰 해변에는 솔숲 뒤에 민박집 몇 곳이 자리 잡았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의 솔숲은 그 자체가 근사한 피서지다. 숲 그늘이 어찌나 짙은지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다.

▽미리 알고 떠나기

지도에서 태안군을 살펴보자. 남북으로 길게 뻗은 반도지형이다. 다리로 연결된 남단의 안면도까지를 치면 태안반도의 길이는 더욱 늘어난다. 얼마나 길까? 오른편의 뭍과 비교해 보자. 북쪽에서 남쪽으로 서산 당진 홍성 보령 등 4개 시군과 이웃했다. 태안반도는 서해안에서도 먹을거리가 다양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사시사철 제철 해물이 쉼 없이 잡혀 들어오는 황금 포구가 많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리아스식 해안의 전형이라 할, 해안선의 굴곡이 심한 바다, 그 바다와 해안을 뒤덮은 모래지형이다. 굴곡진 모래해안은 물살이 세지 않고 조류에 휩쓸릴 위험이 적다. 알을 낳기에 좋아 물고기가 몰린다.

그 모래는 큰 바다에서 온다. 조류와 파도, 바람이 운반한다. 해안에 발달한 멋진 해변 역시 그 모래가 쌓인 결과다. 물에 떼밀려, 바람에 실려 온 모래다. 안면도의 꽃지와 태안반도의 청포대 신두리사구 만리포 천리포 몽산포 연포 등등. 이런 황금모래 해변이 태안에만 200개가 넘는다. 그중 해수욕장으로 개발된 곳은 31개.

 

5. 신두리 청포대

 


서울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 태안은 그래서 좋다.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가장 각광받는 곳이 태안이다. 태안은 한강이남 서해안에서 가장 멀리 바다로 나아간 뭍이다. 큰 바다를 한 몸으로 받아내는 이 땅. 이겨내야 할 것은 바다뿐이 아니다. 세찬 바람도 견뎌야 한다. 그 해안의 많은 부분은 그 물과 바람의 소산이다. 태안 서쪽해변은 대부분 모래가 쌓인 사구(砂丘)다. 사람들은 이 모래언덕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둑처럼 큰 바다의 물과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태안사구의 대표선수는 북쪽의 신두리(원북면)다. 신두리 사구해안은 길이 3.4km에 폭이 .5∼1.3km나 된다. 물 빠진 백사장은 사막을 연상케 할 만큼 넓다. 모래둔덕은 온갖 들풀로 뒤덮여 있다. 멀리서 보면 사구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그 모래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억센 풀과 들꽃은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5, 6월에는 빨간 해당화가 나팔꽃과 비슷하게 생긴 갯메꽃과 함께 삭막한 모래밭을 장식한다. 해수욕장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북쪽 일부를 제외한 남쪽 바닷가다. 사구언덕은 펜션 타운으로 둔갑한 지 오래다.

청포대 해수욕장 
청포대(남면 원청리)는 태안반도 남쪽의 대표적인 해변이다. 이 모래사장은 북쪽 몽대포부터 남쪽 마검포까지 이어진 13km 모래밭 해안의 중간쯤이다. 단일 해수욕장으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는 임자도의 대광해수욕장보다 1km가 더 길다. 몽산포 달산포 청포대 마검포 해수욕장이 그곳에 있다. 이 해변의 특징은 넓은 모래밭이 송림에 둘러싸였다는 점. 모래 언덕을 대신해 인공으로 조림한 방풍림인데 텐트를 치고 야영하기에 그만이다. 

 

청포대는 몽산포와 달리 관광업소가 거의 들어서지 않아 분위기가 호젓하다. 물 빠진 모래사장에서는 맛소금을 뿌려 맛조개를 잡는 개펄 체험도 할 수 있다. 족구는 물론 축구도 가능하다. 해변까지 자동차가 접근할 수 있어 오토캠핑에도 좋다. 마검포는 싱싱한 횟감을 고를 수 있는 포구. 인근 원청리 마을은 ‘별주부마을’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렇게 짐작한다. ‘용새골’은 자라가 용궁에서 나와 상륙한 곳이고 ‘묘샘’은 토끼가 간을 씻은 곳이라고. 어느 해변이든 낙조를 감상하기에 좋다. 특히 청포대는 정면 바다를 수놓은 여러 섬들로 인해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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