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의 집 - 커피 프린스 1호점 공간 다시보기
「커피 프린스 1호점」 속 사람들은 맑다. 좀처럼 거짓말을 하거나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맵고 짠 요즘 드라마에 지쳐갈 때쯤 「커피 프린스 1호점」은 때로는 객차 같은 속 도감으로, 혹은 섬세한 손길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관계는 ‘A 군 B 양, 가 군 나 양’ 하는 도식만으로도 순식간에 정리된다. 생각해보면 여 느 트렌디 드라마에서 이미 학습한 뻔한 러브 스토리니 결론을 생각하며 마음을 졸일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윤정 PD의 손을 거치자 「커피 프린스 1호점」은 보통의 하이 틴 로맨스와 다른, 분명 잘 만들어진 트렌디 드라마가 되었다.

한결의 집 전체 풍경. 식탁 의자는 미술감독이 디자인한 것. 한결 레고방에 들어간 레고 소품은 올 크리스마스 출시 예정인 ‘캐슬’ 시리즈.
한결의 옥탑방 속 레고 하우스
극 중 최한결은 할머니의 명령으로 한국에 불려온 뒤 얼결에 카페까지 떠안는다. 철 들기를 거부하는 ‘피터팬 보이’의 유일한 취미는 잠긴 레고방 안에서 레고 인형들과 시간 을 보내는 것. 미술감독은 바로 그 레고에서 한결의 집 아이디어를 얻었다. 텅 빈 네모 공간 속 숨겨진 가구! 침대에 바퀴가 달려 벽 속으로 숨길 수도 있고, 침대 옆 벽의 나무 판을 내리면 노트북이 나타난다. 거실 한쪽 벽장을 열면 TV와 오디오가 감춰져 있으니, 영락없이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이다.
최대한 심플한 구조로 세트를 짓는 대신, 원 감독은 갖가지 빈티지 소품을 마음껏 사용했다. 오래된 LP 플레이어와 LP판을 거실 한쪽에 쌓아놓았고, 너무 낡아 돌아가지 않 는 선풍기와 폴라로이드 카메라 등도 곳곳에 배치했다. 모두 황학동에서 빌린 제품으로 가짜 빈티지와 다른 따뜻함이 느껴진다. 문 없이 오픈된 구조의 화장실에는 벽 전체를 책장으로 만들어 수납과 인테리어를 동시에 해결했다.
Where MBC 의정부 세트장.

1 오픈된 구조의 화장실. 입구 벽을 모두 책장으로 만들었다.
2 바퀴가 달린 침대를 밀면 벽 속으로 숨겨진다. 침대 옆 나무판을 내리면 노트북이 놓인 데스크가 만들어진다. 가구와 데스크는 목동의 ‘나무 그늘 아래 공방’에서 제작한 것.

3·4 황학동 벼룩시장에 서 구입한 빈티지 소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