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더없이 살기 좋은 곳일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서울이라는 도시는 하루하루를 견디기 어려운 도시일 수도 있다. 특히 어떤 청춘들, 내세울 것 없는 처지에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바라만 보는 청춘들이라면 더더욱이 그렇다. 2005년 포털 사이트 엠파스와 다음에서 연재되는 동안, 웹의 특성을 활용한 과감한 컷과 솔직하고 사색적인 내용의 우화로 수많은 팬들을 양산해낸 강도하 작가의 가 tvN에서 24부작 드라마로 제작된다. 인터넷 연재만화와 출판 만화로도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이 케이블 드라마로도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공개된 주연급 연기자들과 캐릭터들을 살펴보자.
C급 청춘들의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는 우화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동시대의 서울에 살고 있는 이십대 청춘들의 난처할 정도로 솔직하고 비틀린 사랑과 우정, 그러니까 바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 , 등의 작품을 선보인 이강훈 감독이 연출을 맡은 드라마 의 주인공 캣츠비는 스물여덟의 백수남으로 평범한 대학의 평범한 과를 졸업한 순진하면서도 소심한 성격의 백수. 심지어 6년 간 사랑했던 애인이 다른 남자와 결혼한 뒤에도 그녀를 잊지 못하는 순정파다. 원작에서 왜소한 체격의 순박한 얼굴을 한 캣츠비는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인 MC몽이 캐스팅되었다. 캣츠비의 오랜 연인이었지만 안락한 삶을 위해 다른 남자를 선택하는 여주인공 페르수 역할은 박예진이 맡았다. MC몽과 박예진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절제된 매력을 내뿜는 원작의 캐릭터들에 맞춰 그 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캣츠비의 절친한 친구이자 바람둥이 학원 강사인 하운두는 MBC 주말드라마 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강경준이, 페르수의 남편이자 냉담한 사업가인 부르독은 영화 와 MBC 드라마 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장현성이 맡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 외에 커플매니저로부터 C급 판정을 받고 캣츠비를 소개받아 사랑에 빠지게 되는 또 다른 여주인공 선과 하운두의 섹스 파트너이자 하운두의 진실한 사랑의 대상이 되는 중년의 몽부인은 아직 캐스팅이 완료되지 않았다. 는 이 여섯 명의 인물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힌 채 사랑과 관계를 배워가는 과정의 이야기다. 2005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대상을 수상하고 최근에는 뮤지컬로도 제작된 바 있는 는 tvN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청춘 드라마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7월 4일 수요일 밤 11시에 첫 방송을 한 뒤 매주 수, 목요일 11시에 방영될 는 OCN에서 5월 중순부터 선보일 16부작 드라마 과 더불어 국내 창작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TV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할 필요가 있다. 과연 이들은 청춘, 혹은 명랑 만화로부터 드라마의 신세계를 발견해낼 수 있을까. 7월에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C급 청춘들의 연애판타지’로 불리는 〈위대한…〉은 28살 청년백수와 그를 떠나가는 여자친구, 그리고 찌질한 주변 청춘 등의 이야기다. 드라마에서는 엠시몽, 박예진, 강경준, 장현성 등이 만화에서 뛰쳐나온 현실의 청춘들을 연기한다. 원작자 강 작가는 “미련에 대한 이야기”라고 주제를 압축한다. “우리가 엮이는 상황이나 인간관계 모두 미련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사람마다 같은 미련을 달리 표현할 뿐이더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인생에 대한 미련을 발견하는 20대 청춘을 소재로 그렸고, 미련에 발목잡힌 30~40대까지도 독자로 끌어들인다.
이 작품은 지난 3월 뮤지컬 무대에서 선을 보였으며 드라마 방영이 끝나면 영화로도 제작된다. 이처럼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원작의 품질과 인기 덕분이다. 〈위대한…〉은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될 때 월 조회수 500만건 이상, 책으로는 20만부 이상 팔렸으며, 2005년 한국만화대상을 수상했다. 강 작가는 “드라마 제작시스템에는 원작자가 끼어들 여지가 없지만, 원작의 골간을 지키면서 재조직과 영상마술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으로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온라인 만화를 시도한 작가다. 2006년 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 방영에 맞춰 주인공 소년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16부작 소품을 연재하면서 드라마와 교류를 시도했다.
등장인물들을 개와 고양이 캐릭터로 형상화한 상상력 풍부한 청춘물 〈위대한…〉이 미니시리즈로 갈아타면서 두터운 독자층을 티브이 앞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작진은 “만화가 연재될 때의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당시 독자들이 몰랐던 원작의 새로운 점을 들추는 것이 성공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훈 감독은 “원작의 여백을 현실감 있는 요소들로 채운 것 정도가 변화다. 솔직하고 현학적이지 않은 청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애썼고, 드라마와 원작의 말투가 대립할 때는 문어체 같은 말투라도 원작 손을 들었다”고 한다. 만화의 주무대가 됐던 서울 월곡동 달동네는 드라마 촬영지인 흑석동으로 바뀌었지만 “도마뱀 같은 미련의 꼬리를 끊어야지” “내 이름 잊지 말아요, 선”처럼 감수성을 자극하는 원작의 대사를 고스란히 살렸다고 한다.
반면에 시사편을 본 강도하 작가는 “오히려 원작과 거리를 두면서 (드라마 어법에 맞게) 자기 언어를 개발한 듯하다”고 평했다.
tvN 위대한 캣츠비 : http://www.chtvn.com/DM/catsby