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이들처럼(1992/프랑스)
언니, 이거 진짜 유명한 영화에요.
아 거참, 조용하고 진지하게 봐야한다니까요.
소금도, 간장도 없는 새집에 와서 할일없이 침대에 뒹굴거리고 있는 나에게 낯익은 제목의 프랑스 영화를 틀어주는 개닭.
개닭의 취향은 익히 봐왔던터라 .. 범상치않겠군. 했다.
궁시렁 꼼지락 거리다 진지하게 봐야 한다고 해서 좀 진지해지려고 했으나 도무지 처음부터 납득이 안 가는 내용이다.
저 털실수영복은 예전에 본 듯한 모티브지만
뚱뚱하고 못생긴 미용사를 짝사랑하는 12살 짜리 꼬마는 뭐냐고 ..
얘야, 저건 가슴이 아니라 살이라구 ..
앙뚜완은 원대한 꿈을 가져라솰라솰라 연설하시는 아버지 앞에서
나의 꿈은 미용사의 남편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가
세게 얻어맞더니
결국 어른이 되어 미용사와 결혼을 한다.
덧붙이자면 노인이 되어.
양심도 없이 새파란 젊은 여자랑. 그것도 예쁘고 섹시한.
쭈뼛쭈뼛 매번 머리만 깎다가 쌩뚱맞게
미용사에게 나와 결혼해주시오. 할 때
나는 저 노인네가 미쳤구나. 했다.
다음 씬에서 예쁜 미용사 언니가 진심이라면 받아들이겠어요. 할 때
이 언니도 제 정신 아니시구나. 했다.
분명 좀 살다가 여자가 도망가겠군 했는데
그럴 기미는 안 보이고 두사람 사는 모습이 제법 손발이 맞는다.
이 여자야, 늙은데다가 백수잖아. 대체 어디가 좋단 말이냐.
그런데 좋댄다. '시간'이 두려워질 만큼.
내 곁에 계속 있으라고, 변하지 말라고.
여자의 눈에서, 입술에서, 머리카락에서, 손 끝에서 자신의 사랑을 향해 외친다.
어느날 격렬한 사랑을 나눈 뒤 옷도 다 여미지 않은 채로 폭우가 내리는 밖으로 미친 듯 뛰어나가는 여자.
그대로,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강 속으로 뛰어든다.
여자는 가장 사랑하는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서 그렇게 죽음을 택한다.
언니, 저런 사랑이 진짜 있을까요?
개닭이 묻는다.
보는 내내 부정했다.
저런게 어딨어 ..
그러다 마지막에서야 알았다.
감독이 말하려는 것을.
응, 있지. 근데 .. 다 한 때야.
여자는 그걸 알았던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