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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Korean

황경은 |2007.08.24 22:31
조회 72 |추천 1

얼마전에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교통카드를 찍자마자 지하철이 도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얼른 계단을 내려가 급하게 차문을 쏙! 골인.

 

좀 먼길을 가야 했던 나는 내가 앉을 자리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얼른 가서 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어수선한 분위기가 뭔가해서.. 주위를 봤더니..

외국인 가족들이 자리를 찾고 있었다.

그 가족들은 이제 막 한국에 왔는지 모두가 트렁크 가방을 하나씩 끌고 들어와서는,

여기저기 흩어진 빈자리를 찾아 앉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들의 좌석배치는..

 

나는 긴좌석에 중간 쯤 앉고, 내 왼쪽으로 우리나라 여자분과 그 옆에 그 외국가족의 아들.

내 바로 오른쪽에는 엄마. 그리고 내 맞은 편 의자에 아빠가 앉았다.

아빠는 짐도 있지만, 막내아들로 보이는 꼬마 아이를 안고 있었다.

 

그렇게 떨어져 앉은 가족들을 서로에게 마치 '그냥 거기 앉아, 괜찮아'라고 하는 말인 건지..

영어가 아닌..자기들 나라 말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 양쪽에 앉은 엄마와 아들의 큰 트렁크 가방이 목을 쫙 빼고 있는 기린마냥 손잡이가 불쑥불쑥 나와 있었다.

그냥 뭐 나는 어쨌든 모두 앉았으니 이제 다 정리 됐다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엄마의 트렁크 가방 손잡이를 누군가가 턱하니 잡는게 아닌가..?

 

그 엄마도 놀라고, 나도 좀 놀라 그 손으로 시선고정!

나는 속으로 '아니 남의 물건에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대다니..제발 저 일로 인해 우리나라 이미지가 망가지지 않기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그 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음향:

따단 따단..따 단 따단따 단따단따다~~따라라라..(셜록홈즈 탐정 노래..ㅋㅋ)]

 

그런데 그 손의 주인은 다름아닌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는 그 엄마 옆에... 그러니까 내 옆에 옆에 앉아계셨던 거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떨어져 앉은 그 가족들이 걱정되셨는지.

그냥 일어나기도 힘드신지라 그 트렁크 가방 손잡이를 짚고 일어나셨던 거다.

 

그러시더니 함께 앉았던 할머니와 함께 '경로석'으로 자리를 옮기시면서 그 아빠한테 손짓을 하시는 것이었다.

 

그 손짓의 의미는 '저기 가서 앉어~'

 

그러자 그 아빠는 당황스럽지만 고마운 마음에

낮은 목소리로 'wow'를 하더니 다시 가방을 끌어 부인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걸 지켜본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은 얼른 그 아빠가 비운 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이유는! 그 아들이 옆에 혼자 앉아있었기 때문.

 

이제 본의아니게 장애물이 되버린 나.

 

나도 얼른 일어나 그 남자아이에게 손짓으로 '여기와 앉아' 하면서 내가 그 남자아이 자리로 그리고 그 남자아이는 엄마 옆에 앉게 된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 채 한국지하철에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낼 뻔 하다가. 할아버지의 작은배려 덕분에 가족 모두가 뭉칠 수 있게 된것이다.

 

나는 그렇게 자리를 옮겨 앉은 후..아무말도 하지 않았지만 기분이 좋고, 자꾸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나라 할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러워서..

그 작은 행동 덕분에 나도 배려깊은 한국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 트렁크 가방에 올렸던 손을 보고 했던 편협된 생각은 금방 지우고 반성을 했다.

 

정말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우리나라가 너무도 아름답고 따뜻한 나라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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